미국 세미한교회 최병락 목사가 저술한 ‘부족함’은 은혜의 문, 감사의 문, 기쁨의 문으로 들어가는 대문과도 같다. 매일 바벨탑을 쌓아가도 감사가 적고 불평으로 가득 찬 현대인들에게 왜 짜증만 내는지, 왜 자신으로 인해 공동체가 하나 되지 못하고 잘 깨지는지, 왜 말투가 덕스럽지 못하고 거친지, 왜 자기 주변에 사람이 붙지 않고 떨어져 나가는지 자신을 발견케 하는 보물과도 같다.
부족함은 ‘자신’에 의한 것 보다는 ‘환경’에 의해 만들어진다. 예를 들자면 왜 키가 작은지, 왜 머리카락이 곱슬인지, 왜 눈은 단춧구멍처럼 작은지, 왜 말을 어눌하게 하는지, 왜 엄마나 아빠가 없는지 말이다. 한마디로 부족함이란 콤플렉스이다. 누구든지 자신의 콤플렉스는 숨기려한다. 그래서 저자는 2% 부족함을 자꾸 채우려하는 현대인들에게 자신의 부족함을 그대로 받아줄 것을 강조한 철학자 플라톤의 ‘행복의 조건’을 지지하고 있다. 그래야 감사가 넘치고, 행복이 깃들기 때문이다.
최병락 목사의 말을 빌리자면 성경은 마치 ‘부족한 사람들의 일대기’와 같다. 하나님은 완벽한 사람보다는 부족한 사람을 사용하시기 때문이다. 왜 그런지 아는가! 이 세상의 모든 피조물의 존재 목적은 하나님께 영광을 돌려야 하기 때문이다.
모세는 말이 유창하지 못했고, 므비보셋은 다리를 저는 고아였고, 베드로는 ‘욱’하는 성격의 대표자로 그야말로 부족함 덩어리였다. 그런데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자신의 부족함(콤플렉스)을 건드리면 역린지화(逆鱗支禍) 현상을 일으킨다. 즉, “상대방의 치부를 건드리면 결코 그를 설득할 수 없다”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 말은 중국의 4자성어로 용은 원래 순한 동물이여서 길을 잘 들이면 사람이 타고 다닐 수 있다고 한다. 하지만 목 근처에 길이가 한자가 되는 역린(거꾸로 난 비늘-콤플렉스)을 건드리면 반드시 죽여 버린다고 한다. “콤플렉스를 건드리면 돌부처도 돌아선다”는 얘기다. 이 말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반드시 지켜야할 예의이지만 하나님 앞에서는 예외이다.
누구든지 하나님 앞에서는 자신의 부족함을 내려놓아야 한다. 이것이 신앙인이요, 믿음 있는 자의 자세이다. 최병락 목사가 강조하는 메시지이다. 모세와 므비보셋과 베드로는 한결같이 자신의 부족함을 하나님의 은혜로 채워 나갔다. 그렇다보니 감사가 저절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이것이 예수 믿는 기쁨이요 소망인 것이다. 그렇다면 필자가 ‘부족함’을 추천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로 재미가 있다.
책을 든 순간 순식간에 책을 읽었다. 너무 재미있어서 마치 동화책에 빠진 어린아이 마냥 재미있게 읽었다. 1장을 읽고 나면 속도가 붙어서 다음 장을 곧바로 읽게 된다. 그리고 기대가 된다.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1장의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 이야기를 필두로 해서 시각장애인에도 불구하고 미국 피츠버그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차관보까지 오른 고 강영우 박사의 이야기를 거쳐 3등은 괜찮지만 삼류는 안 된다는 얘기에 이르기 까지 무척 흥미롭다. 독자들께서 한번 깊은 흥미의 늪에 빠져보기 바란다.
둘째로 실제 경험담이 풍부하다.
한마디로 실제적이다. 최병락 목사는 자신의 부족함을 독자들에게 알리는데 인색하지 않았다.
예를 들어 자신의 무릎에 있는 큰 점 때문에 이를 가리기 위해 열심히 뛰다보니 달리기를 꽤 잘하는 사람이 되었다든가, 운전면허 시험에 7번 낙방하고 8번째 합격을 했지만 그간 누구보다도 교통법규를 잘 알게 되었고, 실기연습을 많이 하다 보니 23년간 무사고 운전자가 되었다는 얘기는 참으로 흥미롭다.
이처럼 부족함은 누구에게나 있다. 최병락 목사는 2002년도에 미국 댈러스에 교회를 개척해 현재까지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는데 현재 그가 담임하는 세미한 교회는 미주 남침례교단에서 ‘가장 빠르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교회’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최병락 목사의 ‘부족함’를 통해 이민 목회의 아픈 흔적 뿐 아니라 목회의 보람을 속 시원하게 잘 묘사하고 있어서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셋째로 지혜의 보고(寶庫)이다.
마치 잠언서를 연상케 한다. 내려놓음과 부족함의 차이는 무엇인지, 오늘날 아이돌(가수나 연예인)의 영향으로 신언서판(身言書判)에 길들어진 한국인들에게 왜 2%의 부족함이 저주가 아닌 축복인지, 3등은 되지만 삼류는 왜 안 되어야 하는지, 겸손과 열등감의 차이는 무엇인지, 소록도보다 먼 섬, 지라도를 왜 현대인들이 다녀와야 진정한 행복을 발견할 수 있는지 일깨워 주기 때문이다.
필자는 ‘부족함’을 오늘날 목회자나 평신도들이나 신학생 누구든지 읽기를 바란다. 이 책을 통해서 메마른 인생을 촉촉한 인생으로, 거친 인생을 부드러운 인생으로, 나 중심의 인생에서 타자 중심의 인생으로, 짜증과 불평으로 가득찬 인생을 감사와 감격이 넘치는 인생으로 바꿔 줄 것이다. 적극적으로 강력 추천하는 바이다.
/ 안희열 교수 침신대 선교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