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 교회로 부흥하는 멀티교회 (1)

  • 등록 2026.05.13 14:3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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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교적 교회 모델로서의 멀티교회

 

오늘날 한국교회는 새로운 교회 개척의 필요성과 동시에 교회 개척의 어려움을 함께 경험하고 있다. 지역마다 교회가 이미 많다는 인식, 재정적 부담, 성도들의 반대, 실패에 대한 두려움, 개척 방법에 대한 실제적 경험 부족은 교회가 새로운 공동체를 세우는 일을 주저하게 만든다. 그러나 교회가 예수 그리스도의 대위임령을 따르는 공동체라면, 복음이 필요한 곳에 새로운 교회를 세우는 일은 선택이 아니라 본질적 사명이다. 이러한 고민 속에서 공주꿈의교회는 ‘멀티교회’라는 선교적 교회 개척 모델을 실천해 왔다.


멀티교회는 공주꿈의교회가 대전과 세종 지역에 교회를 개척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개념이다. 처음에는 미국 교회 안에서 건강하게 성장하고 있던 멀티사이트교회로 시작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교회 개척이 단순한 외형적 확장이나 문어발식 성장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비판적 시선을 마주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공주꿈의교회는 교회의 본질과 선교적 사명에 대해 더 깊이 고민하게 됐고, 하나의 교회가 여러 지역에서 운영하는 방식이 아니라 독립된 교회들이 동일한 비전과 사명 안에서 협력하는 새로운 형태를 모색하게 됐다. 그렇게 정리된 개념이 바로 멀티교회이다.


멀티교회는 독립된 여러 교회가 하나의 비전과 사명으로 하나님 나라 확장과 복음을 위해 함께하는 선교적인 교회 연합이다. 여기서 중요한 단어는 ‘독립’과 ‘연합’이다. 멀티교회는 하나의 본부가 여러 교회를 지배하거나 관리하는 구조가 아니다. 각 교회는 재정적으로, 행정적으로, 조직적으로 독립되어 있다. 그러나 동시에 동일한 복음의 비전과 사명 안에서 서로 협력한다. 그러므로 멀티교회는 독립성과 연합성을 함께 가진 교회 개척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재정적 독립은 개척된 교회가 모 교회의 재정에 계속 의존하지 않고 자립적인 재원으로 교회를 운영하는 것을 의미한다. 물론 개척 초기에는 모 교회의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 그러나 개척된 교회가 장기적으로 모 교회의 재정에 의존하면 사역의 주체성과 의사결정의 독립성이 약화될 수 있다. 따라서 멀티교회는 초기 지원 이후 자립적 운영이 가능하도록 기반을 세우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행정적 독립은 개척된 교회가 법적으로 별도의 교회로 등록되고, 예배 일정과 운영 규칙, 인사 관리 등 교회 운영 전반을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것을 뜻한다. 이는 모 교회와의 관계를 불분명하게 두지 않고, 개 교회로서의 책임과 권리를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조직적 독립 역시 핵심 요소다. 개척된 교회는 자체적인 리더십과 조직 구조를 세워야 한다. 담임목사의 영적 리더십 뿐만 아니라 사역위원회, 재정위원회 등 교회의 실제 운영 구조가 자체적으로 세워질 때, 그 교회는 모 교회의 부속기관이 아니라 지역을 섬기는 하나의 온전한 교회로 기능할 수 있다.


그렇다면 독립된 교회들이 어떻게 하나의 멀티교회로 함께할 수 있는가? 그 중심에는 하나님 나라와 하나의 비전, 하나의 사명이 있다. 교회는 단순한 종교 조직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의 가시적 표징이며, 하나님 백성의 공동체적 실체이다. 그러므로 멀티교회는 개별 교회들의 느슨한 모임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함께 증거하는 선교적 공동체이다. 예를 들어 공주꿈의교회가 추구해 온 “모든 신자가 사역자로 섬기는 사랑의 공동체 되어 세상을 변화시키는 교회”라는 비전은 멀티꿈의교회 전체에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는 단순한 표어가 아니라 각 교회의 방향성과 운영 기준이 되는 사역 철학이다.


멀티교회는 공통의 신앙고백과 거의 같은 정관, 목회 철학을 공유한다. 각 교회는 독립되어 있지만,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이라는 고백,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믿음,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 교회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 된 영적 공동체라는 신앙적 토대를 함께 고백한다. 또한 모든 민족에게 하나님 나라를 전해야 한다는 복음 전파의 사명도 공유한다. 이런 점에서 멀티교회는 분산된 독립적 교회들이지만 동일한 신앙적 기반 위에서 협력하는 선교적 연대이다.

 

 

 

멀티교회의 또 하나의 핵심 요소는 교회 개척자가 담임목사라는 점이다. 일반적인 멀티사이트교회나 분립 개척교회는 모 교회의 부 교역자나 파송 받은 사역자가 개척자가 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멀티교회에서는 모 교회의 담임목사가 직접 교회 개척의 비전을 제시하고, 개척의 중심에서 사역을 이끈다. 교회 개척자는 단순히 새로운 장소를 열고 예배를 시작하는 사람이 아니다. 그는 소명, 비전, 영성, 리더십, 설교, 목양, 전도와 양육, 행정 운영, 위기관리 능력을 갖추어야 한다. 이러한 자질을 고려할 때, 이미 교회의 비전과 목회 철학을 세우고 공동체를 이끌어 온 담임목사가 개척의 중심이 되는 것은 멀티교회의 중요한 특징이다.


