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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숙 교수의 문화나누기>기도

침신대 교회음악과

성큼 다가온 추운날씨에 놀라서 몸은 움츠러들고 나라 안팎의 어지러운 소식에 가슴이 놀라서인지 올해 11월은 더 춥게 느껴지는 듯하다.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기온만큼이나 우리들의 마음도 급속하게 얼어붙어버린 것이 못내 안타깝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현실이 더욱 마음을 무겁게 한다. 어떤 사건이든 진실을 가려내고 그것을 기초로 죄의 경중을 따져 합당한 상벌이 부여되는 사회여야 건강하고 투명한 사회이고 이것이 평등과 평화의 가장 기본적인 가치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지극히 상식적인 것이 무시되고 개인이나 집단의 독단과 이기심으로 사회가 병들어가는 것인데 이런 현실을 바라보며 그리스도인들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하는 생각으로 마음이 답답하다.


사람의 마음이 이렇듯 답답한데 우리나라의 현재를 바라보시는 주님의 마음은 어떠실까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 생각의 끝에서 하나님께 대한민국은 어떤 의미일까하는 질문을 다시 하게 된다. 돌이켜보면 대한민국은 나라를 위해 자신을 버린 독립투사들의 희생과 복음을 위해 삶을 드린 선교사님들의 노력,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와 복음을 위해 기꺼이 생명을 드린 많은 분들의 피로 세워진 나라라 해도 과언은 아니다. 그래서 하나님은 그 분들의 희생위에 우리나라를 축복하시고 한강의 기적을 허락하신 것이다. 이 나라가 동북아의 복음의 허브가 되고 복음을 들고 열방으로 나아가서 지구촌 곳곳의 사람들을 주님께 인도하기를 원하셨기에 축복하셨을 것이다. 그 위대한 복음 전파와 영혼 구령의 사명이 희미해지고 유일한 복음이 세상의 다른 것들과 혼합되는 것에 무디어지고 무감각해졌을 뿐 아니라 더 나아가 수용하는 입장을 갖게 된 것이 사회의 혼란스러운 여러 가지 현상의 이유가 되었을 것이라는 자각과 함께 그리스도인의 한 사람으로 이 나라에서 살아가는 나 자신을 먼저 돌아보게 된다.


이렇게 답답하고 힘들 때 그리스도인들은 무엇을 해야 할까? 우리들의 과거를 통렬히 회개하고 하나님 앞에 나아가 신앙을 갱신하고 회복하는 것이 가장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우리 사회의 혼란과 무질서는 하나님의 절대적인 주권과 계명의 절대성이 흔들리고 신학과 신앙의 입장이 지나치게 보편화되었기 때문이다. 인권과 자유의 미명아래 우리는 어느덧 하나님의 유일성과 절대성을 희석하고 왜곡한 결과가 집단주의적 이기심과 그에 따른 많은 부조리들의 원인이 되었다. 지금 같은 위기의 상황에서는 개인의 어떤 주장이나 집단의 성명보다 더 먼저 해야 하는 일이 세상과 타협하고 나태해진 나 자신의 영적 상태를 주님 앞에 회개하고 회복할 수 있는 생명의 힘을 주시기를 간절히 기도하는 것이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문득 토스티(Francesco Paolo Tosti, 1846-1916)의 기도라는 음악이 떠올랐다.


이탈리아의 슈베르트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당시의 가곡 작곡가로 유명했던 토스티는 당시 오페라에 몰두했던 다른 작곡가들과는 달리 예술가곡에 대한 남다른 열정으로 작곡가로서 외길을 걸었다.

그의 가곡들은 감미로운 서정으로 가득한 것이 특징으로 낭만시대의 이탈리아 가곡을 정립했다. 그러나 그의 음악이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에도 마음에 깊은 감동을 주는 이유는 그의 음악에 담겨있는 진정성과 투명한 마음 때문일 것이다. 아름다운 노랫말에 보석같은 선율을 입혀 간절히 기도하는 모습을 표현한 그의 성가곡 기도와 함께 11월은 기도로 가득 채울 수 있으면 좋겠다. 그 기도가 쌓여 주님의 발 앞까지 올려져 이 나라에 다시금 하늘의 문이 열리고 부흥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바래본다.

 

의심과 고통으로 서러움에 가득찬 내 마음의 이 괴로움

구원하옵소서 주여 크신 은총으로 이 무거운 내 짐을 벗겨 주옵소서

험한 이 세상에서 나 엎드려 주님 앞에 간구하나이다 간절히 바라나이다

보소서 나의 생명 사라져감을 순간마다 마지막 촛불처럼

주여 당신 품안에 내 영혼 다시 불러 소생케 하옵소서.

오 주여 구원하옵소서

이 세상 죄악에서 구하소서

나의 주여 도우소서

나의 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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