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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한 속 흑암

 

지난 한 주간 매서운 한파가 몰아쳤다. 설상가상 갑작스런 폭설로 인해 퇴근길 발이 묶여 많은 사람들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이러한 혹한은 비단 날씨 뿐만이 아니었다. 새해 벽두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에 대한 소식이 이곳저곳에서 들려와 희망과 기대가 가득하기도 했지만 안 좋은 소식들이 우리의 마음을 더욱 얼어붙게 했다.

 

확진자 수가 좀처럼 감소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교회와 관련된 확진 소식이 어김없이 들려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 가운데 정부가 교회를 말살하려 한다며 방역지침을 무시한 채 항의집회를 열겠다는 어느 교회의 목회자를 비롯해 모 선교단체는 대규모 감염사태를 일으킨 후 앞에서는 사과문을 발표하면서 시설 폐쇄 명령서를 부착하기 위해 센터를 방문한 방역당국 사람들과 몸싸움까지 하고 저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이 선교단체는 대표의 입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음모론이 자주 언급됐다는 제보까지 더해져 안타까움을 더했다.

 

한 입양아가 양부모의 학대 끝에 죽음에 이른 사건도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하필이면 현재 용의자로 지목된 양부모 모두 한국교회와 아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인물들이어서 가뜩이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갈수록 악화되던 교회를 향한 시선이 더욱 싸늘해져만 가고 있다.

 

한국 교회는 코로나19에 이어 이런 경악스러운 사건과 연루되니 더욱 공공의 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교회 입장에서는 너무 억울하다. 입양아 학대 사건이야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으나 코로나19 관련 기사의 댓글 대부분이 교회가 악의 근원이라는 내용이 많다. 대형교회들이야 방역 기계도 도입하고 이러저러한 대비를 할 수 있지만, 한국 교회 70~80%에 해당하는 소형교회의 경우는 그냥 문을 닫는 수밖에 없다. 문을 닫으면 그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상가교회 목회자들의 경우 임대료의 압박이 거세다.

 

다행히 각 교단이나 사정이 그나마 나은 몇몇 교회들의 후원으로 숨통이 트이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임시적인 방편일 뿐 근본적인 해결책이라 보긴 어렵다.

물론 그들의 상황도 좋은 것은 아니지만 자영업자들의 경우 정부의 여러 지원들이 있기에 그나마 산소호흡기라도 달고 있는 형국이다.

 

교회를 자영업자들과 비교하는 것에 대해 목회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도 있지만 정부의 지원에서 사각지대에 놓여 시름하고 있다는 사실은 너무도 명백하다. 예배는 교회 입장에서 신앙의 문제임과 동시에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모여서 예배를 드리지 못한다는 것은 교회의 존재 이유가 사라지는 것을 의미하는 동시에 영세한 교회들 입장에선 턱 밑에 칼을 들이대는 격이나 마찬가지이다. 물론 정부의 방역정책을 이데올로기 관점에서 반대하고 나서는 부류도 없진 않지만, 많은 교회들의 한 맺힌 호소를 정부가 헤아려주길 바란다.

 

교회들 또한 할 것은 하고 정부에 항의하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한다. 지금 공공의 적은 정부가 아닌 코로나19이다.

 

코로나19 사태는 언제가 됐든 끝난다. 우리는 그 이후를 준비해야 하는데 지금의 상황을 보면 전도는 커녕 존속마저도 장담할 수 없다. “너의 이 뺨을 치는 자에게 저 뺨도 돌려대며 네 겉옷을 빼앗는 자에게 속옷도 거절하지 말라”(6:29)는 말씀처럼 세상의 어떠한 요구에도 악이 아닌 선으로 화답하는 것이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는 정도(正道)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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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수 총회장 “희망과 변화를 이끌어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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