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믿음 소망 사랑 그중에 제일은 센스니(?)

뉴노멀 시대의 교회-3

 


목회현장에서 종종 듣게 되는 유머입니다. 만약 처음 이 이야기를 듣는다면 말씀을 가지고 장난을 치면 어떡합니까! 무슨 이런 유머가 있습니까!”라고 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 짧은 유머에는 매우 중요한 교훈이 숨어 있습니다. 특별히 매일매일 상황이 바뀌는 환경 속에서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과 부대키며 살아야 하는 목회 현장에서 좋은 판단을 할 수 있는 센스는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는 말입니다. 영국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있었던 일입니다. 왕궁에서 각국의 정치인들과 외교관들이 모이는 만찬이 열렸습니다. 그때 서양의 식사 매너에 익숙하지 않는 동양인 정치인과 외교관들도 많이 초청됐습니다.

 

지금도 서양식 저녁식사 테이블에는 스푼, 포크, 나이프가 많이 세팅되고, 컵들도 물컵, 음료수컵 등 여러 개 놓여 있어서 제대로 교양 있게 식사하려면 여간 헷갈리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데 지금부터 100여년 전 다른 나라의 문화를 잘 모를 때는 모든 것이 이상하고 어색했을 것입니다. 그 만찬 자리도 동양에서 온 외교 사절단들에게는 이상한 것 투성이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맛있는 음식이 나왔다면 먹어야 합니다. 그래서 목을 축이고 식사한다고 옆에 있는 핑거볼에 있는 물을 마셨습니다. 아마도 이 동양인 입장에서는 그 물이 꼭 차 같이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물은 핑거볼이라고 손 씻는 물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부터 시작됩니다. 그 동양인 앞에서 그와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었던 사람이 바로 영국 여왕이었다는 것입니다. 자연스럽게 많은 사람의 시선이 여왕의 다음 행동에 집중했습니다.

 

여왕이 손을 씻으면서 그 동양에서 온 정치인을 무안하게 만들 것인가, 아니면 후대에 두고두고 소문이 날지언정 아무렇지도 않 게 물을 마실 것인가. 이것이 문제였습니다. 만약 여러분이 여왕이라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매너가 무엇인지 가르치시겠습니까? 아니면 센스있게 그의 실수를 덮어주시겠습니까?

 

여왕은 그날 그 물을 마셨고 아무렇지도 않게 계속해서 대화를 나누었다고 합니다. 그 정치인은 끝까지 자신이 실수했다는 것을 몰랐다고 합니다. 그날 이후로 영국은 동양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세울 수 있었고, 그 나라와도 정치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만들 수 있었다고 합니다.

 

물론 그 정치인은 두고두고 자신의 실수를 덮어준 여왕의 아량과 센스에 감사했을 것입니다. 여러분 이것이 바로 센스의 힘입니다. 만약 여왕이 그에게 무안을 주었다면 그 나라와 관련된 모든 일이나 조약은 쉽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러나 상대방의 의도와 마음을 읽은 센스있는 한 번의 행동이 사람의 마음을 바꾼 것입니다. 우리는 사람을 판단하면서 여러 가지 지수를 사용합니다.

 

지능을 확인하기 위해서 지능 지수(IQ), 감수성이나 예술적인 능력이 얼마나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 감성지수(EQ) 등을 사용합니다. 그러나 여러분 리더에게는 지능지수, 감성지수 말고도 반드시 필요한 지수가 하나 더 있습니다.

 

리더십 지수(LQ, leadership quotient)입니다. 이 리더십 지수는 리더가 팔로워의 상황을 잘 이해하고 좋은 판단을 내리는 능력을 수치로 표현한 것입니다. 특별히 주변 사람들의 필요를 잘 파악하고 그들에게 알맞은 동기를 부여하여 영향력을 끼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센스를 한국말로 바꾸어 본다면, 우리가 매우 잘 이해하는 단어가 된다. 바로 눈치입니다.

 

더 정확히 눈치가 있다입니다. 한국 사람 들은 눈치 본다는 것을 약자들의 전유물 정도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모든 사람이 센스있는 눈치를 봐야 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눈치를 본다면 리더가 더 많이 눈치를 보고, 사람들의 필요를 살피고 지혜로운 판단을 내리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요즘 같이 직접 만나기 어려운 언택드 상황에서는 다른 어떤 요소보다 상대방의 필요를 찾아내는 능력이 중요합니다.

 

대면하지 못하고 전화나 영상통화로 목양하고 줌(ZOOM)과 어플리케이션으로 강의하거나 유튜브 등으로 설교해야 하는 목회자입장에서 상대방의 모습, 표정, 목소리 등을 잘 판단하고 읽어내는 훈련이 무엇보다 중요해졌습니다. 특별히 비언어적 요소를 읽을 수 있는 기술이 다른 어느 시대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사실 사람 들은 언어적 요소보다 비언어적 요소에 의해 결정을 내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것들입니다. 하품을 하게 되면 지루하거나 졸린 것으로 해석할 수 있지만 동시에 당신의 이야기에 공감한다는 의미가 되기도 한다고 합니다. 한사람이 하품을 하면 옆에 사람이 따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은 둘의 유대 관계가 좋을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합니다. 반면 누군가 몸을 긁는다면 그것은 부정적인 신호라고 합니다. 이것은 지루하다는 의미가 아니라, ‘당신의 주장에 나는 반대합니다라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리고 손에 따뜻한 것을 쥐여주고 물건을 팔면 설득의 기술에 60% 정도 달성된다고 합니다. 손이 따듯해지면 마음도 따뜻해지는 것입니다. 여러분 만약 온라인 강의를 한다면 따뜻한 차 한잔을 준비하라고 하고 시작할 수도 있을 것입니다. 비록 만날 수 없지만, 온라인으로 티타임을 가며 따뜻한 커피잔을 만지면서 이야기를 들으라고 해보십시오. 먼 곳에 있어도 따뜻함을 느끼며 마음의 벽은 허물어 질 것입니다. 여러분 리더의 작은 센스가 사람들의 마음의 벽을 부순다는 것을 기억하고 좀 더 눈치 보면 어떻습니까? 눈치는 약자의 생존 방식이 아니라 리더의 강력한 능력입니다.

궁인 목사 휴스턴 새누리교회 코스타(KOSTA) 강사



총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