실제로 대전꿈의교회와 세종꿈의교회는 공주꿈의교회 담임목사의 주도로 개척됐고, 이후 글로리채플꿈의교회, 글로벌꿈의교회, 새로운꿈의교회도 같은 흐름 속에서 세워졌다. 이처럼 담임목사가 중심이 되어 교회를 개척하면 개척 초기의 불안정성을 줄이고, 모 교회의 비전과 철학을 개척 교회에 안정적으로 전수할 수 있다. 또한 교회가 어느 정도 자립한 이후에는 훈련된 지도자에게 리더십을 이양함으로 개척된 교회가 독립적인 지역 교회로 성장할 수 있다.

 

멀티교회의 강점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상호 협력 구조이다. 멀티교회는 동일한 비전과 사명을 공유하기 때문에 각 교회의 사역 자료와 프로그램을 함께 나눌 수 있다. 한 교회에서 개발한 다음 세대 프로그램은 다른 교회에 적용될 수 있고, 시니어 사역이나 전도 프로그램도 서로 공유될 수 있다. 선교 사역에서도 협력의 장점이 크다. 각 교회가 주일 헌금의 일부를 함께 모아 국내외 선교와 미자립 교회를 도울 수 있으므로 개별 교회가 홀로 감당하기 어려운 사역도 더 체계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


둘째, 멀티교회는 리더십 이양 과정에서 불필요한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많은 교회가 담임목사 이임과 후임 청빙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다. 그러나 멀티교회는 개척 목회자가 후임자에게 목회 철학과 사역 방향을 장기간에 걸쳐 전수할 수 있다. 공주꿈의교회의 경우에도 오랜 기간에 걸친 점진적 리더십 이양을 통해 교회의 사역과 재정, 행정, 관계가 안정적으로 계승되었다. 이는 성도들에게 안정감을 주고 교회가 장기적으로 선교적 사명을 지속하도록 돕는다.


셋째, 멀티교회는 교회 재생산에 적합하다. 한 번의 개척 경험은 다음 개척을 위한 자산이 된다. 시행착오를 통해 검증된 시스템, 사역 모델, 훈련 방식, 재정 운영 경험은 이후 새로운 교회를 세울 때 큰 도움이 된다. 또한 리더십을 이양받은 담임목사도 자연스럽게 교회 개척의 비전을 품게 된다. 이처럼 멀티교회는 한 교회가 다른 교회를 낳고, 그 교회가 다시 또 다른 교회를 세우는 재생산의 선순환 구조를 만든다.


멀티교회는 멀티사이트교회와 비슷해 보이지만 본질적으로 다르다. 멀티사이트교회는 하나의 교회가 여러 장소에서 예배를 드리는 구조다. 여러 캠퍼스가 같은 비전과 리더십, 예산과 조직 체계 안에 묶여 있다. 반면 멀티교회는 동일한 비전과 사명을 공유하지만 각 교회가 행정적·재정적·조직적으로 독립된 교회이다. 멀티사이트교회가 통합성과 효율성을 강조한다면, 멀티교회는 독립성과 협력을 함께 강조한다. 특히 멀티교회는 개별 교회가 지역 사회의 필요에 맞게 사역할 수 있고, 스스로 다시 교회를 재생산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분립 개척교회와도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다. 분립 개척은 모 교회가 인적·물적 자원을 나눠 새로운 교회를 세우는 방식이다. 멀티교회 역시 모 교회의 지원과 비전을 바탕으로 교회를 개척한다는 점에서 분립 개척과 닮았다. 그러나 결정적인 차이는 개척의 주체이다. 분립 개척은 주로 파송 받은 개척자가 독립적으로 교회를 세우는 방식이라면, 멀티교회는 담임목사가 중심이 되어 교회를 세우고 이후 독립적인 공동체로 자립하게 하는 구조를 가진다. 이 과정에서 개척 초기의 불안정성과 준비 부족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결국 멀티교회는 단순한 교세 확장 전략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한 선교적 교회 개척 모델이다. 오늘날 교회 개척을 가로막는 여러 장애물, 곧 작은 규모, 재정 부족, 성도들의 저항, 개척 방법의 무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현실적인 문제이다. 그러나 멀티교회는 모 교회와 선개척된 교회들의 지원과 협력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 개척자는 홀로 모든 위험을 감당하지 않고, 검증된 비전과 개척 시스템, 동역의 네트워크 안에서 사역할 수 있다.


한국교회가 다시 회복해야 할 것은 단순한 성장 욕구가 아니라 복음의 재생산 능력이다. 건강한 교회는 자기 안에만 머물지 않는다. 복음을 전하고, 제자를 세우고, 새로운 공동체를 낳는다. 멀티교회는 독립된 교회들이 하나의 비전과 사명 안에서 협력하며 하나님 나라를 확장해 가는 모델이다. 그러므로 멀티교회는 한국교회가 교회 개척의 어려움을 넘어, 선교적 본질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재생산의 길로 나아가도록 돕는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배창효 목사
공주꿈의교회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공동 목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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