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에 케네스 배 선교사가 이끄는 북한관련 국제NGO단체 창립식에 다녀왔다. 캐네스 배 선교사는 한국계 미국인 선교사로 2012년 11월 종교활동을 통한 정부 전복혐의로 북한에 체포되어 2013년 4월 국가전복음모죄로 노동교화형 15년형을 선고받은 이후, 735일간 형을 살다가 2014년 11월 9일에 풀려나 현재 국내에서 북한인권과 통일운동에 앞장서고 있다. 얼마 전, 배 선교사에 대한 영상을 보면서 큰 감동을 받은 터라, 조금 흥분된 마음으로 그 자리에 참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감동이 밀려왔고 필자의 마음을 강하게 사로잡는 것들이 있었다. 첫째는, 외국인 동역자들이 참여했는데, 어떤 선교사 가정은 배 선교사가 체포되기 전부터 중국에서 함께 했던 이들로 그가 체포되고 난 후에 다른 동역자들은 다 떠났으나 그 선교사 가정은 그곳을 지켰다는 것이다. 둘째는, 배 선교사의 멘토인 듯싶은 노년의 어느 한 목사 때문이다. 그는 마지막 축도할 때 잠깐 모습을 비췄지만 그 기도 속에 주님을 향한, 북한영혼들을 향한, 배 선교사에 대한 애절함이 절절히 묻어나왔다. 이미 고인이 됐지만, 필자의 멘토였던 임 선교사가 사무치게 그리워지는 시간이었다. 셋째는, 평창 동계올
며칠 전 우연히, 책 한권을 만나게 됐다. 생각지도 못했던 엄청난 보고였다. 원산지역에서 박해를 당한 32인의 침례교 지도자들에 대한 정보가 담긴 책이다. 책의 저자가 32인에는 속하지 않지만 함께 구속되었던 강주수(교사)의 아들이었다. 책 제목이 ‘아버지의 기도’인 만큼 저자(강대건)는 서두에서 그의 아버지를 소개하는데 32인은 그 안에 포함된 내용들이다. 강주수는 목회자가 아닌 평신도였다. 뿐만 아니라, 32인중 이종근 목사(감목)와 더불어 그 중심이라 할 수 있는 전치규 목사(3대 감목)와는 사돈지간이었다. 전치규 목사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아버지는 동아 기독교 목사 전치규 외에 32인의 교역자들과 함께 구속됐는데, 아버지와 전치규 목사와는 서로 사돈 간이었다.(전목사의 맏딸과 나의 사촌 형- 큰아버지 강병수의 아들-이 결혼한 것이다) 결국, 전 목사는 1944년에 순교했지만(2월13일) 아버지는 동아 기독교에 직접 속하지는 않았기 때문에 석방됐다(31페이지 내용). 당시, 33인이 구속됐던 헌병대에 오장(일본군 하사관 계급)으로 있으면서 이들을 고문한 인물이 노덕술임도 밝히고 있다. 이종근 감목이 1945년 만주에서 공산당에 의해
김정은이 12월 8일 백두산 정산에 올랐다. 이것을 기사화한 남한 매체들은 대부분 장성택 처형 전에 삼지연회합을 거론하면서 이번 등반도 그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이미 김정은에게 찍힌 핵심 엘리트인 황병서(전 총정치국장, 상좌로 강등)와 김원홍(전 국가보위성 제1부국장, 정치범수용소 수감)은 당원에서 박탈되고 이미 숙청됐다. 복귀가 쉽지 않아 보인다. 그렇다면 김정은은 이 엄동설한에 왜 백두산 정상에 오른 것일까. 크게 두 가지로 추정해볼 수 있다. 첫째, ‘백두산 3대장군’ 등극의 당위성 확보이다. 아직, 북한은 공식적으로 김정은을 ‘백두산 3대장군’이라 공표하지 않았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이미 제시한 바 있다. 언젠가는 반드시 선언해야 할 것이다. 이번 12월 백두산 등정은 그 수순을 밟는 행보이다. 9일자 노동신문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혁명의 성산 백두산에 오르시였다” 제목의 기사에서는 김정은과 백두산을 다음과 같이 연결시키고 있다. “나라의 일만산악을 거느린 조종의 산 백두산은 그 웅건장중한 뫼부리에 백설을 흩날리며 자기의 위대한 주인을 또다시 맞이한 기쁨으로 령묘한 정기를 내뿜고 있었다.” ‘자기의 위대한 주인을 또다시
