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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판예배와 한 폭 예배

하늘붓 가는대로 -137

권혁봉 목사
한우리교회 원로

“판”은 주로 난장판 할 때 쓰는 접미어이다. 모든 행사에 “판”이란 말이 붙지만 좀 난잡스럽고 소란스러운 행사에 “판”이란 접미어가 잘 붙는다. 싸움한판, 씨름한판, 윷놀이한판, 시장판 할 때 그 속에는 경쟁심과 투쟁심이 발동한다. “판”이라하면 좀 어지럽고 안정감이 없는 뉘앙스를 풍긴다.


“폭”은 “판”과는 정반대의 개념을 말해준다. 그림 한 “폭” 치마 “폭” “폭신폭신” “폭신하다”(be soft cushionary) 할 때의 “폭”이란 말은 안정감과 정서가 고요히 흐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엄마 품에 폭신하게 잠든 아이의 얼굴이 예쁘다. “판”과 “폭”에 대한 한국 고유적 언어 개념을 내가 정확하게 구별했는지 여부는 모른다.
단지 언어생활에서 느끼는 감정을 원색적으로 말해본 것이다.


나는 어느 날 30여명의 성도가 모이는 작은 교회 주일예배에 참여했었다. 두 시간의 예배시간 중 고요와는 처음부터 끝까지 무관한 예배였다. 장고, 징, 드럼 이름 모를 악기가 연주되고 고성으로 불러 재끼는 찬송가는 차라리 소음 같았다. 입당하는 순간 조용히 기도할 틈도 없다. 솥에 넣는 콩을 볶듯 박죽으로 돌려대는 데에는 그냥 견딜 콩알 낱알은 하나도 없었다.


설교단에 선 목사의 음성 톤은 높은 도에서 시작하여 장장 1시간 설교였는데 그 목사도 나중엔 목이 쉬어버렸다. 딱한지고. 지극히 작은 수의 성도들도 그 분위기에 따르느라 차라리 허덕이고 있었다. 모두 혼비백산(魂飛魄散)하는 사람들의 모임 같았다. 그들은 들판의 허수아비가 강한 바람에 흔들리는 것 같았다.


나는 두어 시간동안 내 정신을 갖기에 거의 도사(道士)처럼 했었다. 예배를 마치고 나는 예배당 문을 나서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게 바로 한판예배구나” “이제 한판예배가 끝났구나” 귀가하면서 30대 후반의 그 젊은 담임목사가 나에게는 한량없이 불쌍하게 보였다.


저런 식으로 어떻게 앞으로 40년 목회를 할 것인가? 나는 그에게 간청해서 이 노목이 지도 좀 해줄까 싶지만 노인이 되거든 묻지 않는 말에 답하지 말고(不問不答) 부르지 않는 곳에 가지말라(不請不來)가 나의 노년생활 철학이 말린다. 그럼 이젠 한 폭 교회를 말해보자고? 그것은 한판교회와의 정반대 상황만 생각하면 알만하다.
한폭 예배엔 비둘기 같이 내리는 성령의 강림과 내주가 있고 가뭄에 단비를 기다리는 초목의 밭이있다. 신령과 진정으로 예배한다는 뜻이 뭔지 아는 예배다. “하나님은 영이시니 예배하는 자가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요 4:24)


“영과 진리로 예배할지니라
(worshipping in spirit and truth)”의 이 부분의 의미는 제정신을 가지고 뭔가 알고서 영 하나님께 예배하라는 교훈이다. 정신 잃고 예배대상자도 누구인지 모르로 자체 열 내다가 꺼져버리지 말라는 것이다. 한 폭의 예배는 그림 같은 예배다. 조용한 산수화를 보는듯한 예배이다. 한폭 예배에서는 후미(後味)가 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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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수 총회장 “희망과 변화를 이끌어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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