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 교회로 부흥하는 멀티교회 (3)

  • 등록 2026.06.03 11: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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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교회 모델의 성경적 근거

 

오늘날 교회가 회복해야 할 중요한 질문은 “교회가 무엇을 하는가?”보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무엇인가?”이다. 교회가 선교를 하나의 프로그램이나 활동으로만 이해한다면, 선교는 교회의 여러 사역 중 하나로 축소될 수 있다. 그러나 신약성경과 선교적 교회론은 교회가 본질적으로 선교적 존재라고 말한다. 교회는 세상 가운데 보냄받은 하나님의 백성이며, 복음으로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공동체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멀티교회는 단순한 교회 운영 방식이나 조직 확장 전략이 아니라 선교적 교회의 본질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모델이다.


선교적 교회의 개념은 레슬리 뉴비긴이 제기한 질문, 곧 “우리 시대 문화 속에서 교회는 어떻게 선교적으로 참여할 것인가?”라는 문제의식과 깊이 연결된다. 선교적 교회론은 교회가 선교를 ‘수행하는’ 기관이라는 이해를 넘어, 교회 존재 자체가 선교적이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교회가 선교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더 나은 교회 활동을 찾는 문제가 아니라, 교회 됨의 본질에 관한 문제이다. 뉴비긴 역시 교회의 존재 자체가 선교적 본질을 지닌다고 보았고, 선교는 복음 전도와 교회 개척을 통해 세상 가운데 하나님 나라의 징표를 드러내는 것으로 이해되어야 한다고 봤다.


이러한 관점에서 멀티교회는 선교적 교회의 성격을 분명히 지닌다. 멀티교회는 교회 개척을 단순한 사업이나 외적 확장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적 사명으로 이해한다. 선교적 교회 개척은 단지 새 교회를 시작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교회의 선교적 본질을 인식하는 데서 출발하며, 궁극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대위임령을 성취하는 데 목적을 둔다. 또한 지역의 문화와 필요에 적합한 방식으로 존재하고 사역하며, 건강한 신앙 공동체를 세우고 재생산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멀티교회는 이러한 선교적 교회 개척의 원리를 실제로 구현하려는 시도이다. 멀티교회는 교회 개척이야말로 선교적 교회의 대표적 행위라고 본다. 또한 그리스도의 대계명과 대위임령을 성취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이 교회 개척임을 강조한다. 멀티교회는 한 장소에 머무르지 않고, 복음이 필요한 다양한 지역으로 들어가 그 지역의 사회적·문화적 특성에 맞게 복음적으로 응답한다. 이런 의미에서 멀티교회는 지역 친화적이며 동시에 선교적인 교회이다.


물론 멀티교회가 오로지 교회 개척만을 목적으로 삼는 것은 아니다. 교회 개척이 하나님 선교의 맥락에서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그것은 단순한 교회 팽창주의로 오해될 수 있다. 멀티교회가 추구하는 것은 조직의 확장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것이다. 하나님은 특정한 문화와 지역 속에서 일하시며, 교회는 그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도록 부름받았다. 따라서 멀티교회는 각 지역에 복음의 공동체를 세움으로써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선교적 도구라고 할 수 있다.


선교적 교회의 중요한 특징은 성도 이해에서도 나타난다. 선교의 주체는 교회가 아니라 삼위일체 하나님이시다. 교회와 성도는 하나님의 선교에 종속되며, 그 안에서 ‘보냄받은 자’로 살아간다. 따라서 선교적 교회에 속한 성도는 단지 예배에 참석하는 수동적 교인이 아니다. 그는 세상 속으로 파송된 증인이며, 삶의 자리에서 복음을 전하고 사랑으로 섬기며 말씀대로 살아가는 사람이다. 사도행전에 나타난 초대교회도 특정 인물에게만 선교 사역을 맡긴 공동체가 아니었다. 공동체 전체가 보내심을 받은 선교적 교회였다.


멀티교회 성도 역시 이러한 선교적 정체성을 공유한다. 전통적으로 선교는 소수의 전문 선교사나 사역자의 몫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선교적 교회론은 모든 성도가 보냄받은 자임을 분명히 한다. 멀티교회 성도는 모 교회의 비전과 사명에 동참하는 사람일 뿐 아니라, 각 지역에서 하나님 나라를 드러내는 선교사 적인 성도다. 그들은 기도와 물질 후원으로만 선교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현장과 교회 개척의 과정 속에서 복음의 증인으로 살아간다. 따라서 멀티교회는 성도들이 자신을 ‘보냄받은 자’로 인식하고 실천하도록 돕는 공동체적 구조를 제공한다.


멀티교회의 신학적 근거는 교회 개척 이해에서도 분명히 드러난다. 예수님께서 “내가 내 교회를 세우리라”고 말씀하신 사건은 오순절 성령 강림을 통해 예루살렘교회의 탄생으로 구체화 되었다. 이후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대위임령을 수행하는 공동체로 존재해 왔다. 교회는 본질적으로 선교를 위해 존재하며, 그 실천적 결실 가운데 하나가 교회 개척이다. 교회 개척은 단순한 조직 확장이 아니라 복음 전파와 하나님 나라 확장의 핵심적 방식이다.


선교적 교회 개척은 재생산의 성격을 가진다. 살아 있는 생명체가 성장하고 자신과 같은 생명을 재생산하는 것처럼, 교회도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자신과 동일한 복음의 본성을 가진 공동체를 세워야 한다. 모 교회의 개척 사역을 통해 태어난 교회가 성장한 뒤 다시 다른 교회를 세우는 것은 선교적 교회의 자연스러운 순환이다. 그러므로 멀티교회의 교회 개척은 단지 또 하나의 교회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교를 공동체적으로 수행하는 재생산적 교회 개척이라고 할 수 있다.


