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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웃 돌아보는 설 연휴

설 연휴는 한 해의 시작점에서 공동체의 뿌리를 다시 확인하게 하는 시간이다. 각자의 자리에서 분주하게 살아가던 가족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한자리에 모여 식사를 나누며 안부를 묻는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평소에는 미처 의식하지 못했던 관계의 무게와 소중함을 새삼 느끼게 된다. 명절은 단순한 관습이 아니라, 관계를 회복하고 공동체의 결을 다시 잇는 시간이다.


가족은 신앙의 첫 공동체다. 믿음은 예배당에서만 형성되지 않는다. 부모와 자녀, 형제자매 사이에서 나누는 말과 태도, 갈등을 대하는 방식 속에서 신앙은 구체적인 삶의 언어를 갖는다. 설 연휴는 가족 안에서 무뎌졌던 마음을 돌아보고, 미뤄두었던 대화를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다. 신앙의 말이 삶의 말로 이어지는 자리도 바로 이때 마련된다.


하지만 명절의 풍경은 모두에게 같은 모습으로 주어지지 않는다. 설 연휴가 가까워질수록 더 깊은 공허를 느끼는 이들도 있다. 홀로 지내는 노인, 외국인 노동자, 가족과의 관계가 끊어진 이웃, 명절 비용조차 부담이 되는 가정에게 설은 기쁨의 절기가 아니라 견뎌야 할 시간이 되기도 한다. 웃음과 만남이 강조될수록, 그 바깥에 있는 이들의 고립감은 더욱 선명해진다.


이런 현실 앞에서 신앙 공동체는 질문을 피할 수 없다. 우리는 명절을 누구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가.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만 안도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공동체의 경계 밖에서 신음하는 이들의 목소리를 외면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봐야 한다. 성경이 말하는 공동체는 언제나 중심이 아니라 주변을 향해 열려 있었다. 약한 자와 소외된 이를 향한 관심은 선택이 아니라 신앙의 본질에 가깝다.


교회가 명절을 맞이하는 태도 역시 점검이 필요하다. 명절 예배와 일정이 중요한 만큼, 이 시기에 더 취약해지는 이들을 어떻게 돌볼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함께 있어야 한다. 형식적인 행사보다 중요한 것은 관계의 실제다. 조용한 방문, 안부를 묻는 연락, 함께하는 한 끼 식사는 작아 보이지만 누군가에게는 명절 전체를 지탱하는 힘이 될 수 있다. 교회의 존재감은 대규모 행사보다 이런 작은 실천에서 더 분명히 드러난다.


설 연휴는 교회의 사회적 책임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지역사회 안에서 교회가 어떤 역할을 감당하고 있는지, 명절마다 반복되는 외로움과 결핍의 문제 앞에서 어떤 대안을 제시하고 있는지 성찰해야 한다. 교회가 명절의 따뜻함을 내부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지역으로 흘려보낼 때, 신앙은 말이 아니라 삶으로 증언된다.


무엇보다 명절은 신앙의 방향성을 점검하는 시간이다. 가족을 소중히 여기는 마음과 이웃을 향한 책임은 분리될 수 없다. 가족 안에서 경험한 사랑과 돌봄은 자연스럽게 더 넓은 공동체를 향해 확장돼야 한다. 그것이 신앙이 개인적 만족에 머물지 않고 공적인 선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이 명절을 누가 함께 보내고 있으며, 누가 홀로 견디고 있는가. 우리가 나누는 풍성함이 어디까지 흘러가고 있는가. 따뜻한 식탁의 온기가 담장 안에만 머물지 않고, 담장 밖까지 전해질 때 명절은 비로소 모두의 시간이 된다.


가족을 돌아보고, 이웃을 기억하는 설 연휴가 되기를 바란다. 이것이 신앙 공동체가 명절을 대하는 가장 정직한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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