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적 차원에서 추진되고 있는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 구축 사업은 단순한 산업단지 조성을 넘어 국가 균형 발전이라는 거시적 차원의 결단이다. 수도권 과밀화와 독점 현상이 몰고 온 지역 불균형은 국가적 역동성을 떨어뜨리고 지방 소멸을 가속하는 치명적인 원인으로 지목되어 왔다. 특정 지역에 자본과 인프라가 집중되는 구조적 왜곡을 바로잡지 않고서는 대한민국 전체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는 절박한 인식에서 비롯된 조치다. 이러한 사회적 움직임은 오늘날 우리 교단이 처한 영적 지형도와 선교 현장에도 중대한 시사점을 던진다. 수도권과 충청권을 중심으로 교세가 밀집된 반면, 영·호남을 비롯한 취약 지역의 개교회들은 급격한 인구 유출과 교세 약화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고사 위기에 처해 있다. 복음의 균형적 발전과 교단 생태계의 건강한 복원을 위해 총회 차원의 전략적이고 대대적인 투자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로 떠올랐다. 그동안 교단 내부에서도 교세 약세 지역과 미자립교회를 돕기 위한 여러 지원책이 실행돼 왔다. 그러나 지난 사역들을 돌이켜보면 대부분 단발성 순회 집회나 일회성 성금 전달, 혹은 일시적인 봉사 활동에 그쳤다는 점을 엄중하게 자성해야 한
주전 10,000~5000년 사이를 신석기 시대(Neolithic)라고 부른다. 수렵생활을 하던 인류가 드디어 농사를 짓기 시작했던 시기이다. 그러니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당연히 정착생활, 집단생활, 또 그에 필요한 도구들의 형태가 다양해지고 정교하게 발전했을 것이고, 집단생활을 효과적으로 영위하기 위해서 그에 따르는 사회조직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신석기시대 후반부(주전 6400~5800)에 이르러 사람들은 드디어 흙을 이용해서 다양한 크기의 토기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러면 이런 문화는 이스라엘 어느 곳에서 가장 먼저 시작됐을까?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처럼 출애굽 당시 성경에 등장하는 여리고 도시가 그중에 하나였다. 여리고는 고대 근동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신석기 시대의 도시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석기 후반부(주전 6400~5800)의 토기 문화가 가장 왕성하게 발달하고 근동지역에서 최초로 가장 혁신적인 농사 문화의 발전을 이루고 선도했던 도시는 따로 있었다. 그곳은 갈릴리 호수 남쪽에 위치한 장소였다. 신석기시대 후반부에 이 지역에서 일어난 문화를 학자들은 ‘야르묵키안 문화’(Yarmukian culture)라고 부른다. 그 가운데
1884년 이후 조선에 들어온 북장로교 선교사들은 단순한 부흥사가 아니었다. 그렇다고 순수한 학자 집단도 아니었다. 그들은 성경의 권위를 확신했고, 개혁주의 교리를 소중히 여겼으며, 동시에 복음을 전하기 위해 자신의 삶을 바친 사람들이었다. 대표적인 선교사인 언더우드(Horace Grant Underwood), 모펫(Samuel Austin Moffett), 윌리엄 베어드(William Martyn Baird) 등은 모두 이러한 전통을 공유하고 있었다. 그들이 조선에 와서 가장 먼저 한 일은 교회를 크게 만드는 것이 아니었다. 성경을 번역하고, 학교를 세우고, 교역자를 양성하고, 신학 교육의 기초를 놓는 일이었다. 그 결과 초기 한국교회는 말씀 중심의 교회가 됐다. 성도들은 성경을 배우기 위해 먼 길을 걸어 사경회에 참석했고, 말씀을 읽기 위해 한글을 배웠다. 성경을 아는 것이 곧 신앙생활의 핵심이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모습은 우연히 생겨난 것이 아니라 선교사들이 가지고 온 개혁주의 전통의 열매였다. 1901년에 설립된 평양신학교는 초기 한국 장로교회의 신학적 중심지였다. 이곳에서는 성경 연구와 설교, 교리 교육이 매우 중요하게 다뤄졌다. 신학생들은 단순히