멀티교회의 또 다른 신학적 기초는 신약성경의 교회론에 있다. 신약성경은 교회를 ‘그리스도의 몸’이라 부르고, 그리스도를 ‘교회의 머리’라고 말한다. 이는 단순한 비유가 아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생명과 사역을 이 땅 가운데 드러내는 살아 있는 유기체이다. 성도들은 그리스도와 연합함으로 하나의 몸에 속한 지체가 된다. 몸의 각 지체가 서로 다른 기능을 하면서도 하나의 몸을 이루듯, 교회도 다양성 속에서 통일성을 이루며 성장한다.


이러한 교회론은 먼저 그리스도와의 연합에서 출발한다. 바울은 신자가 예수 그리스도와의 교제로 부름받았다고 말한다. 또한 침례를 통해 신자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 참여하고, 새 생명 가운데 행하게 된다고 설명한다. 이는 신앙이 단순한 종교적 소속이나 도덕적 결단이 아니라 그리스도와의 인격적이고 실존적인 연합임을 보여준다. 멀티교회의 성도는 단지 어떤 조직의 구성원이 아니다. 그들은 그리스도와 연합한 새로운 피조물로서 공동체를 세우고, 복음의 본질을 삶으로 구현하는 사람들이다.


그리스도와의 연합은 본질적으로 교회 공동체와의 연합으로 이어진다. 복음은 하나님과의 수직적 교제뿐 아니라 성도 간의 수평적 교제를 낳는다. 바울은 교회를 한 몸으로 설명하면서, 각 지체가 서로를 필요로 하고 함께 책임을 나눠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자는 개인적으로 구원받는 데 머무르지 않고,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의 몸에 편입된다(고전 12:13). 따라서 교회는 단순한 개인들의 집합이 아니라 복음 안에서 형성된 코이노니아, 곧 교제와 참여의 공동체이다. 멀티교회 역시 성도와 성도, 성도와 공동체의 연합을 지향한다.


물론 교회의 연합은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교회는 지역 사회와도 연합해야 한다. 예수님은 아버지께서 자신을 세상에 보내신 것처럼 제자들을 세상에 보내신다고 말씀하셨다. 교회는 세상 밖으로 도피한 공동체가 아니라 세상 속으로 보냄 받은 공동체이다. 교회는 지역 사회의 고통과 필요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 가난한 자, 억눌린 자, 소외된 자 곁에 서서 복음의 사랑과 정의를 실천해야 한다. 멀티교회도 자기 보존이나 예배 공간의 확장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각 지역으로 보냄받은 교회로서 지역 사회를 섬기고, 복음의 향기를 드러내야 한다. 그래서 각 멀티교회는 이웃을 섬기는 착한 교회를 지향한다.


또한 신약성경은 교회와 교회 간의 연합을 중요하게 보여준다. 바울은 자신이 세운 교회들을 서로 고립된 공동체로 두지 않았다. 그는 갈라디아의 여러 교회들, 아시아의 교회들, 마게도냐 교회들을 언급하며 교회들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교회들은 바울의 편지를 함께 읽고 공유하고, 서로의 소식을 전하고, 필요를 채우며, 사역자를 파송했다. 바울은 디모데를 데살로니가와 고린도에 보내 교회를 격려하고 세우게 했다. 또한 마게도냐 교회들과 고린도 교회가 예루살렘 성도들을 위해 연보하도록 연결했다. 여기서 물질적 섬김도 코이노니아, 곧 교제와 참여로 이해됐다.


이런 교회 간 연합은 멀티교회의 중요한 신학적 토대가 된다. 멀티교회는 지리적으로 분산되어 있지만 동일한 복음, 동일한 성령, 동일한 비전과 사명을 중심으로 연합한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네트워크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한 몸에 속한 교회들이 서로 책임지고 협력하는 신약적 교회론의 실천이다. 각 교회는 독립성을 가지지만 고립되지 않는다. 서로의 필요를 채우고, 사역 자원을 나누며, 공동의 선교적 사명을 위해 함께 움직인다.


멀티교회와 지역 사회의 연합도 중요하다. 바울의 교회론은 각 교회가 자기 지역과 자기 공동체만 머무르는 폐쇄성을 넘어, 다른 교회와 협력하여 선교와 봉사의 사역을 함께 감당해야 함을 보여준다. 멀티교회는 여러 교회가 힘을 모아 지역 사회와 더 넓은 세상의 필요에 응답할 수 있다. 수해 피해자 지원, 전쟁으로 고통받는 이웃 돕기, 장학재단 설립, 지역 학생 지원과 같은 사역은 개별 교회의 작은 힘이 연합될 때 더 큰 영향력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이것은 복음이 개인 구원에 머물지 않고 사회적 책임과 사랑으로 확장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결론적으로, 멀티교회는 신약성경의 교회론과 선교적 교회론에 근거한 신학적 모델이다. 그것은 단순한 조직 확장이나 효율적 운영 방식이 아니다. 멀티교회는 하나님의 선교에 참여하는 교회이며, 성도 모두가 보냄 받은 자로 살아가도록 세우는 공동체이다. 또한 그리스도와의 연합, 교회 공동체와의 연합, 지역 사회와의 연합, 교회와 교회 간의 연합을 총체적으로 실현하려는 구조이다. 그러므로 멀티교회는 오늘날 교회 개척과 복음 확장의 실제적 대안이며, 하나님 나라를 지역과 시대 속에 드러내는 선교적 교회라고 할 수 있다.

배창효 목사
공주꿈의교회
사우스웨스턴침례신학대학원
한국침례신학대학교
공동 목회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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