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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복음 5장 3절

약속의 묵상-50
최천식 목사
약속의학교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

 

조선 시대 ‘구황촬요(救荒撮要)’라는 책자가 보급됐다. 1554년 명종 9년에 승지 이택 등이 주도하여 편찬했다. 당시 조선은 연이은 흉년과 대기근으로 인해 백성들의 삶이 매우 피폐해진 상황이었다. 이 책은 흉년에 먹을 것이 부족할 때 백성들이 굶어 죽지 않도록 대용 식물을 찾는 법과 조리법을 정리해 보급한 종합 구황 전문서이다. 굶주림에 시달리는 백성들이 먹을 수 있는 식물 정보를 담았는데 무려 851종이 수록됐다. 선조들은 경험을 통해 독성을 없애는 방법과 장기간 보관하는 방법을 체득했다.


세월이 흘러 이제 한식은 세계의 주목을 받는 자랑거리가 됐다. 김치, 고추장, 된장, 간장 등 한식의 기반이 되는 ‘발효 식품’이 장 건강과 면역력에 좋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건강을 중시하는 글로벌 미식가들 사이에서 ‘기능성 가스트로노미(Functional Gastronomy)의 표준으로 대접받고 있다. 뉴욕과 파리, 런던 등 세계적인 미식 도시에서 미쉐린 가이드 별을 받는 한식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 급증했다. 전통 한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독창적인 코스 요리가 최고급 미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한식 조리법의 시작은 굶주림이었다. 풀뿌리와 나무껍질로 연명해야 했던 우리 조상들은 위험을 감수하며 산에서 찾은 식물을 밥상에 올릴 방법을 찾았다. 절박함과 간절함이 찾아낸 방법이었다.


열두 해 혈루병을 앓던 여인은 절박한 심정으로 예수님의 옷자락을 붙잡았고 그때 여인의 병이 나았다. 혈루병 여인의 절박함은 단순히 ‘몸이 아프다’는 차원을 넘어, 사회적, 경제적, 영적인 차원의 완전한 고립에서 비롯됐다. 당시 유대 율법(레위기 15장)에 따르면 유출병(혈루병)을 앓는 사람은 ‘부정한 자’로 분류됐다. 이 부정함은 전염성이 있다고 여겨져서, 여인이 만지는 모든 물건과 의자, 심지어 여인과 접촉한 사람까지도 모두 부정해졌다. 따라서 여인은 가족, 친구, 공동체로부터 철저히 격리된 채 12년이라는 긴 세월을 외롭게 홀로 버텨야 했다. 예배를 드리러 성전에 갈 수도 없는 영적 단절 상태였다.


성경은 여인이 “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마가복음 5:26)라고 기록한다. 당시의 조잡한 의술로 인해 온갖 고통스러운 치료를 견뎌내야 했을 것이고, 그 과정에서 전 재산을 탕진해 경제적으로 완전히 바닥을 친 절망적인 상황이었다. 더는 잃을 것도, 물러설 것도 없는 벼랑 끝에 선 상태였다. 사람들의 눈을 피해 군중 속에 섞여 들어가는 것 자체가 목숨을 건 모험이었다. 만약 유출병 환자라는 것이 들통나면 군중들에게 돌을 맞거나, 거센 모욕을 당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혈루증에 걸린 여인의 신앙은 맹목적인 기적이 아니라, 절박함 속에서 피어난 확신과 생동하는 믿음이었다.
“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생각함일러라.”(마가복음 5:28) 여인은 예수님께 나아가 당당히 고쳐달라고 말할 처지가 못 됐다. 자신의 부정함이 예수님께 옮겨갈까 봐 두려웠을 수도 있다. 하지만 여인에게는 ‘이분의 옷자락에 손만 대어도 나을 것’이라는 절대적인 확신이 있었다. 예수님의 능력은 나의 부정함에 오염되지 않고, 오히려 나의 부정함을 소멸시킬 것이라는 위대한 믿음이었다. 당시 예수님 주변에는 수많은 인파로 인산인해를 이루며 밀치고 밀리는 상황이었다. 12년 동안 하혈을 해 체력이 바닥난 여인이 그 틈을 뚫고 들어가는 것은 육체적으로 불가능에 가까운 도전이었다. 그러나 이 여인은 사회적 낙인과 신체적 한계라는 장벽을 오직 ‘믿음의 힘’ 하나로 돌파한 것이다. 여인이 예수님의 옷술을 만진 순간, 곧바로 혈루 근원이 마르고 병이 나은 것을 스스로 느꼈다.


이때 예수님은 그냥 지나치지 않으시고 발걸음을 멈추어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라며 여인을 찾으셨다. 예수님이 여인을 찾으신 것은 부끄러움을 주려 하심이 아니었다. 두려워 떨며 엎드린 여인에게 예수님은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마가복음 5:34)라고 선포하셨다. 예수님은 여인을 향해 ‘부정한 자’가 아닌 ‘딸아’라는 친근한 호칭을 부르시며, 그녀의 깨어진 정체성을 회복시켜 주셨다. 또한, 군중들 앞에서 공식적으로 그녀가 치유됐음을 선포함으로써, 다시 사회와 공동체로 들어갈 수 있는 법적, 사회적 통로를 열어주셨다.


열두 해 혈루병 여인의 이야기는 세상 모든 문이 닫혔을 때, 믿음으로 예수님의 옷자락을 잡는 자에게는 새로운 ‘생명의 문’이 열린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녀의 절박함은 절망으로 끝나지 않고, 예수님을 만나고 치유되는 가장 강력한 통로가 됐다. 이 여인처럼 예수님을 따르던 사람은 대부분 절박하고 그래서 간절했던 사람들이었다. 예수님은 이들을 향해 “심령이 가난한 자는 복이 있나니 천국이 그들의 것임이요”(마 5:3)라고 말씀하셨다. 심령이 가난한 사람은 하나님을 향한 간절함이 있는 사람, 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다른 것들을 포기한 사람이다. 그렇기 때문에 심령이 가난한 사람이 하나님의 나라를 얻게 된다. 오늘 하루의 삶이 절박함과 간절함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는 하루가 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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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회, 116차 정기총회 목사인준대상자 교육 실시
우리교단 총회(총회장 최인수 목사)는 지난 6월 29~30일 이틀간 한국침례신학대학교(피영민 총장)에서 목사인준대상자 교육을 개최하고, 전문 목회자로서 가져야 할 성경적 역량과 실무 거버넌스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첫날 개회예배는 총회 교육부장 윤종기 목사(서정)의 사회로 총회 전도부장 박한성 목사(세종꿈의)의 기도에 이어 총회장 최인수 목사(공도중앙)의 설교로 교육의 막을 올렸다. “성령의 권세를 받으라”(눅 24:49)란 주제로 말씀을 선포한 최 총회장은 “목회자 개개인은 던지면 깨어지는 연약한 ‘질그릇’에 불과하지만, 우리 안에 보배 되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함께 계신다는 사실을 믿을 때 사방으로 우겨쌈을 당해도 낙심하지 않는 강력한 힘이 생겨난다”며 “세속적인 유혹과 좌절을 성령의 거룩함과 평안으로 물리치고, 하나님께서 부르신 소명의 자리를 끝까지 지켜내어 승리하는 침례교 목회자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최인수 총회장의 설교가 끝난 후 총회 총무 김일엽 목사가 이번 목회자인준교육의 전반적인 사항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진 첫 강의에서 오진철 교수(한국침신대)는 성경적 직분에 근거한 전문 목회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목회 현장의 생생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