정부 차원에서 경구용 유산 유도제, 이른바 낙태약의 허용 방안을 전향적으로 검토하라는 지시가 나오면서 생명 윤리를 둘러싼 사회적 논쟁이 다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7월 14일 국무회의에서 모자보건법 개정 전 입법 공백기 동안 의사 재량이나 약품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언급한 사실이 알려지자, 태아 생명보호 운동 단체와 교계는 즉각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나섰다. 정부는 낙태약을 무조건 금지할 경우, 인터넷 직구 등을 통한 음성적인 유통이 판을 치고, 이는 적절한 진료 없는 약물 복용으로 이어져 여성의 건강을 더욱 치명적인 위험에 노출시킬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차라리 국가가 제도권 안에서 관리 영역으로 끌어들여 위험성을 낮추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시각이다. 그러나 이 같은 행정적 판단에 기반한 조치는 생명의 시작과 태아의 생명권을 엄중하게 바라보는 기독교계와 생명운동 단체들의 본질적인 반발을 자아낼 수밖에 없다. 태아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형상대로 창조하신 거룩한 생명이며, 어떠한 정책적 편리함이나 관리의 효율성보다 우선시해야 할 절대적 존재다. 더욱이 자궁외임신 확인이나 출혈·감염 관리 등 고도의 의료적 관리가 필
목회데이터연구소가 ‘(사)꿈이 있는 미래’와 공동으로 지난 5월 출간한 ‘한국교회 다음세대 트렌드 2026’의 조사 결과는 기성세대의 예측이 현장 청소년들의 실제 고민과 얼마나 동떨어져 있는지를 준엄하게 경고한다. 코로나19 이전 대비 현장 예배 참석률을 보면 성인 예배가 97%까지 회복된 반면 교회학교는 81%에 머물고 있는 현 상황은 단순한 정체 현상이 아니다. 우리가 다음세대라는 영적 독립체들의 내면과 주체적 신앙 성향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기성세대의 낡은 패러다임만을 강요해 온 오판의 결과다. 가장 심각한 대목은 위기를 바라보는 목회자·교사와 학생 간의 메울 수 없는 인식의 격차다. 어른들은 아이들이 그저 학업 부담과 시간 부족 때문에 교회를 떠난다고 진단했으나, 정작 교회를 이탈한 학생들의 38%는 ‘예배나 설교가 지루하고 의미가 없어서’ 발길을 돌렸다고 고백했다. 교회를 다니면서도 속으로 조용히 퇴장을 고민하는 ‘인비저블 엑시트’ 비율이 41%에 달함에도 교사나 사역자, 학부모 중 이를 인지한 비율이 10%대에 불과하다는 사실은 교회가 아이들의 영적 고독을 방치하고 있음을 자인하는 꼴이다. 세상의 학문과 교회의 가르침 사이에서 갈등하는 분리 신앙의
수련회 마지막 날, 우리는 모두 한마음으로 이렇게 고백했습니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돌이켜보면 이 한 마디에는 짧은 인사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지난 수련회의 깊이가 담겨 있습니다. 지난 1년, 인도네시아 지부는 깊은 아픔의 시간을 지나왔습니다. 동료 선교사의 큰 사고와 수술, 그리고 52세의 한 여성 선교사님의 갑작스러운 소천은 지부 전체에 깊은 슬픔을 남겼습니다. 그 아픔을 지나 처음 맞이하는 수련회였기에, 이 시간이 회복과 하나됨의 시간이 되기를 간절히 바랐습니다. 그렇게 정해진 주제가 바로 ‘회복, 하나됨’이었습니다. 지난 2025년 11월 말, 2026년 인도네시아 지부 수련회를 침례교 총회 임원 목사님들께서 섬겨주신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솔직히 걱정과 부담이 먼저 앞섰습니다. 한 번도 뵌 적 없는 강사님들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지,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걱정이 됐습니다. 그러나 수련회를 준비해 가는 과정 속에서 그 부담은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총회 해외선교부장 목사님께서는 지부에서 계획한 일정과 순서를 있는 그대로 존중해 주셨고, 무언가를 요구하기보다는 선교사들을 더 잘 섬기고 싶어 하시는 마음을 느끼게 해주셨습니다. 수마트라섬의 메
