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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의 무게

여의도의 창

솔개의 수명과 관련된 예화가 있다. 솔개의 최대 수명은 약 70세인데 이렇게 장수하려면 40세가 됐을 때 매우 고통스럽고 중요한 결심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바로 자신의 노화된 발톱을 뽑고 길게 자란 부리를 깨뜨려 다시 자라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거 이 설교는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선사했다. 우리가 크리스천으로 거듭나 바로 살아가기 위해선 솔개가 했던 것처럼 발톱을 뽑고 부리를 깨뜨리는 결심과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고 말이다. 물론 나 또한 그 설교에 은혜를 받았던 한사람이다. 하지만 이것은 명백한 가짜뉴스이다. 솔개가 부리를 깨뜨리면 그것은 그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이며 부리가 다시 자라나지도 않는다고 한다.


은혜를 위해 가짜뉴스가 강단에서 선포된 것이다. 예화별로 논란의 여지는 있을 수 있으나 설교에서 사용되는 가짜뉴스는 지금 당장은 은혜로 작용할지 몰라도 건강하다고는 볼 수 없기에 올바른 분별이 필요하다.
설교의 무게감과 책임감은 그 어떤 예배순서보다 크다.


종교개혁 당시 만인제사장을 부르짖은 마르틴 루터 또한 이 사실을 잘 알기에 목사라는 제도적 장치를 보전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한국의 주류 교회 대부분의 예배순서에서도 설교의 비중은 크게 작용하며, 크리스천들이 교회를 정할 때 가장 우선순위로 고려하는 것이 담임목사의 설교라는 설문조사도 존재한다.

앞서 언급한 요소들을 제외하더라도 하나님의 말씀을 전한다는 사실만 봐도 설교는 절대 가볍게 생각할수 없는 예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최근 몇몇 대형목회자들의 설교가 논쟁의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일본의 경제보복과 관련해 한국이 잘못했고 더 나아가 일본 때문에 우리나라가 잘 살게 됐다는 발언까지 나와 문제가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이 발언들 대부분이 일베는 물론 극우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가짜뉴스에서 유통되고 있는 항목들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그야말로 주님의 종을 자처하는 목회자들이 주님의 말씀을 조롱거리로 만들었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해당 목회자들은 아마 억울할지도 모르겠다.


자신은 일본이 우리나라를 잘살게 해줬다고 알고 있고, 지금 나라가 뭔가 어지러우니 선지자적 역할을 감당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그런 설교를 전파했을 것이다. 교회에서 어느 누가 목회자의 설교에 대해 감히 비판을 하겠나 하는 생각 또한 이러한 사태를 불러일으킨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설교가 과연 자신의 생각을 전달하는 것일까? 지금 사태는 어쩌면 설교와 간증의 차이를 구분하지 못했기에 일어난 일일지도 모르겠다. 자신이 하는 말실수 하나하나가 모여 성경의 권위를 추락시킬 수도 있다는 생각은 왜 못하는지 안타깝기만 하다. 자기 의에 취해 잘못된 정보들로 설교를 전할 바엔 차라리 설교시간 내내 성경만 읽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


선교에 있어서 중요한 원칙 중 하나는 오직 복음을 전하고 그 결과는 주님께 맡기는 것이다. 이는 설교자에게도 분명 적용되는 원칙이라 생각된다. 말씀의 무게, 목회자의 책임감 등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불필요한 사족(蛇足)으로 주님의 말씀을 욕되게 하는 일이 더는 없었으면 한다.     

                                       
범영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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