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 이런 나라가 있으면 믿을 수 있겠는가? 병원비 공짜, 교육비 공짜, 세금 없음, 한 가구당 한 명의 가정부 지원, 결혼하면 주택 제공, 매년 생활비 1억 원 지급 등 누구나 한 번쯤은 꿈꾸며 살고 싶은 나라일 것이다. 그런데 실제로 이런 나라가 존재한다. 지상낙원이라고 불리었던 이 나라는 호주에서 북서쪽으로 3,260㎞ 떨어진 거리에 위치한 총면적 21㎢로 울릉도의 1/3 크기의 작은 섬나라, 나우루 공화국이다. 나우루 공화국은 총인구가 9,000여 명인 세상에서 세 번째로 작은 나라이다.
나우루 공화국은 지폐를 휴지로 사용할 만큼 부유한 나라였다. 작은 섬나라인 나우루 공화국이 어떻게 세계 최고의 부국이 된 것일까? 그것은 놀랍게도 ‘새똥’ 때문이다. 나우루섬은 새똥 섬이라고도 불린다. 원래 산호초로 이루어진 이 섬에 많은 새들이 오랜 세월 똥을 싸게 되었다. 그 ‘새똥’은 화학적 작용을 일으켜 인광석이 됐으며, 그 위에 사람이 살게 된 것이다. 인광석은 비료의 주원료가 되는 인산염을 함유한 광석이다. 20세기 폭발적으로 증가한 인구의 식량을 충당하기 위해 사람들은 척박한 땅을 개간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척박한 땅에서 풍족한 수확을 얻기 위해서는 비료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나우루 공화국에서 나온 인광석은 순도 100%의 인산염을 함유한 광석으로 아주 비싼 값으로 거래가 됐다. 당시 비료의 수요가 엄청났기에 인광석은 돈이 있어도 사지 못하는 귀한 광물이 됐다. 그런데 나우루섬 전체가 그 귀한 인광석으로 이뤄져 있었다. 곧바로 채굴 작업이 이뤄졌고, 나우루 공화국은 파기만 하면 인광석이 쏟아져 나왔다. 인광석을 전세계에 수출해 막대한 수익을 올린 나우루 공화국은 하루 아침에 돈방석에 앉았다. 인광석 수출이 한창 이뤄졌던 1980년대 나우루 공화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2만 달러에 육박했다. 당시 일본의 1인당 국민소득이 9,834달러, 미국이 12,249달러였던 것을 감안했을 때, 나우루 공화국은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나라 중 하나였다. 얼마전 까지만 해도 물고기 잡아서 생활해야 했던 섬나라의 가난한 주민들이 갑자기 인광석 덕분에 부자가 된 것이다. 정부는 인광석으로 벌어들인 돈을 9,000여 명의 주민들을 위해 전부 사용했다. 정부의 정책은 매우 파격적이었다. 국가에 돈이 넘쳐 세금을 거둬들일 필요가 없었던 나우루공화국은 직접세, 간접세를 비롯한 모든 세금을 없앴다. 전면 무상교육을 실시했으며, 원하는 사람들은 외국 유학까지 공짜로 보내줬다. 병원비 또한 전부 국가에서 부담했다. 미혼 남녀가 결혼식을 올리면 정부는 방 두 칸에, 거실과 부엌이 달린 집을 제공했다. 전 국민에게 매년 한화로 1억씩 생활비를 지급했다. 국가를 운영하는 데 필요한 모든 일에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했다. 나우루 국민들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해마다 나라에서 나오는 돈으로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면서 즐겁게 보냈다.
그런데 이러한 나우루 공화국의 부유한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영원히 계속될 것 같았던 인광석은 20여 년의 채굴을 통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인광석으로 인한 수입이 줄어들면서 정부는 재정적 확보를 위하여 마피아 및 범죄 집단들의 돈을 세탁해 줬다. 조세피난처 역할까지 하면서 무리하게 범죄자들을 비호해 준 결과, 나우루 공화국은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게 됐다. 국민들은 일하기 싫어하고 부유한 생활에 도취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아무 재능도 개발하지 않아서 인해서 나라 전체가 세계에서 가장 빈곤하고 범죄가 만연한 국가로 전락해 버리고 말았다. 지상의 천국이라 자처했던 나라가 지상의 지옥으로 전락하는 데에는 몇십 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오늘 말씀은 게으른 자의 욕망이 자기를 죽인다고 하였다. 여기에 사용된 ‘게으른 자’라는 단어는 히브리어로 ‘아셀’이라고 한다. 이 단어는 게으른 사람, 나태한 자를 가리키며 일을 미루거나 행동에 나서지 않는 사람을 묘사할 때 사용된다. ‘게으른 자’인 ‘아셀’은 ‘빈둥거리다’, ‘한가하게 기대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에서 왔다. 게으른 자는 빈둥거리며 한가하게 기대어 있는 자 이기에 급한 것도 없고, 뭔가 할 것도 없는 상태인 것처럼 보여 그의 마음은 어떤 욕구나 욕망도 없는 상태인 것처럼 느껴진다. 그런데 성경은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게으른 자의 내면 즉 마음의 상태가 어떠한지를 드러내 주고 있다. 그는 한가하게 보이고 할 일이 없고 무료한 모습으로 빈둥거리고 있음에도 그의 마음은 ‘욕망’으로 가득하다는 것이다.
‘욕망’은 히브리어로 ‘타바흐’라고 한다. 이 단어는 기본적으로 강한 욕망이나 갈망을 의미하며, 특히 육체적이거나 감정적인 욕구를 나타낼 때 사용한다. 성경에서는 이 단어가 자주 부정적으로 사용되어 무절제한 욕망, 탐욕, 혹은 욕심으로 해석된다. 욕망이라는 것은 하고자 하는 의지이며, 가지고자 하는 욕구이다. 여기에 사용된 단어는 무엇인가 부정한 것을 심하게 갈구하는 탐욕스러움을 뜻한다. 욕망이라는 단어는 심하게 갈구하며 얻고자 애를 쓰는 것이며 탐욕스러움으로 가득한 모습을 묘사한다. 그 마음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않고 심하게 요동치는 상태인 것이다. 게으른 자가 그의 마음에 품는 욕망은 탐욕이며 이것은 부정적인 것이며 옳지 않은 것일 뿐만 아니라 하나님 앞에 죄악인 것이다.
‘공짜면 양잿물도 마신다’는 속담이 있다. 이 말은 공짜라는 이유만으로 그 물건이나 행위가 위험하거나 해로울지라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그 양잿물이 자신을 죽이지만, 공짜기 때문에 마시는 인생은 참으로 어리석은 인생이다. 공짜로 주는 것을 조심해야 한다.
정치인들이 자꾸 나라의 세금을 마치 자신들이 선심 쓰는 것처럼, 국민들에게 무상으로 현금을 주려고 하는데, 무상으로 주어지는 것에 대하여 경계심을 가져야 한다. 게으름은 미련함이며 근면함이 지혜이다. 게으른 개인은 망하고 근면하지 못한 백성에게는 소망이 없다. 오늘 하루의 삶이 게으름과 탐욕을 경계하고 수고의 땀방울을 흘리는 하루가 되기를 소원한다.
최천식 목사
약속의학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