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에 대해 청년들과 사역자간 인식차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RCC연구소(소장 전병철 교수)는 지난 4월 15일 온라인을 통해 “청년, 그들은왜 교회를 떠나는가?”란 주제로 제1회 ARCC포럼을 개최했다.
ARCC(Align Research Center for Christianity)는 세상과 교회의 가교역할과 한국교회 내 다양한 사역들의 연합을 위해 설립된 기독교연구기관이다. ARCC 는 초교파적으로 전국 단위의 기독 청년 들을 대상으로 한국교회 청년들이 왜 교회를 떠나는지 연구결과 발표와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이번 포럼을 기획했다.
연구교수팀으로 전병철 교수(아세아연 합신학대학교, ARCC 연구소장)와 이수인 교수(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교육혁 신센터장), 이종민 교수(총신대학교), 함영주 교수(총신대학교), 이현철 교수(고 신대학교), 신승범 교수(서울신학대학교 책임연구원)가 함께했다.
ARCC는 지난 6개월 동안 약 1050여 명의 기독 청년과 청년사역자를 대상으로 인터뷰, 설문조사, 델파이 조사를 실시해 청년이 교회를 떠나거나 신앙을 포기하 는 이유를 심층적으로 분석했다.
먼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주요 핵심 요인은 목회자, 개인 신앙, 공동체, 교회 문화, 헌신 강요 순으로 나타났다. 목회자 때문에 교회를 옮기거나 신앙을 포기하는 이들은 목회자의 언행 불일치와 설교, 상처되는 말 등을 문제로 지적했다.
청년부 공동체 문제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일명 ‘끼리끼리 문화’로 나타났 다. 처음 교회에 다니게 된 청년들 상당수가 청년부 공동체에 녹아드는 것에 어려 움을 느끼고 있어 환대의 공동체 역할의 중요성이 대두됐다. 개인 신앙의 문제와 관련해 “종교 자체에 대한 회의감”이 중요 요인으로 꼽혔다. 특별히 신앙을 포기할 의향을 가지고 있는 청년들은 영적인 필요가 채워지지 않아 교회를 떠난다는 사람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총신대 함영주 교수는 “특이한 점은 청년들의 삶에서 일상생활 만족도에 신앙 생활 만족도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교회 생활 만족도가 양측의 매개 역할을 하고 있다. 즉 교회 안에서 신앙생활 풍성하게 만들어주면 신앙과 일상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이라고 말했다.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질적연구 결과를 보면 개인 신앙 영역에서 △개인적 신앙의 불확실성과 의문 △영적 탈진과 신앙적 무기력 △다른 즐거움 추구 등이 원인으로 나타났다. 목회자 영역은 △배려와 이해 없이 헌신만을 강요하는 사역자에 대한 불만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공동체 관계 영역은 △관계 형성을 위한 시스템 부족으로 인한 교회 부적응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밖에도 △위로와 평안을 주지 못하는 교회 △청년들을 향한 기성 세대의 태도와 이해에 대한 불만을 지적 하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청년들의 인식에 대한 양적, 질적 조사 결과 발표에 이어 청년 사역자들의 인식에 대한 조사결과 발표가 이어졌다. 조사 대상자는 20~40대 청년 사역자 10명으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주된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청년들을 위해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청년 사역의 어려움과 고충 △청년 사역이 집중해야 할 사역의 핵심적 요소가 있다면 등의 질문이 주어졌다.
발표를 맡은 이수인 교수는 특이사항으로 청년들에 대한 조사에서 의미 있다고 나온 의견이 사역자들에게는 중요하게 언급되지 않았다는 점을 지적했다. 조사결과 사역자들은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 중 가장 큰 요인으로 복음의 본질을 듣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응답했다. 반면 청년들이 중요하게 지적한 목회자의 리더십 문제와 과도한 헌신 강요 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게 봤다.
이수인 교수는 “청년사역자들의 생각과 청년들 사이의 약간의 온도차 있는 것 같다.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잘못 파악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왜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로 목회자 요소를 높게 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며 “청년사역자들이 어떻게 자기 자신을 스스로 성찰하고 발전하도록 노력할 것인지 나타나지 않은 점이 아쉽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서 결론 발제를 맡은 서울 신대 신성범 교수는 “이번 연구들을 통해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청년들에게 교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청년들은 교회를 다닐 이유와 자신들을 향한 이해와 배려를 원하고 있다. 반면 청년사역자들은 신앙과 양육이라는 종교적 구호로 청년들을 이끌어가려는 경향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범영수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