11월이 되면 추위가 시작되는 우크라이나에서는 침례교 선교사가 중심이 되어 처음으로 김장을 했다. 많은 경험이 있는 이웃나라 불가리아에서 지원팀들이 날라왔고, 1박2일 동안 10여 가정이 함께 하는 김장축제를 통해 연합의 시간을 가졌다. 한국의 교회와 성도들이 지원해 준 고무장갑, 고춧가루, 젓갈 등은 선교사들이 연합을 위한 좋은 계기가 됐고, 용기를 내어 시작한 김장축제는 행복하고, 큰 힘과 위로가 되는 시간이었다. 함께 웃고, 나누면서 잊혀졌던 한국에서의 좋은 추억들은 선교사들의 마음을 열었고, 몸도 마음도 풍성케 했다. 더불어 선교사를 위한 선교에 대한 또 다른 해석도 가질 수 있었다. 일상적으로 이뤄지는 한국에서의 김장과는 사뭇 다른 선교지에서의 연합김장은 겨울양식을 준비하는 것보다 더 큰 의미를 찾을 수 있었다. 각자의 삶과 사역에 찌든 강퍅한 마음에 부어지는 큰 은혜였고,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을 함께 함으로써 새로운 힘이 충전되는 부흥의 시간이었다. 처음 시도한 이번 김장축제가 2차, 3차 이어지면서 더 많은 선교사들이 동참하고, 이 땅 우크라이나에 머무는 선교사들의 연합의 장이 되어지기를 소망해 본다. 북유럽통신원 박철규 선교사
북한은 12월 17일에 김정일 사망 6주기를 맞이한다. 북한매체들은 며칠 전부터 김정일 띄우기가 한창이다. 재미있는 것은 김정일 선전의 초점이 ‘인민애’, ‘애민관’에 맞쳐졌다는 것이다. ‘자애로운 어버이’, ‘다감하신 어버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사실, 이 컨셉은 김일성과 그의 화신을 자처하는 김정은을 띄우는 방식이다. 선군사상을 내세웠던 김정일을 향해서는 ‘효도’가 아닌 ‘충성’의 구호를 드높였던 북한으로서는 김정일 사망 6주기를 맞이해 11월 29일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성공을 김정일 유훈에 맞추면 제격이었다. 그런데, 이쪽으로 연결시키는 북한매체는 거의 없다. 오롯이 김정은에게만 집중적으로 연결시킨다. 어떤 북한연구자는 북한의 추가도발시기를 김정일의 사망 6주기인 이달 17일 전후로 전망했었다. 만일, 그랬다면 북한은 핵미사일 발사 성공을 김정일 유훈에 맞출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김정은은 이것을 피하고 싶었던 것 같다. 11월 말에 감행한 이유가 이것과 전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핵무력 강화는 오직 자신의 치적으로만 돌리려는 김정은의 계산이 깔려있었던 것이다. 북한매체들이 이것을 증명해준다. 북한이 11월 29일 북한식 표현으로 새형의 대륙간탄도로케
김정은은 정권을 승계하자마자 바로, 어머니의 날(2012년 5월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정령’)을 제정했다. 이후, 북한은 매년 11월 16일을 ‘어머니의 날’로 지켜오고 있다. 특이한 것은 여기서의 ‘어머니’는 김정숙(김정일 생모), 고용희(김정은 생모)를 가리키지 않는다. 김일성의 ‘태양절’, 김정일의 ‘광명절’처럼, ‘어머니의 날’은 왠지 김정숙이나 고용희를 기념하는 날일 것 같은데 아니다. 그렇다면, 김정은의 처, 이설주와 관련된 날인가. 2014년부터 김정은이 전체인민들로부터 ‘인민의 어버이’라고 불리는 만큼, 하지만 이것은 더더욱 아니다. 특이하게도 ‘어머니의 날’은 여성동맹(조선사회주의여성동맹)에 속한 북한 가정 전체 어머니들을 기념하는 남한의 ‘어버이의 날’과 같은 성격이다. 그런데 올해 창립 72주년을 맞는 여성동맹 창립일은 11월 18일이다. 상식적으로 여성동맹 창립일을 ‘어머니의 날’로 제정할 법도 한데, 김정은은 그러지 않았다. 여성동맹으로의 쏠림방지용 같지만, 그보다는 아직도 북한이 영원한 수령으로의 김일성에 맞춰진 만큼, 바로 이날은 김일성이 1961년 제1차 어머니대회에서 ‘자녀교양에서 어머니들의 임무’라는 제목으로 연설한 날에서
내년 3월 29일부터 3일간 네팔에서 대규모 전도집회가 열린다. 네팔의 기독교 역사의 변혁을 위해 열리는 카트만두블레싱페스티벌은 500여 목회자들이 함께하는 대규모 전도집회다. 네팔은 현재 110만명의 크리스천이 있다. 1951년도에 12가정으로 시작된 이 그룹은 왕가의 전도불허 입장에도 불구하고 기적적인 성장을 이룩했다. 힌두교 국가인 네팔에서 이러한 성장을 기록했다는 것은 굉장히 괄목할만한 부분이다. 이번 전도집회에는 전도방지법 시행 전에 치러지는 집회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 7월에 열린 네팔 총선에서 정권을 잡은 공산당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지 않는 전도금지법을 제정해 내년 8월 15일 시행토록 했다. 힌두교인을 전도하면 징역 3년형, 개종을 시키면 5년형을 받도록 하는 법안이다. 원래 내년 11월 말로 일정을 잡았던 전도집회도 이 법안 때문에 급작스럽게 3월로 앞당기게 됐다. 전도집회를 주최하는 정태회 목사(DCMI)는 “이번 전도집회는 10만명 동원과 3만명 영접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히며 “지난 5000년간 힌두교 국가였던 네팔에서 10만명의 영혼이 예수그리스도의 이름으로 모이면 정부가 기독교의 메시지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고 희
