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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의 성(性)


실제로 인간관계 내지는 부부관계 때문에 상담소를 찾는 많은 사람들이 성()의 문제로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고자 한다.


지난 호의 칼럼에서 언급했듯이 부부의 성과 관련된 고민에는 성욕의 차이, 성기능의 문제, 성생활의 불만족 등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성의 문제로 상담을 하는 경우 다음 세 가지의 측면에서 점검이 필요하다.


제일 먼저 생물학적이고 의학적인 측면이고, 두 번째는 심리학적인 측면, 그리고 신학적인 측면이다. 성의 이슈는 우리의 육체, 정신, 그리고 영의 영역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성에 관련된 이슈가 상담 중에 제기되면, 먼저 생물학적 측면에서 문제가 없는지 점검하도록 권한다.


의사를 찾아가서 상담을 해야 하는 경우를 말한다. 불감증, 조루증 등 성관계에서의 장애가 의학적인 치료에서 해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경우는 현재 복용하고 있는 약이 성적 욕구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조울증을 심하다거나 정신분열증의 앓고 있는 분들이 먹는 약이 성적 기능과 욕구를 저하시키는 사례들이 있다. 원인을 정확하게 찾고 바른 진단에 따른 치료는 부부관계를 더욱 풍성하게 할 수 있는 통로가 된다.


부부의 성을 다루는 두 번째 측면은 심리학적 접근이다. 뉴스에서 한참 바이아그라의 효능과 성 치료에 관련된 주제를 다룰 때 한 아내의 인터뷰를 본 적이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성기능의 감퇴로 고민하던 남편이 바이아그라를 해결책으로 찾을 때 이 아내의 근심은 오히려 다른 곳에 있었다.


남편이 성기능이 회복되어도 자신을 원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것이다. 부인에게는 부부관계가 단순한 성 기능이 문제가 아니었다. 배우자가 나를 사랑하는가, 나를 원하는가라는 질문에 자신있게 대답할 수 없었던 그들의 관계의 질(quality of relationship)에 핵심이 있었다. 사람의 성은 생각보다 심리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는다.


얼마 전 상담소를 찾은 한 남성은 성적으로 기능을 할 수 없는 자신의 문제 때문에 너무나 괴로워했다. 건강했고 젊었지만 그는 늘 극심한 불안감(anxiety)에 시달렸다. 특히 여성 옆에서는 그 불안감이 극도로 높아졌다. 몸과 마음이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긍정적인 감정을 표출하는 상태가 무엇인지 알지 못하는 이 남성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와 기쁨을 함께 나누는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졌다.


그의 자존감은 완전히 바닥상태였고 자신이 있는 그대로 사랑받을 만한 자격이 있다는 사실을 믿을 수가 없었다. 이야기를 들어보니 자라온 환경에서 그의 어머니가 심한 강박증(Obsessive Compulsive Disorder)을 보였고 늘 불안해했다는 것이다.


늘 두려워하고, 모든 것이 완벽히 통제되어야 하고, 작은 흐트러짐도 참지 못하는 어머니 옆에서 그는 함께 불안해하는 것을 배웠다. 이 남성은 편안하다거나 평안한 상태가 어떤 것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그의 마음이 평안함을 누리지 못할 때 그의 성()도 그 마음처럼 늘 통제라는 감옥에 갇혀있었다. 이런 경우는 단순한 성치료가 아닌 불안증을 치료하기 위해 약물과 상담이 병행되어야 한다.


또 한 사례는 극심한 조울증(Bipolar disorder) 증세를 겪고 있는 여성이었다. 이 여성의 상태는 에너지가 폭발적으로 많아서 며칠 간 잠도 잘 수가 없던지, 아니면 너무 우울해서 하루 종일 누워만 있던지 둘 중 하나였다.


흔히 조울증의 증세를 보면 머릿속이 오만가지의 생각들로 가득해서 끊기지 않는 라디오처럼 돌아간다든가 너무나 기분이 좋은 상태, 즉 자신이 온 세상을 다 쥔 것 같은 황홀경에 사로잡히기도 한다.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가 폭발하다가 어느 순간 그 에너지가 완전히 방전된 것처럼 꼼짝도 못하고 심한 우울증세를 보이는 순간이 온다.


