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성경이 우리에게 오기까지(20)

  • 등록 2025.02.25 15:5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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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새빛” 선교사들


이삭에게는 일본 규슈의 나가사키현이 다른 나라로 갈 중간 정착지였다. 잠시 나가사키에서 거주하던 이삭은 갑자기 개신교회의 주일예배를 가고 싶었다.


그는 유대인이었지만, 인도에 있을 때 유대인이었지만, 개신교회를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개신교의 교리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게 됐다. 그때의 호기심이 다시 발동하여 나가사키에 소재한 개신교회 주일예배를 가려고 한 것이다.


1895년 4월 7일 주일 아침, 이삭은 개신교회를 찾아가 예배를 드렸다. 그 교회에서 이삭은 그의 일생을 바꾸는 운명의 만남을 갖게 됐다. 바로 알버터스 피터스 선교사와 만나게 된 것이다. 알버터스 피터스 선교사는 네덜란드계 미국인으로 일본 나가사키에서 선교사역을 감당하고 있었다.


그는 예배 후 이삭에게 기독교 교리에 대해 배우지 않겠냐고 제안했고, 이삭은 이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교리를 배우면서 이삭은 다른 나라로 가려는 일정을 늦추고, 나가사키에서 일자리까지 구하면서 기독교 교리를 세밀하게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약 9개월이 지난 1896년 1월, 이삭은 피터스 선교사에게 침례를 받게 됐고, 유대교에서 기독교로 개종했다. 그러면서 자신에게 침례를 준 피터스 선교사의 이름을 따라 ‘이삭 프롬킨’의 이름을 버리고 ’알렉산더 알버트 피터스‘로 개명하게 됐다. 그것은 이제부터 선교사가 되어 예수님의 복음을 위해 살겠다는 귀한 다짐이었다.


피터스의 인생이 바뀌게 된 나가사키는 일본에서 가장 천주교 신자가 많은 지역 중 하나다. 2025년 1월 기준으로 나가사키 인구가 124만 명인데, 이 중에서 4.5% 정도인 약 55,000명이 가톨릭 신자다.


일본 전체 인구(1억 2000만 명)의 가톨릭 신자가 0.5%인 약 60만 명이니까, 신자 수로는 도쿄도 다음으로 많다.
나가사키는 항구도시이기에 일본 내에서 기독교가 가장 번성한 곳인 동시에 박해와 순교가 극에 달했던 지역이다. 일본의 가톨릭 역사는 1549년 예수회 선교사인 프란치스코 하비에르가 사츠마국과 오스마국(두 개 지역 모두, 현 가고시마)에 도착하며 시작됐다. 이후 수많은 로마 가톨릭 선교사들이 일본에 와서 복음을 전하기 시작했다.


로마 가톨릭 선교사들은 선교활동만 한 것이 아니라, 노예 제도라는 구조에 맞서 싸우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가톨릭교회는 1587년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가톨릭을 금지하는 명령인 바테렌 추방령(바테렌 : 포르투갈어로 신부)을 내리면서 탄압받기 시작했다.


1597년 2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가톨릭 전파를 막기 위해 26명의 가톨릭 성직자와 신자를 잡아서 나가사키의 니시자카 언덕에서 처형했다. 교토와 오사카 등 전국 각지에 있는 가톨릭 신자를 잡아서 귀, 코를 자르고 맨발로 나가사키의 니시자카 언덕까지 걸어오게 해서 처형한 것이다. 이후에도 1614년까지 수십명에 달하는 가톨릭 순교자들이 있었다. 그중 절반 이상은 나가사키에서 순교했다.


안타깝게도 이들이 당했던 고문은 너무도 잔혹했다. 일본의 규슈는 아소산과 같은 활화산이 많아 온천이 유명한 것인데, 나가사키에도 온천으로 유명한 운젠시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은 해발 1483m의 활화산인 운젠산이 있다.


이곳에서 흘러내리는 뜨거운 온천에 가톨릭 신자들을 ’넣다 뺐다‘를 반복하며 화상을 입히고 극심한 고통을 주면 잔혹하게 죽였다. 이 형벌을 우리식으로 말하면 지옥형벌(지고쿠 세메 : 地獄責)이라고 말한다. 이 형벌을 받으면서도 신자들은 신앙을 지켰다. 그래서 운젠 온천지역에는 가톨릭 신자들을 추모하는 순교비 등이 남아 있다.


나가사키현의 나가사키시 뿐만 아니라 시마바라시, 또 아랫동네의 구마모토현의 아마쿠사시에서도 가톨릭에 대한 박해와 탄압이 심했다.


일본 작가 엔도 슈사쿠의 소설 ‘침묵’에는 당시 나가사키의 박해 상황이 잘 묘사되어 있다. 당시 공식적으로 가톨릭이 금지됐으나 많은 신자들이 비밀리에 신앙 활동을 지속할 방법을 찾아냈었다. 정식 성직자나 따를 규율이 없는 상태에서 나가사키의 가톨릭은 자체의 고유한 형태로 발전하기 시작했다.


이후 ‘메이지 유신(1868년 시작 : 19세기 일본이 에도시대의 막부(幕府)를 타도하고 중앙집권체제를 복구해 정치, 경제, 문화 전 분야에 걸쳐 근대화를 성공시킨 일련의 개혁을 의미한다. 이를 통해 일본은 식민지가 아닌 아시아의 새로운 강대국으로 성장하게 된다)’으로 일본이 개방되고, 1873년 공식적으로 가톨릭 등 종교에 대한 금지가 철폐됐다. 오랫동안 비밀리에 신앙 활동을 해왔던 가톨릭 신자들은 이때부터 공개적으로 자유롭게 신앙생활을 할 수 있게 됐다.


19세기 중반 이후 나가사키를 중심으로 많은 성당이 세워졌고,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성당은 나가사키 중심부에 위치한 오우라 성당이다. 현재 일본의 국보 가운데 유일한 서양식 건물이기도 하다.


나가사키의 기독교 박해 역사와 약 270년간 숨어지낸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 전승은 2018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유엔 교육 문화 과학 기구)으로 등재됐다. 그래서 일본의 많은 미션스쿨은 나가사키로 수학여행을 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 침례교 목사님들도 기회가 된다면, 가족여행 혹은 지방회 워크숍으로 나가사키를 방문해 신앙의 역사를 느끼고 배울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계속>

백정수 목사
더가까운교회

관리자 기자 bpress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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