어제 어느 교회에서 수요예배 드렸는데, 강사로 온 분이 브라질에서 한인목회를 했던 목사 의 사모였다. ‘건강한 가정’이라는 주제의 강의라 가벼운 마음에 참여를 했었다. 그런데, 그 교회 담임목사가 강사를 소개하면서, 남편되는 목사도 함께 왔는데, 담임목회가 아직 15년이나 남았는데, 사임하고 이제 새로 주신 사명을 준비 중이라는 것이다. 그 사명은 바로 ‘북한선교’였다. 성공적으로 했던 목회를 가차 없이 내려놓고 북한선교에 뛰어든다는 것이다. 강사도 그 스토리부터 시작했다. 사임하자마자, 두 사람은 800km의 도보행군을 감행했다. 순례코스는 프랑스 파리부터 예수님의 제자 야고보의 유해가 있는 스페인 산티아고까지다. 대략 40일 걸릴 것을 26일 만에 마쳤다고 한다. 새벽녘부터 밤늦게까지 오직 걷고 또 걸었다고 한다. 발바닥에 물집이 잡혀 터지고 발톱이 4개나 빠지고, 무릎관절에 이상이오고 탈진해 몇 번이나 쓰러지고 하면서 그 험한 산들을 넘고 또 넘었다고 한다. 왜 그들은 이토록 모질게 극한의 육체 고통을 감내하면서까지 강행군을 해야만 했는가. 그 이유는 단 하나, 온몸을 휘감는 고통 속에서 북한 동포들의 고통을 느끼고 싶었다는 것이다. “이런 고통쯤은 내
김정은이 지난달 10월부터 적극적인 민생행보를 하고 있다. 어제 15일에는 평남 강서군의 금성트랙터공장을 시찰했다. 새로 나온 신형 트랙터 천리마-804호에 대해 “사회주의 수호전의 철마다”라고 하면서 “천리마-804호 뜨락또르 생산으로 만리마시대를 빛내어가고 있다”며 치하했다고 한다(만리마운동을 부르짖는데, 천리마라고 이름 붙여진 트랙터는 난센스다). 김정은이 트랙터 공장에 내린 교시는 생성공정 자동화(CNC화) 및 공장 시설 현대화였다. 2014년에 가라앉았던 김정은의 지도자 이미지인 ‘CNC화의 영재’가 부활할 전조인 듯싶다. 최근에 북한 전역에서 동일하게 외치는 구호는 ‘만리마시대’이다. 그 결정판은 다음달 연말에 평양에서 열리는 ‘만리마선구자대회’이다. 북한은 이 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총비상이 걸렸다. 김정은은 지난 10월 7일, 당중앙위원회 제7기 2차 전원회의에서 이것에 대한 강력한 지침을 내렸다. 이 대회를 고무추동하기 위한 선전선동활동인 음악종합무용공연이 ‘강원도정신’의 대표적 지역인 원산에서 지난 9월 13일 첫선을 보였다. 이 공연팀은 대회가 개최될 까지 전국을 돌면서 순회공연을 할 것이다. ‘강원도정신’은 곧 자력자강을 뜻하는 것으로 김
북한의 여성대표 잡지 ‘조선녀성’(1946년에 창간)은 김일성-김정일 시기에 조선여성들이 가장 흠모하며 따라 배워야 할 인물로 김정숙을 내세웠었다. 김정은 정권하에서도 김정숙을 계속 내세우고 있는 실정이다. 2017년 8월 15일부로 김정은이 ‘백두산 3대장군’의 반열에 등극하므로 김정숙이 그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김정숙은 ‘백두산 녀장군’, ‘조선의 어머니’로 칭송을 받고 있는 것을 ‘조선녀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정은이 자신의 생모 고영희를 내세우지 못하는 형편을 그대로 반영해주는 것이다. 김정은이 정권을 승계한지도 어언 7년째가 다가오는데, 조선녀성 잡지에서 고영희의 이름을 찾아볼 수 가 없다. 차례는 물론이고 잡지 내용 중 어디에서도 그녀의 흔적을 발견하기 어렵다. 이만큼, 고영희는 공개되어서는 안되는 인물로 전락해버렸다. 김정일은 생모 김정숙을 내세우면서 자신의 우상화로의 정점을 찍었는데, 오히려 김정은은 생모 고영희의 존재가 드러날까 노심초사다. 비록, 김정숙을 ‘백두산 3대장군’의 위치에서 끌어내렸지만, 여전히 김정숙을 ‘조선의 어머니’로 내세울 수밖에 없는 김정은의 속사정이 꽤나 복잡할 것 같다. ‘조선녀성’에서 이것이 그대로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