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해가 바뀔 때마다
여러 개 멋진 수첩이 생겨요
뭐든 보장한다는 보험회사 수첩
민주화를 이끌어간다는 정당 수첩
기업로고가 세련된 다이어리
감사기도 날마다 기도 수첩
어느새 반년이 지났어요
이 많은 수첩 속 반도 못 채우고
어느 철학자가
묘비명에 썼다지요
우물쭈물하다가 이럴 줄 알았지
저의 계획이 앞섰네요
저의 생각이 더 묵직했네요.
주님
날마다 실수투성이 저를 반성도 민망하여 바닥만 보는 저를
주님의 수첩엔
사랑한다고
언제나 너는 내 것이라
아무것도 염려 말라
밑줄 쳐 놓으셨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