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한 달 동안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극동방송 지하 1층 극동갤러리에서 특별한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86세의 노장 트루디 킴(Trudy Kim) 작가와 31세의 발달장애 화가인 이병찬 작가의 깊은 감성과 철학이 담긴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트루디 킴 작가는 모두가 차별없이 어우러져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공동체를 꿈꾸며 수원중앙기독유치원을 설립했다. 수십년간 교육자로서 매일 주어진 사명을 묵묵히 감당하던 가운데 오랜 항암 치료 후 건강히 급격히 악돠 되자 다른이들에게 부담이 될까 말을 줄여갔다. 그러던 중 그림을 접하게 됐다. 처음에는 익숙지 않은 근육을 사용하느라 도움을 받으며 서툰 손길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지만, 시간이 흐르며 점차 그림을 통해 마음을 표현하는 법을 터득하며 그림은 새로운 대화의 방식으로 그녀의 삶속에 자리잡았다.
이병찬 작가는 3세 때 자폐 판정을 받았으며, 어머니와의 소통을 위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시간이 흐르면서 그는 그림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익히며 전문 작가로 성장했다.
이번 전시회의 작품들은 일상 속에서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사소한 것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감성을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꽃, 연필, 마늘, 안경, 빵, 커피 잔 등 평범한 사물들이 두 작가의 시선을 통해 새로운 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으로 탄생했다.
트루디 김 작가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작품들을 통해 소소한 삶을 돌아보며 일상 속에서 희망의 꿈을 찾기를 바란다”고 전시의 목적을 밝혔다.
트루디 킴 작가는 평생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통합교육을 실천해 왔다. 1978년부터 2017년까지 중앙기독유치원의 원장으로 39년 동안 재직하며 모든 학생을 차별 없이 가르쳐왔다. 이병찬 작가 또한 그녀의 교육을 받으며 성장했다. 이 작가는 그녀로부터 차별 없는 교육을 받은 결과 전문 작가로서 발돋움할 수 있었다고 고백했다.
트루디 킴 작가는 “우리에게는 다 장애가 조금씩 있다. 장애가 무엇이든 같이 살고 같이 도와야한다. 천천히 가도 괜찮다. 함께 가면 된다”고 강조하며, 장애아동들이 비장애 아동들과 동등한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꾸준히 힘써왔다.
한편, 장애아동들이 비장애 아동들과 함께 똑같은 교육을 받도록 교실의 문턱을 없애고 장애학생들을 위해 평생 애써온 트루디 킴 작가가 설립한 중앙기독유치원으로부터 시작된 중앙기독학교는 최근 ‘1004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장애를 가진 학생들이 사회에 원활히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통합형 특성화학교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한 또 하나의 희망의 다리가 될 전망이다.
트루디 킴 작가와 이병찬 작가의 특별한 작품전 ‘말, 그 이상의 대화’는 오는 2월 28일까지 극동갤러리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범영수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