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보급 백자 달항아리 둥글둥글 보듬으며 배꼽을 입으로 삼아 아기 얼굴 그리면 툭툭!툭툭! 금세 엄마인 줄 알아보고 귀여운 발놀림으로 방끗 인사 한다는, 첫 딸의 첫 임신 그 미소가 솔빛 같다 시인은 계간 해동문학(海東文學)에 2008년 시로 등단했다. 현재 예람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야자수 아래 오두막집 수탉의 울음소리에 어둠이 물러가고 야자수 아름다운 자태가 하늘 위로 드러나는 아침 작은 참새들 닭 한 마리와 함께 해변에 나와 먹이 찾아 종종걸은 걷는 아침 모래톱에 물이 남아 있는 곳 해오라기 먹이 찾아 살금살금 걷다가 부리로 작은 물고기 낚아채는 아침 아버지와 아들 카누를 노 저어 바다에 떠 낚싯줄 드리우고 가족 위한 양식을 구하는 아침 어제 낮 환호성 지르며 수영하던 아이들 지금은 깊은 잠 자느라 보이지 않고 통통배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아침 바닷물이 밀려난 자리 점점 넓게 드러나는 하얀 모래밭 거니는 나그네들 자유와 평안을 낚는 아침 산보하기 좋은 아침 명상하기 좋은 아침 하나님이 걸어오시기 좋은 아침이어라 시인은 ‘한맥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예수님의 비유’ 등을 출간했다. 현재 임마누엘교회 담임목사로 사역 중에 있다.
춥지 않은 어둠 속을 지나와서 매화 향기 속에 교회당 문을 열고 주님께 머리 숙여 인사드리는 사이 하루분의 태양 빛이 찾아온다. 교회당 지붕 시멘트 기와 사이에 세 들어 사는 참새들이 아침 찬송을 부르며 날고 교회당 복도에 피기 시작한 수선화의 노랑과 흰 화분에 핀 라벤더의 보라가 아름다워지기 시작한다. 지붕에는 일 년을 기다려온 영산홍과 장미가 제각각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다. 벽에는 기도 등이 손을 모아 빛나고 강단에는 소박한 십자가가 빛 속에 있다 지하이기도 하고 아직은 난로를 피워야 할 때다. 등유 날로가 소리를 내며 발갛게 타오르고 원적외선 히터의 붉은 불빛에 필경대 옆 분홍 튤립 세 송이 잎이 벙글어진다. 열두 개의 장의자 중 맨 앞줄에 앉아 기도를 드리고 큐티를 하고 주님 주시는 기쁨으로 가슴이 젖으면 지하 예배당은 에덴의 풀꽃 냄새로 가득해진다. 빛도 없는 곳에서 겨울을 나며 다섯 달을 함께 예배하고 기도해 온, 그러느라 기다랗게 잎이 두 개만 남은 여윈 글라디올러스, 어여쁘다. 주님이 찾아오시는 이곳, 모든 것이 복스러워라. 땅속 이곳, 이 시간, 아래로도 위로도 옆으로도 막힌 것 하나 없이 은총과 영원이 성운처럼 흐른다. / 시인인 시집
“모든 일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질병도 환경도 사람도 문제가 풀리지 않으면 답을 먼저 쓰고 거꾸로 문제를 풀어보라 얽히고 설킨 것도 답은 있는 법 어떻게 산을 바다에 던질 수 있단 말인가? 인간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일 그러나 창조주 하나님은 능히 하실 수 있으리라 시인은 한국 문인협회 회원, 푸른숲 작은도서관 관장이며 엘림교회 담임목사로 섬기고 있다.
