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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 돼 찍지 마, 빨리 지워”

반종원 목사
수원교회

한 초등학교에서 일어난 해프닝이다. 졸업을 앞두고 학창시절을 그동안의 추억을 회고하는 자리에서 어느 해 수학여행 동안 있었던 일을 이야기 한다.


저녁에 숙소에서 아이들이 잠옷으로 갈아입고 함께 재미있게 어울려 노는 자리에서 짓궂은 한 아이가 서있는 한 아이의 바지를 잡아 내렸다. 소위 깝질을 벗긴 것이다. 너무 갑작스런 일이라 그만 이 아이는 보여주기 부끄러운 부분까지 보여주고 말았다. 그 순간 아이들을 박수를 치며 웃었고 어떤 아이들은 “찍어, 찍어”를 외쳤고 동작 빠른 아이는 핸드폰을 꺼내들고 사진을 찍었다.
바지가 벗겨진 아이는 수치감 때문에 울어버렸고 반 아이들은 우르르 찍은 사진을 보느라고 야단법석을 떨었다. 그 일은 담임 선생님이 그 방으로 들어와서 장난을 친 아이가 울고 있는 아이에게 사과하게 하고 사건은 일단 마무리가 됐다. 그때 있었던 이야기를 하면서 그 장면을 상기시킨다.


그때 아이들이 “찍어, 찍어“를 외칠 때 큰 소리로 “안 돼 찍지 마라! 찍지 마라”라고 외친 두 아이가 있었다.

아이들이 찍힌 사진을 보려고 우르르 몰려들었을 때도 그 아이는 “지워, 빨리 지워”라고 외쳤다. 사과한  아이는 사과를 한 것이 아니다. 그 아이의 사과는 자신이 잘못을 깨닫고 반성하는 의미의 사과가 아니라 선생님이 시켜서 하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사과는 받아야 사과이고 용서는 내가 해야 용서이다.

“찍지 마, 안 돼 빨리 지워” 라고 외친 두 아이만이 진정한 자신의 친구이지만 나머지 아이들은 그냥 같은 학급 애들이었을 뿐이라고 얘기했다. 


성경은 “그러므로 이제부터 너희는 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이라”(엡2:19) ‘권속’ 이라는 말씀은 가족이라는 의미이다. 하나님과 영원히 한 가족 된 지체들이란 말씀이다. 가족은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어려울 때, 힘들 때 가족은 힘이 되어준다. 가족은 수치를 “찍어, 찍어”하지 않는다. 부끄러움을 드러내고 웃고 박수치지 않는다. 그래서 칼뱅은 그의 명저서 ‘기독교 강요’에서 교회를 어머니라고 말하지 않았던가? 나는 교회를 어머니라고 한 표현보다 더 아름다운 표현이 없다고 생각한다.


더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표현은 그리스도가 교회이며 성도들이 교회이다. 주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의 친구라고 말씀 하신다. “너희를 친구라 하였노니”(요15:15) “너희가 나를 택한 것이 아니요 내가 너희를 택하여 세웠나니”(요15:16) 먼저 내게 다가와 친구삼아 주신 친구 예수 보다 더 귀한 친구가 있을까? “사람이 친구를 위하여 목숨을 버리면 이보다 큰 사랑이 없다”고(요19:19) 말씀한다. “내가 내 아버지께 들은 것을 다 너희에게 알게 하였다”고(요15:15) 묵상하면 묵상할수록 가슴을 저미는 말씀이다.


예수님 곁에는 몰려다니는 군중이 많이 있었다. 수 없이 많은 예수님의 기적과 이적을 보여주실 때 마다 수많은 군중들은 박수를 보냈고 환호성을 질렀다. 예루살렘으로 입성하시던 날 종려나무 가지를 흔들며 “호산나”를 외치던 군중들은 성난 폭도들이 되어 “십자가에 못 박으소서”를 외쳤던 것이다. 예수님 고난당하시고 죽으실 때 그의 죽음 곁에는 아주 적은 소수의 예수님의 친구들만이 있지 않았던가? 자신을 위해 준비한 새 무덤을 기꺼이 내어 드린 요셉, 백 리트라의 침향과 몰약을 가져다가 예수님을 장사한 니고데모 그들은 진정한 예수님의 친구들이다.


지금 우리가 사는 시대는 예수님을 부끄럽게 만드는 군중들이 소리치는 시대이다. 교회에 수치를 드러내고 부끄럽게 만들고 핸드폰을 들이대며 “찍어, 찍어”하는 세대이다. 주님의 몸된 교회를 껍질 벗겨놓고 사진을 찍고 비난을 하는 세대다. 누가 그러는가? 한때는 세상 사람들이, 교회 밖에 사람들이 그랬었다. 지금은 다르다. 악한 세력들은 이제 간간히 조언을 할 뿐 직접적인 일에서 손을 떼었다. 왜 그런가? 일꾼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교회 안에 미혹의 영을 받아 교회를 껍질 벗기고 사진을 찍고 올리고 들여다보며 소리 지르는 무리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들이 누구인가? 소위 교인들이다. 교인과 신자는 구분된다. 교인은 교회를 드나들면 교인이다. 그러나 신자는 예수를 믿는 사람들이다. 이제 다시 주님께로 돌아가야 한다. 주님은 부끄러워하신다. 한국교회의 오늘을 바라보시면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민망이 여기시는 주님을 바라보자.
주님께 사랑받는 좋은 친구로 살아야 한다. 먼저 손잡아 주시고, 십자가 사랑의 친구. 비밀이 없으신 친구 주님이 간곡히  말씀하신다.


“너희는 내가 명하는 대로 행하면 나의 친구라”(요 15:14). 
“내 계명은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 같이 너희도 서로 사랑하라 하는 이것이라”(요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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