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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프진 허용 검토 논란

정부 차원에서 경구용 유산 유도제, 이른바 낙태약의 허용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라는 지시가 나오면서 생명 윤리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모자보건법 개정 전 입법 공백기 동안 의사 재량이나 약품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자, 태아 생명보호 운동 단체와 교계는 즉각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정부는 낙태약을 무조건 금지할 경우, 인터넷 직구 등을 통한 음성적인 유통이 판을 치고, 이는 적절한 진료 없는 약물 복용으로 이어져 여성의 건강을 더욱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국가가 제도권 안에서 관리 영역으로 끌어들여 위험성을 낮추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 같은 행정적 판단에 기반한 조치는 생명의 시작과 태아의 생명권을 엄중하게 바라보는 기독교계와 생명운동 단체들의 본질적인 반발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태아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거룩한 생명이며, 어떠한 정책적 편리함이나 관리의 효율성보다 우선시해야 할 절대적 존재다. 더욱이 자궁외임신 확인이나 출혈·감염 관리 등 고도의 의료적 관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충분한 법적·의료적 안전장치 없이 의사의 재량이나 행정 지침만으로 약물 처방을 허용하는 것은 여성과 태아 모두를 위험에 빠뜨리는 무책임한 처사다. 이는 2019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이어져 온 입법 공백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대책이 될 수 없으며, 오히려 모든 책임과 위험을 여성 개인에게 떠넘기는 결과를 초래할 뿐이다. 생명의 존엄성을 지키는 일은 단순히 의약품의 합법적 유통 여부를 따지는 관리의 문제를 근본적으로 넘어선다.


하지만 교계가 이러한 현안에 대응함에 있어 단지 무조건적인 반대와 거부의 목소리만 내는 정죄의 태도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정부가 왜 음성적 유통의 위험성을 언급하며 국가적 관리의 필요성을 제기했는지 그 현실적 맥락과 고민을 냉철하게 직시해야 한다. 생명 존중이라는 당위성만 내세우며 현장의 실태와 여성들이 직면한 고통을 도외시한다면 세상을 향한 우리의 목소리는 단지 메아리 없는 외침에 그치고 소통은 완전히 단절될 수밖에 없다. 지금 교계에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상대방의 우려를 존중하면서도 이성적이고 온유한 태도로 설득해 나가는 성숙한 자세다. 약물 허용이 결코 여성 건강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음을 지적하고, 생명을 살리는 길이 왜 우리 사회가 지향해야 할 더 우월한 가치인지를 논리적이고 따뜻하게 설득해 내는 영적 리더십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한국교회는 세상을 향해 대립의 포문을 열기보다 사회적 약자와 위기 임신부를 온몸으로 보듬는 실질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일에 앞장서야 한다. 낙태라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내몰리지 않도록 미혼모와 위기 가정을 위한 돌봄과 지원 체계를 교회가 먼저 구축하고, 국가가 실질적인 출산·양육 지원 제도를 확대하도록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 생명을 지키는 일은 단지 비판의 구호가 아닌 사랑의 구체적인 실천이다. 교단 안팎의 성도들이 만인제사장으로서의 사명을 자각하고 세상 속에서 생명의 가치를 설득력 있게 전파할 때, 비로소 이 땅에 참된 생명 존중의 문화가 깊이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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