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교회는 선교적 공동체

  • 등록 2022.03.29 12: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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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선교를 돌아본다 - 3
최초 군인교회 모델은 사도행전 백부장 가정

필자가 초임 군목으로 부임했을 당시가 기억난다. 기억하기에는 근무하는 부대의 지휘관께서 1984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선수가 군인 신분으로 수상 인터뷰 때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라는 말을 하는데 성직자인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내게 물었다. 이 화두를 가지고 군인교회 사역을 시작하면서 스스로 느끼는 또 하나의 화두는 군인교회란 무엇인가였다. 1980년대만 해도 민간교회와 군대교회를 구분해 ‘군대교회도 교회인가?’라는 약간의 비하가 섞인 듯이 바라봤고 또 열등한 교회인 것처럼 느끼는 분위기가 컸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러한 질문을 던지는 고위 지휘관이나 군인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거의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유야 여러 요인이 있겠지만 그 중의 하나는 그만큼 군대 내에서 교회가 성공적으로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군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말하는가? 장벽 밖에서 장벽 안으로 들어오는 것으로써 통제와 규율의 익숙하지 않은 군 문화에 적응하기가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겪는 위기는 신앙적 위안을 찾는 좋은 기회가 된다. 특별히 신병훈련 과정에서 점점 미래의 불안, 사회적 격리, 수용 받지 못한 존재에 대한 소외감 등을 느낀다. 이런 과정에서 대부분의 병사가 이때 교회를 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다. 


이 과정이 또한 대단히 중요한 신학적 접촉점이 일어나는 기간이다. 내가 왜 여기 있지? 라는 질문과 함께 징집되어 온 상황하에서 겪는 모든 고뇌와 고통 그 자체로부터 신앙적인 접촉점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군은 명령을 최우선으로 하는 계급사회이다. 명령과 복종이 근간을 이루는 곳으로 강한 군대는 철저하게 상부의 명령에 일사분란하게 잘 정립된 군대를 의미한다.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의 명령에 복종하는 관계 속에서 책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군인이 명령에 복종하는 그 책임을 다하지 못할 때 군인 됨을 포기하는 것이다. 군인은 그 책임의 소중성을 안다. 따라서 그리스도인들도 명령과 복종의 본질과 의미와 책임성에 있어서 군인의 명령과 복종의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  


또한 군은 끊임없이 공동체성을 훈련한다. 지휘관을 중심으로 하나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부대를 육성하기 위해 평상시 훈련한다. 상하부대원들은 유사시 생사와 고락을 함께 나누는 한 운명 공동체로서의 결속을 위해 훈련하고 그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군인은 공동체성이 무엇인지 안다. 함께 공동의 목적을 위해 훈련하고, 함께 생활하는 공동체를 경험한다. 그래서 군대가정, 전우애라는 말을 한다. 이렇게 군인들에게 공동체성은 대단히 유용한 신학화의 자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군 환경 속에 군인들을 대상으로 한 진중교회의 형태에 대해서 군인신자들을 위한 군인교회 신학이 필요하다. 군 성직자들이 군에 들어오기 전까지 군인교회에 대해 배워보거나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사역에 혼란을 경험하게 된다. 하나님의 가장 큰 능력은 은사로서 나타난 것이 아니라 교회로서 나타난다. 은사만 가지고 세상을 이길 수 없다. 은사만 가지고 능력을 받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다 실족했다. 그들은 개인의 유익만 추구했지 교회를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래서 교회를 세워야 하며 교회를 세워야 세상을 이길 수 있다. 


군대 속에 교회가 있다는 것은 굉장한 선교적 기회이다. 성경에서 최초의 군인교회 모델은 백부장 가정(사도행전 10장)에서 찾을 수 있다. 그는 로마군의 지휘관이었다. 구제와 선행이 많은 점령군 지휘관으로서 점령지 백성의 신임을 받고 있었다. 그는 기도하는 백부장으로 특별한 계시를 통해 베드로를 초청해 그의 온 일가와 가족들이 침례를 받았다. 아울러 성령의 부으심을 받게 되고 이에 이방인들도 놀라게 된다. 고넬료와 친척과 친구 그 가운데 모인 모든 사람들이 성령을 받게 되고 침례를 받으니 바로 이것이 초기 신앙공동체로서의 초기교회의 모습이며 군인교회의 신약적 태동이라 볼 수 있다. 


