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로운 퇴장

2021.02.03 15:59:12

행복한교회 행복바이러스-86

  

텔레비전 드라마 속의 주인공은 화려하게 등장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름다운 퇴장이 더 중요하다. 어떤 주인공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리얼하게 연기하다가 불행하게 퇴장하는가 하면 어떤 주인공은 해피앤딩으로 등장할 때보다 퇴장이 더 아름다운 주인공도 있다. 미국의 대통령은 세계의 대통령이라고 할 정도로 전세계에 미치는 영향이 막강한 자리이기 때문에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은 전 세계인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게 된다.

 

미국 46대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성경에 손을 얹고 선서하며 엄숙하게 취임식이 진행되는 현장에 전임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는 대통령 선거를 부정 선거라며 바이든 당선을 인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다가 지지자들이 국회의사당 난동 사건이 발생하면서 트럼프는 오랜 전통을 깨고 취임 식에 참석하지 않고 백악관을 떠나는 대통령답지 않은 모습을 연출했다.

 

75세의 고령에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는 미국의 대통령으로 4년간 재임한 것도 영광스러운 일인데 신사답게 승복하고 취임식에서 축하의 악수를 하고 물러났더라면 멋진 모습이었을 텐데 왜 저렇게 비신 사적이고 명예롭지 못한 퇴장의 길을 택했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우리는 정치인들이나 공직자들이 자신의 임무를 수행하다가 불명예스럽게 퇴장하는 분들을 볼 때가 있다. 정치인들이나 공직자들은 뇌물수수나 이성 문제로 수십 년 쌓아온 공든 탑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불명예스럽게 퇴장하는 모습을 보일 때가 있다.

 

그런데 물욕을 초월하고 이성을 초월하고 성직자의 길을 택했다고 생각하는 목사도 이성 문제로 졸지에 목회 일선에서 떠나는 분도 있고 평생을 목회하고 은퇴할 때 돈 때문에 교인들과 갈등을 빚고 평생 쌓아온 존경심을 한 번에 다 쏟아버리고 불명예스럽게 은퇴하는 분들이 있다.

 

은퇴 후에도 삶을 이어가야 하므로 돈을 무시할 수는 없지만, 욕심이 지나치면 돈은 조금 더 챙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성도들과 후배들의 존경심과 본인의 명예는 다 잃어버리게 된다.

강단에서 설교할 때는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들은 육체와 함께 그 정욕과 탐심을 십자가에 못 박았느니 라”(5:24)고 해놓고 정작 본인의 문제 앞에서는 정욕과 탐심을 다스리지 못해 명예롭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이야기를 들을 때 씁쓸하다.

 

모 목사는 은퇴한다고 아들 같은 젊은 목사를 청빙 해놓고 몇 달 만에 마음이 바뀌어 교인들은 다 은혜 받고 좋아하는 젊은 목사를 온갖 트집을 잡아 쫓아 보냈다고 한다. 젊은 목사에게는 믿었던 대선배목사에게 뒤통수 맞고 배신당한 상처를 평생 안고 목회를 하는 아픔을 주었고 교인들은 존경했던 목사의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 실망하여 교회를 떠나고 후배들에게도 실망을 주었다는 이야기가 들린다.

 

은퇴를 결심하고 후임자를 청빙하기까지 하루 이틀 생각한 것이 아닐 테고 이리 재고 저리 재고 검정하고 계산하고 따져보고 생각한 후에 결단하고 실행했으면 하나님의 종이라는 목사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번복하면 안 되는 것이다. 옛날에는 성직자라는 명칭만으로도 존경의 대상이었는데 목사도 성직자지만 오늘날 목사가 존경받지 못하고 비난의 대상이 되는 것은 스스로 명예를 지키지 못한 목사들의 책임이 크다. 목사는 자신의 이름이 더럽혀지는 불명예를 참을 수 없어 하는 도덕성을 가져야 한다.

 

성경에는 많은 재물보다 명예를 택할 것이요 은이나 금보다 은총을 더욱 택할 것이니라”(잠언22:1) 고 말씀하셨다. 많은 지도자들이 재물을 탐하다가 명예를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모습을 볼 수 있다.

 

역대 대통령들이 한나라의 대통령을 지낸 것만으 로도 얼마나 명예로운 일인가? 그런데 재물을 탐하여 퇴임 후 구속되는 불명예스러운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인간이 물욕을 물리치기가 싶지 않지만 목사는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목사가 평생을 신앙 양심을 지키며 사명을 감당했는데 은퇴하면서 물질 문제로 불명예스럽게 물러가는 것은 너무나 안타깝고 억울한 일이다.

 

교단에 연금제도가 정착되어 있고 가입한 목사나 큰 교회 목사는 원로목사나 은퇴목사에 대한 대책이 있지만 많은 목사들은 은퇴 후의 노후 대책이 제대로 되어있지 않아서 은퇴할 때 돈 문제로 갈등하고 불명 예스러운 일이 발생하기도 한다. 목사가 평생을 바쳐 목회하고 은퇴할 때 명예로운 은퇴가 되도록 교회의 중직자들은 목회에 인생을 바친 목사의 삶을 존중하고 보다 세심한 계획과 배려로 은퇴를 준비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목사는 스스로 명예로운 퇴장을 위해 마음을 비우는 훈련과 욕심을 내려놓고 올바르고 현명한 처신으로 명예롭게 퇴장하는 모습을 보여 줘야 한다.

유병곤 목사

새울산교회

관리자 기자 bpress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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