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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연합

가을의 문턱에서 교단 공동체는 다시 중대한 영적 기로에 섰다. 오는 9월 14~16일 강원도 정선 하이원리조트에서 열리는 116차 정기총회는 단순한 연례 회무의 자리를 넘어, 끝모를 소모적 정쟁과 깊어진 갈등의 생채기를 봉합하고 교단이 하나로 일어서야 할 절체절명의 분수령이다. 지난 수년간 우리는 규약의 허점, 그리고 법정 공방과 대립으로 교단의 위상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뼈아픈 시련을 겪었다. 여기에 모체 신학교인 한국침례신학대학교가 대학기관평가인증 유예와 임시이사 체제라는 이중 위기에 봉착하면서 미래 목회자 양성의 근간마저 흔들리는 처지다. 이러한 복합 위기 속에서 치러지는 이번 총회는 분열을 딛고 거룩한 연합을 이뤄낼 성숙한 믿음과 제도적 결단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교회 위에 교회 없고 교회 밑에 교회 없다’는 회중주의와 개교회주의는 침례교회가 오랫동안 목숨처럼 지켜온 고귀한 정체성이자 자랑이다. 그러나 이 자율과 평등의 정신이 집단 이기주의나 법적 허점을 파고드는 정쟁의 도구로 변질할 때, 교단 공동체는 힘없이 모래알처럼 흩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총회장 선거에 단독 입후보한 김선배 목사(디딤돌 협동)는 지난 8월 25일 총회빌딩에서 열린 공개토론회를 통해 과거 수백 개 교회 시절에 머물러 있는 낡은 규약의 틀을 과감히 벗고, 복음의 원론과 사도행전적 역동성으로 돌아가 상생과 화합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청사진을 천명했다. 5년 임기 사무총장제를 통한 정책의 연속성 확보, 그리고 국가 사회안전망과 연계한 목회자 복지 플랫폼 구축 등은 개교회주의의 장점을 살리면서도 연대의 끈을 강화하려는 고심의 산물이다. 제도 개혁의 본질은 권력의 재편이 아니라 서로의 짐을 함께 나눠지는 거룩한 섬김에 있다.


반복되는 선거규약의 공백과 제도적 불안정성을 해소하는 일 또한 시급하다. 단독 입후보 시 2차 투표 규정의 부재로 혼란을 빚었던 과거의 과오를 거울삼아, 이번 총회에서는 대의원들의 성숙한 합의를 통해 규정의 빈틈을 온전히 메워야 한다. 금전과 물품 기부를 차단하고 정책 대결로 전환하려는 자정 노력 역시 결실을 맺어야 마땅하다. 무엇보다 교단 신학교의 정상화는 특정 정파나 집단의 이해관계를 떠나 전국 3500여 교회가 함께 짊어져야 할 공동의 영적 과제다. 학령인구 절벽과 교세 감소의 거센 파고 속에서 신학교를 방치하는 것은 교단의 내일을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이번 총회는 신학교 정상화와 목회자 기본 생계 대책을 향한 총체적 지원을 결의하며 교단적 역량을 결집하는 자리가 돼야 한다.


총회는 정치적 승패를 가르는 투쟁의 장이 아니라, 사마리아 여인이 물동이를 내려놓고 기쁨으로 복음을 외쳤던 것과 같은 회복과 축제의 마당이어야 한다. 교단 내 오랜 갈등과 상처를 씻어내지 못한다면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 감당해야 할 선교적 사명 역시 공허한 구호로 전락할 뿐이다. 대의원 모두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성령 안에서 하나 됨을 힘써 지킬 때, 침례교회는 한국교회 앞에 거룩한 영적 영향력을 온전히 회복할 수 있다. 분열과 반목의 낡은 옷을 벗어던지고 상생과 화합의 손을 맞잡는 성총회가 되기를 간절히 기도하며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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