필자는 선교적 공동체로서의 군인교회의 중요성에 대해서 강조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우리는 서구의 신학적 전통에서 개인주의 교회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주후 1세기 교회의 탄생은 공동체로서의 교회였음을 알 수 있다. 에덴동산에서 사탄이 공격한 첫 번째 대상은 바로 공동체였다. 죄는 남자와 여자를 갈라놓았고, 남자와 여자는 서로를 볼 때 더 이상 한 몸으로 보지 못하고 경쟁자로 보게 됐다. 타락의 결과로 지옥의 세력에 대한 교회의 방어체계 가장 약한 부분이 바로 공동체 영역이다. 


군대는 공동체성을 가진다. 그러나 군대공동체와 교회공동체와는 다른 길을 걷는다. 군대는 계급구조, 경쟁구조, 계층구조를 통한 통치권과 지배의 모델을 따른다. 반면에 교회는 하나님이 태초에 세우신 상호순종과 상호 종 됨의 모델을 따른다. 성경이 말하는 참된 공동체는 서로 순종하고 서로 종으로 섬기는 태도인 것이다(마 20:26~27, 롬 15:1~2, 갈 5:13~14, 엡 5:21, 빌 2:1~5). 


예수님은 그리스도인의 참된 공동체의 조직의 기초로서 계급구조적인 모델을 단번에 물리치셨다. 그리고 그 대안으로서 ‘아래로 내려가는 움직임’의 모델을 제시했다. 


이 모델은 가장 낮은 자리까지 내려오신 겸손의 여정을 본뜬 것이다(마 20:26~28). 군인교회는 참된 공동체를 세우는 일을 우선적으로 담당해야 한다. 성령의 원리를 따라 공동체를 세워 나가는 것은 예수를 따르는 참된 군인의 상이며 성화의 사역을 감당하는 것이다. 


교회의 본질은 선교이다. 교회가 지속적으로 선교에 헌신하는 이유는 선교는 교회가 본래적으로 가지고 있는 생명이며 본질이기 때문이다. 교회가 선교를 잃어버리면 공동체성은 물론이고 교회의 신앙, 신학, 마침내 교회의 생명까지 잃어버린다. 군인교회는 철저히 선교 지향적이다. 선교의 대상이 분명하며 동일집단 구조 속에서 선교의 목표와 비전을 공유한다.


현재 대한민국의 군인교회에서 전개하고 있는 군선교 비전2030 달성의 핵심은 선교적 공동체로서의 군인교회가 그 중심에 있다. 과거의 비전2020이 파라처치 선교 운동이었다면 지금의 비전2030은 군인교회를 중심으로 한 사역이 중심이다.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군인교회 예배나 사역이 위축돼 고사 지경에 이르고 있는 안타까움을 타개하고자 2021 성탄절을 맞아 성탄장병 선물보내기 운동을 전개해 군인교회에 선물을 배급한 것은 군인교회 예배를 회복하기 위한 간절함 때문이었다. 


군인교회를 사역하고 있는 침례교단의 13명의 군목들과 50명의 군선교사님들이 선교적 열정을 가지고 헌신하고 있다. 군인교회가 살아야 군복음화를 통한 민족 복음화 비전 2030을 달성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선교적 공동체로서 군인교회가 중심에 있어야 하고 군인교회를 기도하고 지원하는 일은 다음세대 청년을 살리는 소중한 사역이기에 더 많은 기도와 교단적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군경선교회 후원 
농   협 : 407-01-216478 
예금주 : 군경선교회

 

서용오 목사
군경선교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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