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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빛요양원, 삶 나누는 행복의 공동체를 꿈꾸다

 

대중교통으로 2시간 정도를 달려 도착한 포천, 그곳에 박종규 목사가 운영하고 있는 햇빛요양원이 있다. 햇빛요양원은 상가 건물 한 곳과 그곳에서 차로 30분 정도 떨어진 곳에 한마음재활요양원, 이렇게 총 2곳을 운영하고 있다. 박종규 목사를 만나기 위해 먼저 찾은 곳은 상가에 위치한 요양원이었다. 햇빛요양원은 신천지가 대놓고 간판을 걸고 장사를 하고 있는 건물의 한복판에 위치해 있었다. 박 목사는 이것 때문에 신천지에서 운영하는 요양원으로 오해를 받기도 한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박종규 목사가 햇빛요양원을 시작한 것은 8년 전의 일이다. 그는 자신이 요양원을 시작한 이유에 대해 ‘복음의 긴박성’을 이야기했다. 어르신들은 남은 삶이 그리 많지 않기에 복음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부족하다. 박 목사는 요양원을 통해 어르신들에게 복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어 했다.


박 목사의 아내는 과거 어린이집을 운영했다. 그녀가 10년 전 복지대학원을 다닐 때 해당 학교 교수로부터 요양 사역에 대한 소식을 접하게 됐지만 당시 어린이집을 운영하고 있던 터라 깊이 고민하지는 않았다. 그러다 아내와 함께 공부하던 동기 중 한 명이 요양원을 운영하다가 다른 곳으로 이전을 하면서 해당 요양원의 인수를 제안한 동기부여가 요양원 사역을 시작하게 됐다.

 

 

“나는 그동안 교회 성장이라는 문제로 인해 굉장히 마음 아파했습니다. 성장이 더딘 교회와 변화되지 않는 성도들의 모습을 바라볼 때면 매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요양원 사역을 시작하면서 그런 문제에서 자유함을 얻게 됐습니다. 교회 사역을 할 때 고민했던 모든 것들이 요양원 사역의 첫발을 띄면서 주의 은혜와 복음의 능력을 직접 현장에서 경험하게 되었고, 다만 복음전파에 집중하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어르신들도 원래 천주교든 불교든 연연하지 않고 복음을 잘 받아들이십니다. 그야말로 황금어장인 것이죠.”


요양원에 있는 어르신 중에는 경증 치매 환자들이 있다. 박 목사는 이들을 위해 집중적이고 반복적으로 복음을 들려주고 있다. 박 목사의 이러한 노력에 치매 환자인 어르신들도 다음 세상을 소망하며 살아가고 있다. 흔히 요양원에 들어가는 것을 현대판 고려장이라 생각하며 꺼리는 분위기가 만연하지만 이곳의 어르신들은 요양원에 정착한 후에는 오히려 이곳을 떠나기 싫어할 정도로 박 목사의 요양 사역은 복음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박 목사는 이러한 부모의 반응에 자녀들도 만족하고 있고, 또한 부모님들의 활동 내역을 사진과 동영상으로 공유해 보호자들이 안심하고 요양원을 신뢰하고 있다고 증언했다.

 


전인격적 행복의 공동체
앞서 언급했듯 차로 30분 거리에 제2 요양원이 있다. 2년 전 설립된 한마음 재활요양원은  삶을 나누는 공동체, 에덴 동산의 공동체를 목표로 한다. 박 목사는 하나님의 인도하심에 따라 자신의 비전이 하나씩 이뤄져가는 모습을 보며 “참 하나님의 은혜”라고 고백했다.


제2 요양원은 1000여 평 부지에 요양원과 교회당, 그리고 보호자나 교회가 수련회 등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게스트하우스 등으로 꾸며져 있다. 요양원 앞 마당에는 공연이 가능하도록 특설무대가 설치돼 있으며 1층은 황토찜질방과 운동기구와 안마의자가 있는 헬스장, 족욕기 등이 마련돼 있다. 산 속이다보니 요양원 바로 옆에 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있어 물놀이는 물론 침례도 가능하다. 


박 목사는 지금 가장 자신을 행복하게 하는 것을 꼽으라고 한다면 요양원에 있는 어르신들이 자신을 기다린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르신들이 1주일에 4번 정도 한 시간씩 찬양하고 말씀을 나누는 시간을 학수고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은 요양원을 통해 영적인 문제 뿐만 아니라 의식주의 채움을 받으며 전인격적 공급을 받는 노후를 보내고 있다. 목표하는 바가 어떠한 성취가 아닌 복음을 전하는 것에 있기에 세상에서 주는 상에는 연연하지 않는다는 것이 박종규 목사의 철학이다. 혹시 어디에서 상 같은 것을 받거나 하신 것은 없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그런 것은 관심이 없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살고 있으니 그런 것은 필요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

 


“수도침신, 교단 인정해달라”
박종규 목사의 또 다른 사역은 수도침신 교무처장이다. 수도침신은 과거 대전에 있는 한국침신대와 통합하며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하지만 동문들 사이에서 구심점 역할을 할 무언가가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그렇게 동문들의 힘으로 수도침신을 다시 세웠다. 박종규 목사는 다시 세워진 수도침신에서 지금까지 10년을 섬기고 있다.


그는 수도침신과 관련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교단 인정을 받지 못해 이곳을 졸업한다고 해도 우리교단의 목사안수 자격을 얻을 수 없는 것이 현재 수도침신의 가장 큰 문제점이다. 이로 인해 수도침신에서 공부하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다.


박 목사는 수도침신이 교단의 관심 밖의 일이 돼 버렸다며 총회에 대한 섭섭함과 아쉬움을 피력했다. 과거 신학교 통합도 사실상 폐교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인 그는 “수도침신을 살려놨더라면 한국침신대가 현재 고민 중인 학생수급 문제와 교단의 개교회가 안고 있는 부사역자와 후임문제, 그리고 개척교회설립 등이 해결 됐을 것이다. 과거 수도침신 학생들은 대전에 가서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이 꽤 있었다. 그래서 수도침신 출신이면서도 동시에 대전(한국) 침신 출신인 목회자들도 꽤 있다”고 말하며 지금이라도 진정한 교단의 발전을 위해서 수도침신의 교단 인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포천=범영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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