철제 빔 빈칸에 끼어 앉은 다정한 비둘기 한 쌍 정다운 시선으로 지는 해를 마주하고 있었다 세상에 우리처럼 다정한 부부 있다면 나와 보라는 듯이 사실 옆집 수많은 칸 칸마다 빈집이거나 외톨이로 한없이 누구를 기다리고 있거나 토라져 서로 다른 곳을 보고 있었다 감격과 경이로 가득한 귀 기울여주는 마음씨 세심한 한 여자와 백일홍 다발처럼 열정이 넘치는 남자가 말할 수 없이 그리운 세계 한가운데서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아무것도 원하지 않고 바보처럼 행복에 젖어 콕, 콕 서로의 기분 좋은 발등을 쪼아주고 어지럽게 흩어진 살림살이 단칸방에 이 빠진 화분을 가꾸는 건강한 감정을 가진 사람들처럼 도락을 즐기는 호사가들이 있었다 / 시인은 1998년 현대시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집 “새들은 난간에 기대산다”외 다수를 발표했다. 현재 도서출판 굿글로벌 대표로 활동하고 있다.
어릴 적 듣던 까치 소리 손님 기다리는 설렘 반 기쁨이었지 주택가 마당 커다란 대추나무 참새 떼가 모여 떼창을 한다 폴짝폴짝 몸도 가볍다 어느새 까치 두 마리가 침입하더니만 참새 떼를 내어 쫓는다 대추나무 주인은 까치 네란다 과수원 잘 익은 열매만 골라 쪼아대는 까치를 본보기로 혼내줬는데 이튿날 떼거리로 몰려 과수원주인을 공격했단다 날갯짓 서툴러 떨어진 새끼를 해치운 고양이를 악착같이 쪼아대며 공격했단다 참 반가운 까치가 세월이 사납다고 이렇게 사나워졌다네 시인은 ‘크리스찬문학’으로 등단했으며 목산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솟아라! 해야, 힘차게 솟아라! 너의 용틀임이 바다를 가르고 거대한 파도가 그대 맞이한다 지난 것들 파도에 휩쓸려 바다 깊숙이 묻어버리고 새로운 것들로 가득 채워지는 영광의 축복이 되어라 우리의 생각을 새롭게 하고 우리의 언어를 새롭게 하고 우리의 행동을 새롭게 해서 새 하늘 새 땅이 되기를 바라노라 성년의 독수리가 힘차게 날개치고 올라감 같이 비상의 날개 활짝 펴고 위로 위로 나는 새나라가 되어라 젊은이는 힘과 도전의 정신으로 늙은이는 번뜩이는 지혜와 경험으로 새나라 전진에 참여해서 꿈에도 소원인 조국통일을 이룩하여 지구촌의 중심국가로 우뚝 서게 하라 무엇이, 우리의 전진 가로막느냐 누가, 우리의 비상 멈추게 하느냐 모두가 하나가 되어 희망의 첫날 맞이하자 또 하나의 태양이 내 가슴 속에서 부상한다 벅찬 감격과 설레임으로 큰 발자욱 이렇게 힘있게 내딛는구나 주저함이 있느냐 용기로 채우고 나약함이 있느냐 협동으로 채우고 모자람이 있느냐 사랑으로 채우고 염려가 있느냐 기도로 채워 가라 낡고 부정적인 것들 밟아 버리고 오직 푯대를 향해 창조주와 함께 가자 사랑하는 사람들아! 삼백 육십 오일 늘 새날로 여기면서 승리의 날들로 점철시키고 활짝 웃으
허우적거리며 바람을 잡으려는 풀잎에 매달린 이슬 한 방울임을 병상에서야 봅니다 손오공 머리띠같이 조여 오는 투병생황이 삶의 자리를 돌아보게 하여 굽어진 인생길을 곧게 펴줍니다 자수성가를 자랑하던 입이 주님 동행을 간구하는 입이 됩니다 / 김효현 목사는 ‘월간 한국시’ ‘크리스챤신문’으로 등단했으며 한국문인협회 문학사료발굴위원으로 활동했다. 현재 늘푸른교회를 담임하고 있다.
