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창2:18~2:25)

2023.08.09 13:11:47

유수영 목사와 함께하는 창세기 여행 ⑧

여호와 하나님이 이르시되 사람이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아니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 하시니라
(창2:18, 개역개정)


주 하나님이 말씀하셨다. 
남자가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으니, 
그를 돕는 사람, 곧 그에게 알맞은 짝을 
만들어 주겠다.(창2:18, 새번역)

 

 

9절과 16, 17절에 3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의 중심축인 생명나무와 선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 대한 언급이 있지만 잠시 후 집중적으로 이야기하게 되니 잠시만 미뤄두도록 하죠. 18절을 보면 하나님께서 남자가 혼자 살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자신이 만든 세계에 ‘좋지 않다’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사용합니다. 이제껏 하나님이 하신 일들은 모두 좋기만 했습니다. 그만큼 완벽하게 설계하고 빈틈없이 완성하셨기 때문이죠. 그런데 2장 7절에서 창조된 아담이 혼자 있는 것이 좋지 않다고 표현하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짝을 만들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을 굳이 독신자에 대한 반대 견해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혼자 사는 사람에게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생각할 이유도 없죠. 앞서 확인했듯이 창조가 완벽한 계획에 따라 단계적으로 이뤄졌다면 혼자 사는 생활도 섭리 일부로 보는 것이 옳거든요. 좋지 않다는 표현은 창조의 마지막 단계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하나님은 남자뿐만 아니라 여자의 창조도 이미 계획해 놓으셨고 그것을 이제부터 이루어 가실 테니까요.


여자를 창조하시기 직전에 1장 26절과 유사하게 하나님의 혼잣말이 등장하는 것 또한 흥미롭습니다. 여성의 존재 목적을 남성의 배필로 낮춰보는 시선이 느껴지기도 하는데요, 여성을 비하한다기보다는 하나님이 남자와 여자 모두에게 동일한 창조 섭리를 부여하셨다고 이해하면 좋겠습니다. 하와가 아담의 갈비뼈로부터 창조됐음을 근거로 창세기가 여성을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표현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 의도와는 전혀 다릅니다. 갈비뼈는 그저 재료에 불과하죠. 아담이 흙으로 만들어졌다고 해서 흙만큼의 가치로 평가할 수 없듯이 하와도 아담 신체의 일부로 깎아내릴 수 없습니다.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를 각각 따로 만드셨다는 점과 그들에게 서로 다른 계획, 다른 특성, 다른 생김을 부여하셨다는 사실이 중요하죠. 그러니 남성과 여성은 하나님의 피조물로서 동등하게 서로를 존중해야 합니다. 23절을 보면 “…이는 내 뼈 중의 뼈요 살 중의 살이라…”라는 아담의 말이 나오는데, 하와가 자신의 갈비뼈에서 나왔다는 점을 특별하게 부각하는 것을 보면 여성에 대한 남성의 소유욕이 상당히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담의 갈비뼈를 취한 분도, 하와를 창조하며 역할을 주신 분도 모두 하나님이었음을 절대 잊어서는 안 되겠죠. 남자와 여자는 소유의 관계가 아니라 서로를 도와 하나님 나라를 이뤄가는 협력자가 됐야 합니다.

 

아담과 그의 아내 두 사람이 벌거벗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아니하니라(창2:25, 개역개정)


남자와 그 아내가 둘 다 벌거벗고 있었으나, 부끄러워하지 않았다.(창2:25, 새번역)


벌거벗었으나 부끄럽지 않았던 두 사람에게서 연합의 가치를 생각하게 됩니다. 진정한 연합은 서로에게 벗은 몸을 드러내듯 어떤 가식이나 의도 없이 순수하게 자신을 열어 보이는 행동이죠. 우리는 부부, 가족, 우정, 동업 관계, 교회 등 타인과 연합할 기회를 숱하게 마주하지만 완전한 연합보다는 내 의지와 입장을 지키며 적당한 거리를 두면서 공존할 뿐이죠. 모든 사람과 완전한 연합을 해야 하지는 않습니다. 때론 적당하게만 발을 담가야 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우리가 그중 어떤 곳에서라도 진실한 연합을 할 수 있다면, 나를 완전히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고 타인의 약함과 마주쳐도 진심으로 감싸줄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하나님이 사람을 창조하시고 허락해주셨던, 가장 이상적이면서도 근본적 가치를 담은 완전한 세상인 에덴동산이 되겠죠. 여전히 교회와도 세상과도 진실한 연합을 쉽게 하지 못하는 우리의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유수영 목사
제주함께하는교회

관리자 기자 bpress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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