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023년 12월 31일 송구영신예배를 시작으로 71년의 역사와 전통을 간직하고 있는 산양침례교회에 부임해서 교회를 살피고 성도들을 알아가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산양교회는 면 단위에 있으면서 전체 인구가 3000여 명 정도 됩니다. 교회 주변에는 초등학교와 중학교 두 곳이 있는데 전교생 다 합쳐서 60여 명이 전부입니다.
부임하고 처음 가진 마음은 ‘이런 곳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였습니다. 꿈과 비전이 없이 그냥 세월만 보내고 있는 이들을 어떻게 활력과 생명력 있는 성도로 변화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듬해인 2024년 9월, 부임 후 겨우 8개월의 시간이 지났지만 가장 파격적인 사안을 교회에 제안했습니다.
교회 역사상 한 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해외선교를 선포하고 모든 성도가 함께 협력해 줄 것을 당부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27명의 성도가 선교팀으로 자원했고, 우리는 프로그램을 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히 선교지를 돌아보고 오는 선교여행이 아니라, 현지 초등학교에 직접 들어가서 복음을 전하는 선교 문화공연 프로그램을 가지고 선교지로 나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먼저는 시골교회의 가장 큰 약점인 다음세대를 세우기 위해 점촌 시내의 가장 번화한 곳에 산양교회 비전센터를 마련했습니다. 비전센터는 아이스크림, 라면, 과자 등 간식 등을 학생들이 언제나 먹을 수 있도록 마련해 뒀고, 아무 때에나 사용할 수 있도록 출입문 비밀번호도 공유했습니다. 그리고 선교 문화공연 프로그램을 훈련할 수 있도록 한쪽 벽면을 대형 거울로 채웠습니다. 우리가 준비한 선교 문화공연 프로그램은 부채춤, 워십댄싱, 악기연주(톤차임) 그리고 복음의 핵심을 담은 스킷드라마였습니다. 모두가 처음 접하는 것이기에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중고등부 아이들과 집사님들의 적극적인 참여 속에 프로그램이 하나하나 준비해 나갔습니다. 교회에서 성탄 축하 행사를 했던 것이 20여년 전이라는 말에, 성탄전야축제를 선포하고 선교 공연프로그램 전체를 성탄전야에 공연하면서 선교 중간평가 겸 성탄축제를 진행했습니다. 성도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9월부터 12월까지 땀흘리며 준비했던 선교팀원들도 공연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그리고 2025년 1월, 5개월간의 준비를 마친 산양교회 선교팀 27명은 태국 치앙마이로 제1차 선교여행을 떠났습니다. 치앙마이에서 2곳의 초등학교, 2개의 현지인 교회에서 약 400여 명의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며 성공적인 사역을 마치고 귀국했습니다.
2025년 9월, 우리는 1차 선교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자료를 수정하며 2차 해외선교를 선포했습니다. 특별히 경북지방회 목회자 자녀 중에서 선교에 함께하기를 원하는 교회의 신청을 받았습니다. 이에 용궁교회 김현수 목사의 자녀 2명과 명호교회 이정근 목사의 자녀 1명이 자원해 총 30명의 선교팀을 꾸릴 수 있었습니다.
다음세대 모두의 항공권과 사역비 및 관광 비용은 100% 교회에서 지원했습니다. 특별히 2차 선교에는 우리나라의 전통 무술 태권도까지 추가했습니다. 놀라운 일은 선교팀에 재능을 가진 다음세대 아이들이 하나둘씩 합류하기 시작하면서 인원이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선교팀에만 다음세대가 17명(중고등부, 청년부 합)이 되는 놀라운 부흥이 일어난 것입니다.
대부분의 시골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점이 다음세대가 없는 것이라는데, 산양교회는 도리어 다음세대가 늘어나고, 그 아이들의 해외선교에 귀한 자원이 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2026년 2월 13일 금요일 밤 11시 30분, 8일간(21일 토요일까지)의 여정을 위해 30명의 선교팀은 필리핀을 향해 떠났습니다. 인천공항에서 필리핀 마닐라 아키노 국제공항으로, 다시 마닐라에서 민다나오 카가얀데오로 라귄딩건 공항까지 비행기를 2번이나 갈아타는 힘든 여정이었습니다. 13일 금요일 밤 8시부터 모여서 준비했는데, 민다나오 카가얀데오로 호텔까지 25시간만에 도착하는 대장정이었습니다. 작은 에피소드는 마닐라 아키노 국제공항에서 가져간 전자피아노의 위탁화물 거부, 집사님의 휴대폰 분실, 그리고 한 학생이 여권을 비행기에 두고 나올 뻔한 사건이 있었으나 여호와이레의 하나님, 에벤에셀의 하나님께서 모든 위기를 깔끔하게 해결해 주셨습니다.
필리핀 민다나오 카가얀데오로, 그곳에서 23년째 사역하고 있는 신학교 동기(한국침신대 92학번 이상구 선교사)의 선교센터에 본부를 차리고 15일 주일예배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필리핀선교를 시작했습니다. 16일은 전교생이 약 300명인 발루아르떼 초등학교에 들어가 준비된 모든 공연을 펼쳤고, 현지 학교에서도 2개의 전통춤을 준비해 학교축제가 됐습니다. 마지막 공연 순서는 ‘예수는 그리스도’라는 제목의 스킷드라마를 했는데, 300명이 넘는 학생들과 마을 주민들, 그리고 교사들까지 집중하여 보는 모습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18일은 이상구 선교사가 운영하고 있는 월드그레이스비전스쿨 약 150명의 학생들과 함께 했고, 현지 룸비아교회에서 선교활동을 했습니다. 19일은 끼아미스 초등학교로 올라갔는데, 이곳은 깊은 산 정상에 위치해 있어 접근이 용이하지 않아 선교팀이 13년 전에 다녀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우리 팀이 들어가 공연하는 내내 200여명의 아이들과 교사들, 그리고 마을 주민들의 눈빛은 빛나고 있었습니다. 비록 카톨릭신앙을 가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우상숭배와 융합되어 혼합종교가 된 이들, JESUS와 성경구절 등을 차량에 인쇄해 다니지만 단지 부적과 같이 인식할 뿐이라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구원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라는 절대 진리를 부정하고 죄악된 삶을 살아가고 있던 그들에게 우리팀은 구슬땀을 흘리며 예수님을 증거했습니다.
이번 산양교회 2차 해외선교를 통해 약 700여 명의 영혼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귀한 사역을 감당할 수 있었습니다. 모든 것이 다 하나님의 은혜이며, 쓰임받을 수 있음에 감사합니다. 경북 문경시 산양면, 시골 마을에 있는 작은 교회이지만, 우리의 꿈은 열방을 향하고 있으며, 우리의 비전은 땅끝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상 끝날까지 우리는 이 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다할 것입니다. 전통적인 교회에서 선교적 교회로의 탈바꿈,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담임 목회자의 살아있는 영적 리더십과 추진력이 침체해 있던 교회에 생기를, 잠들어 있던 성도들의 가슴에 불을 일으켰던 것입니다. 시골교회라서 다음세대가 부흥하지 못한다는 핑계를 내려놓고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 일하기 시작하면, 하나님은 일꾼도, 물질도, 능력도 더하신다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우리 산양교회는 계속해서 달려갈 것입니다. 주님 다시 오실 그 날까지 십자가의 전사들이 되어 나아갈 것입니다.
장동업 목사
산양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