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윤 목사
순회선교사
동아프리카에서 태어나고 자라서 그곳에서 목장의 주인이 되어 양을 쳤던 필립 켈러(Phillip Keller)는 그의 목양 경험을 바탕으로 목자의 시로 유명한 시편 23편을 묵상하는 책을 저술했는데 우리나라에는 “양과 목자(A shepherd Looks at psalm)”로 번역되어 있습니다.
그는 본서에서 양들에게 독특한 습성이 있다고 했는데, 시편 23편 2절의 “그가 나를 푸른 초장에 누이시며”를 설명하면서 양은 본래의 생리상 네가지 조건을 충족시켜 주지 않는 한 절대로 눕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첫째, 양들은 겁이 많은 동물이어서 모든 두려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눕지 않고 둘째, 집단생활을 하는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자기들끼리 싸우면 눕지 않으며 셋째, 파리나 기생충 등 벌레 때문에 아프거나 괴로울 때도 자리에 눕지 않고 넷째, 배부르게 꼴을 먹지 않으면 절대 눕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따라서 양들을 편히 눕게 하려면 네 가지 조건을 충족시켜 줘야 하는 데, 그게 목자의 사명입니다. 양들에게 필요한 것은 두려움과 긴장감과 괴로움과 배고픔에서 벗어난 자유와 만족감입니다. 양들을 모든 염려와 두려움에서 놓임을 받게 해 줄 수 있는 이는 오직 그 양의 목자 외에는 없음을 아는 게 중요합니다.
다시 말해 그 양들이 평안을 누리느냐 아니면 불안하느냐는 것은 전적으로 목자에게 달린 것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베들레헴의 들판에서 아버지의 양을 쳤던 다윗은 양의 특성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을 터입니다. 그래서 목자였던 그는 하나님의 양 떼인 이스라엘 백성들을 어떻게 이끌고 섬겨야 할지도 잘 알았을 것입니다.
그 점을 높이 사신 하나님께서는 일개 시골의 목동이었던 그를 일약 한 나라의 지도자로 우뚝 세워 주셨습니다.
“또 그의 종 다윗을 택하시되 양의 우리에서 취하시며 젖 양을 지키는 중에서 그를 이끌어 내사 그의 백성인 야곱, 그의 소유인 이스라엘을 기르게 하셨더니 이에 그가 그들을 자기 마음의 완전함으로 기르고 그의 손의 능숙함으로 그들을 지도하였도다”(시편 78:70~72) 오늘날 곳곳에서 울부짖는 양의 울음소리가 들려옵니다.
그들은 눕지 못하고 두려워하며 영적으로 기갈 들려 있습니다. 이는 목자들이 자기에게 맡겨진 사명을 잘 감당하지 못한 결과입니다.
양 떼를 푸른 초장으로 인도해서 그곳에 편안하게 눕게 하고 쉴 수 있는 안식을 줘야 하건만 오늘날 초장은 말랐고 우리는 무너지고 있으며 양들은 여기저기로 흩어져 방황하는 무리들이 늘어만 가는 시대가 됐습니다. 다시 떠나간 양들이 푸른 초장으로 돌아오도록 다윗처럼 목자의 사명을 기쁨으로 온전히 잘 감당하길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