조증(manic)과 우울증(depression)이 함께 공존하는 것이다. 그런데 조증의 단계에 있는 경우, 미친 듯이 쇼핑을 해서 수천만 원의 빚을 순식간에 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극심한 성욕을 참을 수가 없어서 하루에도 몇 번 씩 성관계를 가져야 하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타이거 우즈가 어떤 진단을 받았는지 알 수 없지만, 성 중독 외에 조울증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상담소에 찾아온 이 여성 또한 끊임없는 성관계를 통해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지 확인받고 싶어 했다어릴 때에 아버지를 잃고, 재혼한 어머니에게 세심한 관심을 받지 못한 채 혼자 자라나다시피 한 이 여성은 늘 버림을 받을까 두려워했다.


자신의 부모조차 함께 있어주지 못했던 원하지 않는 아이, 중요하지 않은 존재라는 느낌을 받으며 자라난 이 여성은 성관계를 통해서 위로를 찾으려 했다. 자신이 누군가에게 중요한 존재라는 확신을 끊임없이 확인하고 갈구하는 과정에서 닥치는 대로 반복되는 성관계는 오히려 깊은 절망감과 허무감을 안기곤 했다.


너무나 많은 경우에 성관계를 한 후 남자들이 다시 자신에게로 돌아오지 않았던 것이다. 자신의 부모님들처럼그렇게 이 여성은 상대방이 자신을 원하지 않는다는 느낌을 계속 반복하며 살아가고 있었다. 이 여성도 심리적인 치유가 선행되어야 성 중독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한국적인 문화에서 성()은 건전한 대화의 영역에서 제외되어 있다. 성에 관련해 호기심어린 아이들의 질문을 회피하거나 혼을 내는 어른들을 통해 성이 금기시되어 있는 문화에 젖어 자라난다. 실제로 성이 금기화된 동양의 문화에서 자라난 동양여성들이 성관계에서 불감증으로 발전하는 비율이 서양문화보다 훨씬 높다는 연구결과를 본 적이 있다.


더더구나 성이 음성화되어 있는 문화는 자라나면서 성적으로 상처받고 충격을 받았던 외상(trauma)의 경험을 자꾸 감추게 만든다. 가까운 친척, 이웃, 심지어는 가정 안에서 벌어지는 성추행과 성폭행의 상처들을 감추고 곪아 터지도록 두는 것이다.


그 상처를 들어낸다고 해도 그 주위 사람들이 감당하지 못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는 데에도 이유가 있다. 이제 컴퓨터에서 한번만 클릭해도 볼 수 있는 수많은 왜곡된 정보와 사진들이 널려있는데 우리는 못 본 척, 안 본 척 모르는 척 입을 닫는다.


이러한 현상은 크리스천의 가정이라고 다르지 않다. 크리스천의 가정 문화에서 우리 스스로나 배우자, 그리고 우리의 자녀들은 가정에서가 아닌 외부에서 성을 배운다. 부부간에 성관계에서 일어나는 문제들을 농담이나 상처를 주는 빈정거림 외에 어떻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해야 하는지 알지 못한다.


방안에 큰 코끼리가 있는데 이 이상한 일에 대해 모두가 입을 닫고 못 본척하는 꼴이다. 그리고는 말한다. 안 맞아서 못살겠다고성에 관련된 고민과 건강한 욕구들에 대해 배우자와 함께 나누고 함께 해결해 나가는 법을 배우는 것이 심리학적 접근과 상담을 통해 가능한 치료의 과정이다.


성이 왜곡되고 음성화되며 가정이 산산조각 나는 것은 어찌 보면 이상해 할 일도 아니다. 신학적 접근이 그 이유에 대한 설명이고 해결에 대한 결말이다. 인간이 선악과를 따먹으며 하나님의 자리에 서려고 했던 순간 하나님과 우리의 관계가 깨어지고,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깨어졌다.


서로를 비난했고 자신이 부끄러워 몸을 가리고 숨어야 했다. 옷을 입지 않아도 수치스럽지 않았던 부부간의 진정한 친밀감에도 금이 간 것이다. 이 현상은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가정과 인간관계에도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에게 희망은 한 가지 밖에 없다. 우리의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게 하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치유이다. 예수님의 사랑이 모델이 되는 가정의 회복이다.


()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드시고 가정을 허락하시며 주신 선물이다. 남편과 아내가 가장 깊이 있는 친밀감을 나누고 누리도록 하신 하나님의 디자인이다. 예수님을 통해 우리의 가정에서 에덴을 회복하는 일 또한 하나님의 계획의 한 부분이다. 인간에게 주어진 단 하나의 완벽한 해결책이다.


심연희 사모

RTP 지구촌교회

Licensed Marriage and Family Therap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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