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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 가정의 달

상담 & 치유

오월은 가정의 달이다. 가정이라는 단어는 가족과 같은 의미로 쓰이고 있다. 그렇다고 가족의 달이라고는 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가정과 가족의 차이는 무엇일까?

사전적인 정의를 보면 먼저 가족(家族)은 부부를 중심으로 하여 그로부터 생겨난 아들, , 손자, 손녀 등 가까운 혈육들로 이루어지는 집단이며 가정(家庭)은 부부를 중심으로 그 부모나 자녀를 포함한 집단과 그들이 살아가는 물리적 공간인 집을 포함한 생활 공동체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가족에게 있어서 집이라는 공간과 생활 공동체란 관계와 체계가 포함되는 것이 가정이라는 말이다. 그러므로 가정은 가족의 체계를 이루며 그 체계는 부부를 중심으로 자녀와 손자와 손녀로 이루어진다. 손자와 손녀가 있다는 것은 이미 부부는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되었다는 말이며 그 자녀들은 자신들과 동격인 부부가 되었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리고 한 세대가 지나면 조부모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소천하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자녀는 누구도 자신들이 부모를 선택해서 자신의 의지로 세상에 나오지 않는다. 부모의 사랑의 결과로 자녀는 태어나는 것이다. 그렇다고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처음부터 아들 딸 구별하여 낳을 수는 없다. 단지 초음파로 분만하기에 앞서 성별을 알 수 있을 뿐이며 그들의 생김새와 성격 등을 결정하지도 못한다.

이런 면에서 부모들은 하나님 앞에서 겸손히 감사함으로 자녀를 받아야 하며 자녀는 내 소유물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물이요, 한 인격이며 자라서 나와 동격인 부모가 된다고 할 때 내 생명과 계보를 이어 갈 또 다른 . 그런 의미의 나에게 불가항력적으로 세대에 걸쳐 기록되어지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가족 체계다.

이것은 모든 관계들이 머리와 마음과 영에 저장이 된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역기능적인 요소를 안고 부부가 되어 나름대로의 역기능이 새로 재생산이 된다.

 

자녀였던 내가 결혼을 하여 부부가 된 후 자녀를 낳아 두 아이 모두 대학생이 되었다. 이미 덩치로는 부모를 앞섰다. 20여년의 세월들을 뒤돌아보면 많은 일들이 있었다. 부부사이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사랑을 통한 1순위가 되지 못했던 때가 많았다. 남편이 어머니와의 밀착으로 나타나는 고부간의 갈등, 부부 싸움으로 인하여 아내가 아이들과 밀착되어 자녀들에게 상처를 주게 되는 이중메시지 등이 있었다.

그것을 극복 하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대부분의 가정에 있어서 이러한 역기능의 체계가 강화가 되면 부부는 이혼을 하게 되기 쉽고 여러 가지 중독이나 학대와 폭력형태로 나타나게 된다.

 

학대와 폭력은 힘이 있는 자가 힘이 없는 자에게 고통을 주는 형태다. 그러므로 역기능 가족에게서는 부모에 의하여 자녀가 학대와 폭력을 당하게 된다. 물론 대부분 그 부모역시 어린 시절에 자신의 부모로부터 피해자였다. 금년에는 친 부모에 의하여 자녀가 학대를 받거나 숨을 거두는 사건이 많았다. 이러한 사건들로 국가에서는 장기결석아동 전수조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1월에 초등생 아들을 학대, 살해한 뒤 시신을 여러 토막 내 3년 동안 냉동실에 보관하였다. 아버지는 무직의 게임중독자였다. 시신을 토막 내기 직전에 치킨을 시켜먹었고 시신 냄새를 숨기기 위하여 청국장을 끓였다.

2월에는 부천 여중생 백골시신 사건이 있었는데 아버지는 독일 유학파 목사이자 신학대 교수였고 엄마는 계모였다. 3월에는 생후 2개월 딸을 부상당하게 한 뒤, 그대로 방치해 숨지게 하였는데 여아에게서는 성폭행이 의심되었다. 그 부모는 22살 동갑내기 부부로 뚜렷한 직업이 없고 남편은 게임중독자였다. 이러한 사건들은 빙산의 일각이다.

 

가족이나 가정은 부부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에 주목했으면 좋겠다. 역기능 체계에서 갈등을 하고 있는 부부라면 자신의 부모로부터 자신들의 자녀에 이르기까지 가족체계에 대하여 폭넓게 이해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자신만이 아니라 배우자의 상처를 볼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하다. 그렇게 되면 자신의 내면의 치료만이 아니라 부부치료가 되고 궁극적으로 가족치료로 이어진다.


오월은 어버이날보다 어린이날이 먼저 있다. 이것은 아마도 자녀가 없으면 부모가 될 수 없기에 어린이날이 먼저 있지 않나 생각해 본다. 자녀가 없는데 부모가 될 수 없으며 자녀가 없으면 나의 생명을 이을 수 없기에 부모의 모든 것이 사랑을 통하여 자녀에게 쏟아 질 때 순기능의 가정이 된다. 그렇게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고 그 사랑의 결과로 자녀로 이어지는데 그 근원의 사랑이 하나님이 되신다.


상처 있는 부모라도 자신의 상처를 자녀에게 쏟는 일을 멈춰야 한다.

그 학대와 폭력, 그리고 옳은 신앙과 신념을 통해 교묘하게 위장 되어 나타나는 억압을 멈추어야 한다. 이러한 학대와 억압은 부모 스스로가 인지하기 몹시 어렵다. 가족의 갈등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부모라면 먼저 자신의 마음 중심에 스스로 물어 보아야 한다.

내가 자녀를 위해 목숨을 버릴 수 있는가?’ 어느 드라마에서 왕이 왕자에게 묻는다. ‘백성을 위해 왕좌도 내 놓을 수 있느냐? 네 목숨도 내 놓을 수 있느냐? 그렇지 않다면 너는 왕이 아니다.’ 목사에게도 동일한 말일 것이다. ‘성도를 위하여 내 몸을 버릴 수 있느냐? 그렇지 않다면 목사가 아니니라.’

박종화 목사

빛과사랑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