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 부는 밤이면 밤새
그 바람이 오는 잠 괴롭히며
십자가 탑 사이로 지나갈 때
세어보다 만져보다 아침을 맞이했다
십자가 날아갈까 쓰러질까 그러다가
바람 잔잔해지는 밝은 아침 태양일 때
십자가가 덥석 안아 주니
묘한 십자가에 취해 내려놓을 수 없었던
흥분
어찌하오리
흔들리는 십자가
내려버리고 싶은 사사로움이여
원하는 대로 부는 그 바람
바람 아니겠는가
바람은 바람이었고
십자가는 십자가 아니었는가
부는 바람에 흔들리는 십자가여 너
흔들려야 만이 십자가 되는 것
바람 불어야 십자가가 우러나오는 것
묘한 십자가는 묘한 바람을 안고 살아간다네
시인은 목산문학회 회원으로 국민일보 신춘문예 신앙시 부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다. 순천교회를 담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