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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증후군(1)

누가복음 10:41에 예수님의 방문을 받은 마르다는 음식 장만하는 일로 마음이 분주했다고 한다. 그런데 동생 마리아는 자신을 도와 줄 생각을 하지 않고 예수님 발아래서 말씀을 듣고 있는데 그것이 마르다의 마음을 불편하게 했다.


자신의 집에 귀한 손님이 오셨으니 음식을 마련해야 하는데 동생이 돕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예수님께 청원한다. 동생 마리아에게 나를 돕도록 말씀해 달라고 그러나 엉뚱하게도 예수님은 마르다를 편들지 않고 오히려 마르다를 책망하신다. 이유는 네가 많은 일로 염려하고 분주하다는 것이다.
그러시면서 한 가지 일로 족하다고 말씀하시는데 네가 하는 일 즉, 음식 만드는 일에만 전념하라는 말씀이다. 아마도 마르다가 자신의 일인 음식 만드는 일에만 집중했다면 예수님께서 마르다가 준비한 음식을 드시면서 칭찬하셨거나 감사하셨을 것이다.


우리들도 마르다처럼 이러한 실수를 할 때가 있다. 자신이 해야 할 일을 기쁨으로 일하기보다는 다른 사람이 자신의 일을 돕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일이다. 혹 명절 때마다 음식 만드는 일로 인해 다투거나 마음 상한 경험은 없는가?


마르다처럼 당연히 자신의 해야 할 일을 하면서 가족이 자신을 돕지 않는다고 불평하거나 원망하는 일은 없었는가? 그리고 다른 사람은 놀고 있는 것 같아서 자꾸 간섭하거나 불평한다. 그래서 자신이 하는 일에도 짜증을 낸다. 그것이 자신의 일을 하면서 불평했던 마르다의 잘못이었고 그것이 잘 못사는 일이다.
그러나 마리아는 지금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있다. 자신의 일에 집중하는 사람은 불평하지 않는다. 옆을 돌아 볼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오직 한 가지 일에 집중하며 사는 사람은 복잡하지 않다. 염려도 많지 않다. 오히려 훨씬 가볍게, 훨씬 쉽게 살 수 있다.
추석이 지났다. 명절만 되면 음식 장만하는 일로 형제간이나 동서간에 혹은 고부간에 고통을 경험하는 가정들이 많다. 자신이 해야 할 마땅한 일을 하면서도 가족들이 돕지 않는다고, 나만 일을 시킨다고 불평하거나 원망하는 일로 관계를 아프게 하거나 즐거워야 할 명절이 원망과 불평으로 얼룩지는 경우가 있다. 명절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축복의 날이다. 분주하고 바쁜 일상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가끔은 원 가족을 돌아보고 섬기라고 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이다. 또한 여러 날 쉴 수 있는 연휴는 하나님의 은혜임에 분명한다.


그 뿐인가? 보고 싶고 만나고 싶었던 사랑하는 부모님과 형제들을 만나서 삶을 나누고 봉사하고 사랑할 수 있는 명절이니 어찌 감사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갈등과 고통 속에서 명절을 보내는 일반 가정들과는 달리 우리 믿음의 가정들은 그리스도인의 품위를 잃지 않고 사랑과 섬김의 본을 보이는 기쁨과 감사와 즐거움의 명절을 보내었으리라 믿고 싶다.


또한 명절을 보내고 나면 평상의 마음으로 돌아와 일상의 주어진 업무에 성실하게 임해야 한다. 명절을 지나고 난 뒤에 평상의 마음으로 돌아오지 못하여 힘들어 하는 분들이 간혹 있다.
소위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이유이다. 어지럼증을 호소하기도 하고 두통이나 소화불량, 복통이나 손발마비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더 나아가 호흡곤란, 심장의 두근거림 등이 나타나며 심하면 입원 치료를 받는 분들도 있다. 이런 증상은 경쟁심이 많거나, 소심하고 예민한 성격의 주부에게서 특히 많이 나타난다.


특히, 결혼 초년생이거나 시댁과의 갈등이 있는 며느리들에게 이런 증세가 더욱 심하다.
어느 조사 기관의 발표에 의하면 주부들이 겪는 명절 증후군은 ‘과도한 일거리’가 가장 큰 원인이고, 이를 해소하는 방법으로 ‘가사노동 분담’이 1위로 꼽혔다. 명절증후군의 원인으로 응답자의 52%가‘과도한 일거리’를 지적했고, 23%가 부모님 선물이나, 용돈, 교통비 등과 같은 비용지출의 부담‘을 23%로, 13%가 `시댁 식구들과의 불편한 관계’를 꼽았다. 또한 명절증후군의 증상으로는 응답자의 31%가‘`남편과 가족에게 신경질을 부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2위는‘가슴이 답답하고 짜증을 낸다’로 27%,`두통이나 어깨가 결린다’라는 답이 19%로 3위로 나타났습니다. 명절증후군 해소방법으로는 응답자 중 42%가 `가사노동분담‘이라고 답했다. 2위는‘남편과의 친정방문’, 3위는‘남편의 따뜻한 말 한마디와 연극·영화관람 혹은 외식’으로 각각 19%와 15%가 응답했다.


그러나 명절 증후군은 부부에게만 있는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명절 증후군으로 힘들어 하는 분들이 또 계신다. 바로 우리의 부모님들이다.
명절이 지난 뒤에 고향에 남아있는 부모님의 그 공허함은 며느리 증후군보다 훨씬 더 심각한 수준임을 자녀들은 알아야 한다.


출가한 자녀들을 그토록 기다려 왔던 명절, 그 시끌벅적한 명절이 끝나면 우리의 부모님들은 밀려오는 외로움과 공허함을 이기지 못해 심지어 우울증으로 발전되어 고통해 하는 부모님들이 계시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 자신의 힘듬과 어려움만 생각하지 말고 연로하신 부모님이나 시부모님의 외로움을 알아드리고 자주 전화를 드려서 격려해 드리는 성숙한 자녀들이 되기를 바란다.


또 하나 이야기 하고 싶은 것이 있다. 명절만 되면 마치 가녀린 우리네 여성들이 혹사라도 하는 것처럼 이야기되는 일이다. 
설과 추석 같은 우리 전래의 대 명절이 우리의 여성들을 혹사시켜 괴롭히는 연례적 천덕꾸러기로 전락된 것 같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해마다 명절만 되면 언론이 다투어 보도하는 명절증후군…. 물론 명절이 되면 평상시보다 수고하며 고생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렇다고 소수 사람들이 겪는 일을 마치 모든 사람이나 많은 사람들이 겪는 일인 것처럼 보도하거나 이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이희범 목사 / 지구촌가정훈련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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