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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서의 문학적 특성을 고려한 설교실제 - 끝

문상기 교수
침신대 신학과(설교학)

4) 귀납적 개요 설교   
본문 : 요한복음 3:1~15
주제 :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와 중생의 길
서론 : 이 땅을 살고 있는 사람들은 많은 것을 소유하고 성공과 업적을 거두었다 하더라도 삶의 공허감과 영적인 갈증을 가지고 있다. 오늘 본문에 등장하는 니고데모는 이러한 현대인들의 모습을 대변해 준다. 어떤 점에서 그러한가?

I.   수많은 성취와 업적들(과학, 부와 재물, 학문, 지위 등등)에도 불구하고 인간에게는 여전히 삶의 목마름과 갈증이 있음
- 수많은 것을 누리며 살고 있는 인생 
- 위대한 헬라 제국의 알렉산더 대왕 이야기
- 본문의 니고데모 이야기
- 그러나 영적인 것에 대한 무지로 인하여 혼란 가운데 있는 인간
- 현실과 물질세계에 갇혀있는 인생
- 영적 진리(거듭남)에 어두운 당대의 지성인 니고데모와 같은 현대인들


II.  알 수 없는 목마름을 해소하기 위해 끊임없이 방법을 찾는 인생
- 인간적인 능력(돈, 명예, 권력, 쾌락 등)을 의지하여 끊임없이 추구함
- 소유하면(위에 것들) 소유할수록 영혼의 갈증은 고조 됨
- 한국 정치인들의 말로
- 인기 연예인들의 자살 등등       


III. 길과 진리 되시는 주 예수님만이 영혼의 갈증을 해소시켜 줌
- 모든 사람은 죄 가운데 있으며 그 결과는 영원한 사망
- 인간의 죄의 문제를 해결하시기 위해 오신 예수님
- 거듭나는 자만이 영원한 생명을 소유하게 됨
- 물과 성령으로 거듭남
- 십자가의 예수를 바라보고 믿음으로


설교 구성 착안 사항
위는 귀납적 개요설교 안으로서 앞서 제시한 연역적 개요방식 설교와 비교하기 위해 동일하게 요한복음 3:1~15절을 본문으로 삼았다. 귀납적 설교는 설교자가 설정한 설교의 명제가 설교 초반에 제시되지 않고 설교가 진행되면서 설교 후반에 드러나는 방식이다. 따라서 이 설교의 개요는 연역적 형식의 경우와 같이 ‘사람들은 많은 것을 소유하였고, 성공과 업적을 거뒀다 하더라도 삶의 공허감과 영적인 갈증을 가지고 있다’라는 내용을 서론으로 제시했지만, 그에 대한 일반적인 관점이나 실례를 들어 청중의 공감대를 형성해나가고 있다. 그리고 설교의 후반에 이르러 설교의 명제를 밝히고 있는데, 곧 현대인들이 안고 있는 삶의 목마름이나 갈증은 영적인 문제이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십자가의 예수를 바라보고 믿는 것이라고 도전하고 있다.


앞서 제시된 연역적 개요가 보여주었듯이, 설교 초반에서 ‘인간은 죄를 지었고 그래서 삶의 갈증과 공허감을 느끼고 있으며 예수를 믿음으로써만 그것을 해결 받을 수 있음’을 강조했을 때, 청중 가운데 어느 누구라도 그 논리에 대하여 거부감을 가지게 된다면 그 이후 전개되는 설교 내용은 적어도 그 사람에게는 아무런 의미를 주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사람이 보편적으로 경험하는 삶의 갈증과 공허감에 대해 일반적인 내용을 들어 공감대를 형성한 후 설교의 중심 명제로 나아간다면 청중은 보다 열린 마음으로 그 사실 앞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인간의 죄의 문제나 영적으로 심오한 주제는 연역적 전개 방식보다 귀납적 형식을 취함으로써 더 높은 청중의 관심과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


한편, 위 본문의 내용은 니고데모가 핵심 인물이기 때문에, 어떤 설교자가 니고데모의 영적 및 심리적 불안 상태를 부각해 현대 청중에게 교훈점을 적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교하고자 한다면, 그것은 저자 요한의 의도를 벗어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왜냐하면, 요한은 여기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으심을 바라보고 믿는 자마다 거듭난다고 하는 중생의 진리를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수님을 만난 그 날 밤 니고데모는 과연 거듭나서 하나님의 자녀가 되었을까? 본문은 이에 대하여 침묵하고 있다. 그것을 밝히는 것이 요한의 저술목적이 아니었다.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은혜로 누구든지 구원받고 영생을 얻게 됨을 전하고자 하였기 때문이다(요 20:31).


21세기의 설교는, 청중 중심의 효율적 전달을 위한 다양한 방법론이 강조되는 동시에 성서적 설교에 대한 적극적인 노력이 반영되고 있다. 설교 방법론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강조되고 있는 현대 설교적 현실은 하나의 도전임과 동시에 위기 상황을 야기 시킨다. 왜냐하면 좋은 설교 방법론은 요청되지만 지나친 방법론은 말씀의 진실성을 잃거나 설교의 신학적 본질을 약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시대의 성서적 설교는 효율적인 전달을 추구하면서 동시에 성서에 계시된 하나님의 말씀을 청중에게 변함없는 진리의 말씀으로 증거하는 과제를 부여받는다.


오늘날 복음서를 설교하고자 하는 설교자는 건전한 본문 중심의 설교를 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설교자 중심의 자의적 해석(eisgesis)이나 청중 중심의 실용적 해석(felt-needs, 감성적 은혜중심)을 경계하여야 한다. 성서 본문의 내용과 무관하게 설교자는 청중을 감동시키고자 하는 유혹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생각이 너무 앞서게 되면, 본문이 말하고 있는 범위를 넘어서거나 아니면 반대로 본문이 말하는 것을 끝까지 밝히지 못하게 되는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본문에 충실한 복음서 설교는 신학적으로 복음을 드러내는 설교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말씀과 그분이 행하신 사건 모든 것이 복음을 드러내기 때문이다. 복음서는 육신을 입고 이 세상에 오셔서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알고 만날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주신 최상의 선물이다. 그러므로 복음서의 충실한 설교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살아있는 설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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