삭풍(朔風)은 송림 사이로 불고 모래밭에 남겨진 수많은 발자국 파도에 밀려 하나씩 하나씩 지워지고 있었다 인적 한적한 바닷가에 따스한 햇살 고독한 마음을 어루만지고 객사(客舍)에 스며드는 바닷바람이 다정하기만 하다 망중한(忙中閑)의 시간을 보내면서 자신을 달래며 잊어버린 추억에 젖어 맨몸으로 살아온 인생 돌아본다 멀리 수평선 보이는 객사 하늘 열리는 창 너머로 바다 바라보며 마음의 쌓인 회포(懷抱) 초록색 꿈꾸며 내일 향해 달린다 / 신순균 목사는 1988년 신춘문예로 등단했으며 한국아동문학회 이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 펜클럽 한국본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현재 북광주교회를 섬기고 있다.
세월호 그 아픔이 바다에 잠겨있고 젊음의 청춘들이 병들어 신음하는 삼천리 밝히는 불이 촛불이냐 하는가 감춰진 굿소리가 이제는 천둥같이 대놓고 온 나라에 둥둥둥 울리는 것 귀신의 곡소리처럼 음산하게 들리네 성령의 불 붙여서 촛불은 내려놓고 말씀이 살아 있어 새 마음 불타도록 이 나라 이 민족 위해 무릎꿇자 성도여! 이재옥 목사는 부평중앙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현재 목산문학회 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련은 매서운 겨울바람을 품고서 꽃빛을 빚는다 바람결에 쌓인 하얀 눈송이를 고르며 겨우내 뽀얗게 꽃빛을 고른다 찬 바람 밀치고 하얀 심지로 봄을 켜는 목련빛에 눈이 시리다 시인은 대전 선한교회 신원섭 목사의 아내로 동역하며, 선한 어머니로 짙푸른 계절을 산다. 목산문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행복하면 되는 인생인데 사람들은 왜 축복에 매달리는지 지금의 행복에서 멈추면 되는데 얼마나 더 행복하려고 하는가 네 잎 크로바의 행운은 멀기만 한데 지천인 세 잎 크로바의 행복을 곁에 두고서 축복이 탐욕으로 변하는 순간 불행은 엄습하고 나락 속에 빠져 버리네 축복보다 행복을 얻으라 행운보다 행복한 삶을 누려라 지금의 행복으로 만족하라 부평초 같은 인생인데 시인은 대전 한밭교회를 섬기고 있다. 목산문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늘도 당신 앞에서 투명하고 싶은데 왜 이렇게 회색 빛깔로 서 있는지 요셉처럼 당신 앞에서 순결하고 싶은데 왜 이렇게 오염되어 서 있는지 가까이 가면 갈수록 더 멀어지는 이 길은 미로입니다 알면 알수록 더 알 수 없는 당신은 신비입니다 지금 당신 앞에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 말 뿐입니다 / 시인은 경기도 광주 빛으로교회를 섬기고 있다. 2002년 창조문예로 등단했다.
강단에 올렸던 국화 꽃 화분 노지에 옮겨 심는다 예쁘다! 멋지다! 찬사, 시새움 한 몸에 관심 밖 풀더미 길가 차별 없이 섞여 서니 그 마음 어떨까? 애당초, 영광은 한때 뿐 강단 그 자리 내 자리 아닌 것을 국화는 알까? 비바람 천둥 번개 찬 서리 이슬 머금고 피어나야 할 노지 이곳이 내 자리인 것을 시인은 담양 성광교회를 섬기고 있다. 상록수문학으로 등단하고 목산문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오늘도 이 작은 내가 주의 능력을 구하는 마음으로 주의 십자가 앞에 서 있습니다 크신 하나님이 왜 저리도 전능하신 하나님이 왜 저리도 나보다 더 작게 나보다 더 무능한 모습으로 저항할 권리까지 십자가에 못 박은 채 스러져 가십니까? 만유보다 크시다는 하나님이 백억 광년 우주보다 크시다는 하나님이 그렇게 작아지는 게 능력인가요? 대체 몇 만 년을 축소클릭 하셨기에 그렇게 작고 무기력한 분이 되셨나요? 축소클릭이 확대클릭보다 더 능력이라고 말씀하고 싶으신 건가요? 진정한 사랑은 너보다 내가 더 작아지는 것이라고 말씀하고 싶으신 건가요? 시인은 인천 찬양교회 담임목사로 섬기며 목산문학회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