나사렛 예수와 세 명의 증인 -그래도 다행이다- 이스라엘 박물관은 2010년에 새롭게 단장했다. 당연히 박물관이 어떠한 모습으로 바뀌었는지 많은 기대를 했었다. 새롭게 단장한 이후 처음 박물관에 갔을 때 앞서 말했듯이 입구에 사람 모양을 한 토관이 전시되어서 좀 의아해했다. 물론 이 사람 모양의 토관이야 책에서 봤기에 초면은 아니었지만 ‘왜지?’라는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이 유물보다는 성경과 보다 직접적으로 관련된 유물도 있는데 말이다. 2017년 안식년을 맞이해서 ‘골리앗의 고향 가드’의 발굴 작업에 참여한 다음, 작심하고 이스라엘 구석구석을 답사하며 다닐 때 그 대상지 가운데 하나는 이스라엘 전국에 흩어져 있는 박물관들을 답사하는 것이었다. 그 중에서도 단연코 예루살렘에 있는 이스라엘 박물관을 열심히 들락날락했다. 유물 앞에 앉아 한없이 바라만 보기도 하고, 2000년 3000년 타임머신을 타고 유물의 주인공과 교감하는 그런 일은 참 신비로웠던 기억으로 남는다. 그때 알았던 사실이 있다. 이스라엘 박물관은 지독하게 인본주의적 관점에서 디자인됐다는 사실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난다. 박물관은 입구에 사람 모양의 관들을 전시해 놓
교단 소속 여러 교회들은 여름 사역을 시작으로 2026년 하반기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6개월 동안 성도들을 양육하고 복음 전도의 사명을 감당해 온 교회들에게 여름 사역은 다시금 성령의 인도하심과 부르심에 응답하는 시간이다. 새로운 결단과 헌신을 통해 복음의 열정을 회복하고, 다음 세대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확인하는 귀한 계절이기도 하다. 특히 여름 사역의 중심은 다음세대 사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 교단 다음세대부흥위원회가 주관하는 여름 캠프는 청년대학캠프를 시작으로 청소년과 어린이 캠프로 이어진다. 누군가는 이러한 캠프를 일회성 행사라고 평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개교회가 연합하여 한목소리로 하나님을 찬양하고 말씀을 사모하며 함께 기도하는 경험은 그 어떤 프로그램으로도 대신할 수 없는 영적 자산이다. 한 번의 캠프에서 받은 은혜가 한 사람의 신앙과 삶의 방향을 바꾸고 평생의 소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직면한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는 다음세대의 감소다. 출산율 저하와 급격한 사회 변화, 가치관의 다원화 속에서 교회학교와 청년 공동체는 이전보다 훨씬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다. 이는 특정 교회만의 문제가 아니라 교
아프리카 중부 탄자니아에서 출발한 코끼리 가족, 물소 떼, 기린, 코뿔소 무리들이 풀을 뜯으며 홍해 바다 기슭을 따라 올라와 아라바 계곡을 지나고, 숲이 우거진 사해 바다 주변을 통과한 후 악어들이 우글대는 갈릴리 호수를 향하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셨는가? 이스라엘 고고학 박물관에 들어서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스쳐 지나가는 선사시대 유물 전시실에는 우리에게 이런 상상을 하도록 만드는 유물이 전시되어 있다. 박물관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 벽에 커다란 뿔 화석이 눈에 들어온다. 이 뿔의 너비는 약 2m에 달한다. 그 거대함으로 보아 당시 이 동물이 얼마나 압도적인 위용을 자랑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그 옆에는 코끼리 이빨과 상아, 그리고 일명 ‘갈릴리 사람’의 두개골이 함께 전시되어 있다. 이 유물들은 갈릴리 호수에서 남쪽으로 약 3km 떨어진 요르단 계곡(Jordan Valley)에 위치한 우베이디야(Ubeidiya) 구석기시대 유적지에서 발견된 동물 뼈와 사람의 유골(cast)이다. 약 150만 년 전 것으로 추정한다. 이 구석기 시대 유물은 지난 1959년 5월, 갈릴리 호수 남쪽 ‘키부츠 아피킴(Kibbutz Afikim)’의 한 농부가 밭을 갈다가
물 장구질 텀벙거리며 개헤엄 쳐본다 여지껏 간직해온 동심이 송사리 피라미와 어울려논다 여름 개울에선 물놀이 즐기는 아이 뿐 외로운 노인은 없었다 물수제비를 던졌다 따라하는 낯선 아이와 차례대로 던지는 게임 즐겼다 초등학교 1학년 남아와 칠순을 넘긴 노인 마음 열고 말문이 터졌다 “할아버지 집에 놀러가고 싶어요” “언제든오렴, 우린 물수제비 놀이친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