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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텔링 에니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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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끼 식사가 30만원이 되는 한식에 몇 사람이나 지갑을 열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 요리 연구가 이종국 씨는 도전했다.

서울 웨스턴 조선호텔이 개관 100주년을 맞아 준비한 갈라 디너로 한식 정찬을 세 차례 마련했고, 회당 인원도 60명으로 제한했다. 이름 하여 백년의 밥상”. 결과는 대 히트였다. 내 노라 하는 명사들이 앞 다퉈 민원을 넣었다는 후문이 들린다.

전식부터 디저트까지 9개 코스를 준비하고 코스 하나하나에 이름을 달았다. ()-()-()-()-()-()-()-진지-()이 그것이다.

가령 지()는 땅의 기운으로부터 얻어지는 것이죠. 뿌리채소와 어린야채를 사용한 우리식 샐러드죠. ()은 뭘까요? 백지처럼 아무것도 없음에서 시작한다는 의미의 식전 차()이지요라는 이종국 씨의 설명이다.

다른 경험 한 토막도 소개했다. “VIP소규모 만찬을 준비한 적이 있어요. 식전차로 쑥을 쓰겠다고 고집했죠. 호스트 입장에서 귀한 보이차를 생각했는데 말이죠. , 제가 쑥차를 손님들에게 내 놓으며 그랬어요. 200년 된 매화 밑에서 캔 쑥이라 굉장히 마음이 편안해진다고. 그날 쑥이 동이 났어요.”

그는 외국 사람들에게 이런 스토리와 함께 50년 숙성간장을 맛보게 하면 빈티지 와인 같다는 극찬을 듣는다고 말한다.

무엇을 말하는가? 우리가 무심코 먹는 음식 한 가지 한 가지마다 스토리를 입히면 백년에 한번 맛볼 수 있는 고부가 가치를 지닌 귀한 음식으로 탈바꿈 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s매거진 2014.6.15.~16 선데이 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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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동물인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은 스토리다. 스토리텔링의 대가인 로버트 맥기 교수는 똑똑한 리더는 스토리로 설득하고 멍청한 리더는 명령만 내린다고 말했다. 경제를 움직이는 숨은 동력도 스토리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로버트 실러 교수에 따르면 희망과 자신감을 주는 스토리는 사람들의 야성적 충동을 이끌어내 물건을 사고, 창업을 하고, 공장을 짓게 한다.”고 강조했다.

스토리의 위력을 보여주는 사례가 일본이다. 아베 노믹스라 불리는 스토리는 처음엔 영화 트랜스포머처럼 황당하게 들렸다. 그러나 그 스토리는 급속도로 전염되면서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을 바꾸기 시작했다. 아베 총리는 며칠 전 그 스토리의 흥행이 대박을 했다고 자랑했다. 그는 일본이 디플레이션이 없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선언했다.

아베 노믹스가 대박을 친 것은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요즘 일본 기업인들은 자신감으로 충만한 모습이다. 모든 스토리엔 플롯이 있다. 아베 노믹스의 플롯은 무제한 돈 풀기와 엔저 정책, 법인세 인하, 카지노 합법화 같은 것으로 구성됐다.

우리의 공분을 자아낸 국수주의적 행동들도 플롯의 일부를 구성했다. 그 시시비비는 논외로 하고, 눈여겨봐야 할 것은 아베 노믹스가 성공적인 스토리의 조건들을 갖추고 있었다는 점이다. (2014,7,2 조선일보 이지훈의 경제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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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호모픽투스(Homo Fictus) ‘이야기하는 인간즉 스토리 텔링의 마음을 가진 유인원에 대한 책이다.

이봐요 책을 판다는 것은 단지 340그램의 종이와 잉크와 풀을 파는 게 아니에요. 새로운 인생을 파는 거라고요. 책에는 사랑과 우정과 유머와 밤바다에 떠 있는 배, 그러니까 온 세상이 들어 있어요. 진짜 책에는 말이에요.”

달리 말하자면 이야기는 공통의 가치를 강화하고 공통의 문화라는 매듭을 단단히 매어 사회를 결속하는 고대의 기능을 여전히 수행한다. 이야기는 젊은이를 문화에 적응시킨다. 이야기는 집단을 정의한다. 이야기는 무엇이 고귀한 행동인지, 무엇이 비난 받을 행동인지 알려준다.

이야기는 퇴폐가 아니라 예절을 끊임없이 우리에게 가르친다. 이야기는 사회의 윤활유 이자 접착제이다. 올바른 행동을 장려함으로써 사회적 마찰을 줄이고 공통의 가치를 중심으로 사람들을 묶는다. 이야기는 우리를 균질화 한다. 이야기는 세상을 떠받치는 중심이다.”

(2014. 4.25. 스토리텔링 에니멀조너선 갓셀 저. 노 승영 옮김 민음사간)

 

유대교, 기독교, 이슬람교의 3대 일신교 경전은 아담과 이브의 타락이야기, 노아의 홍수 이야기, 소돔과 고모라 이야기, 아브라함과 이삭이야기, 그리스도의 십자가 처형과 부흥이야기 등 온갖 이야기가 가득하다.

요즘 스토리 텔링이 대세다.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아이들이 공부하는 영어 수학 과목 등 전 과목에서 스토리 텔링을 말하고 있다.

왜 사람들은 스토리 텔링에 빠질까요?

첫째는 뿅 가기 때문이다.픽션은 코카인과 같은 마약이다.

둘째는 우리의 삶에 이롭기 때문이다.논픽션을 즐겨 읽는 사람보다 소설을 읽는 사람은 사회성이 뛰어나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셋째는 세상을 바꾸기도 한다.

스토우 부인엉클 톰스 캐빈은 미국의 노예해방운동의 불쏘시개가 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때마다 밥상에 오르는 반찬 하나에도 스토리가 부여될 수 있다. 나라를 경영하는 정치인도 창조경제, 아베 노믹스를 외친다. 조앤 롤링은 해리포터 스토리를 시리즈로 써내더니 부자의 반열에 올랐다. 오늘도 스토리의 보고인 성경의 본문을 정하고 어떻게 스토리 텔링을 할 것인가 고민하는 모든 목사님들에게 격려와 박수를 보낸다.


김기복 목사 / 인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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