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4차 총회(총회장 이욥 목사)는 ‘한국침례교회사’(이정수, 1990)가 출간된 후, 35년 만에 총회 공식 역사로 ‘새로 읽는 한국침례교회사’(김용국 지음)를 발간했다.
‘새로 읽는 한국침례교회사’는 한국침례교회의 시작, 일제강점기 한국침례교회, 교단의 재건과 남침례교회 한국 선교 시대, 교단분열시대, 한국침례회연맹총회 시대, 기독교한국침례회 시대 등 시대 구분에 따라 서술했으며, 부록에 역대 총회장과 총회 시대 구분과 한국침례교 순교자 명단 등을 수록했다. 이 책은 한국침례교회 136년의 역사를 전반적으로 다뤘는데, 저자 김용국 교수(한국침신대)를 만나 이번 집필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 ‘새로 읽는 한국침례교회사’의 집필 계기와 소감, 이 책의 출간 의의에 대해 말씀해 주셨으면 합니다.
= 114차 총회 전도부장 이황규 목사가 지난 2025년 4월 초에 총회 공식 역사 저술을 의뢰한 것이 집필 계기가 됐습니다. 저는 교회사 교수로서 한국침례교회사 저술을 꼭 감당해야 할 사명이라 생각했는데, 총회가 먼저 제안해 주어서 무척 기뻤습니다. 지면을 통해 114차 이욥 총회장과 총회 임원, 감수위원, 저술에 도움을 주신 여러 동역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이 책의 가장 큰 의의는 35년 만에 총회의 감수를 거쳐 출간된 공식 역사서라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총회 공식 역사서로는 ‘대한기독교침례회사’(김용해, 1964)와 ‘한국침례교회사’(이정수, 1990)가 있습니다. 그런데 ‘대한기독교침례회사’는 교단 분열 시대 포항총회가 출간한 책이어서 전체 교단을 대표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한국침례교회사’는 한국침례교 선교 10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미남침례교회의 재정 지원으로 출간됐습니다. 이 책은 총회 자체 재정으로 출간한 최초의 전체 교단 역사서라는 의의가 있습니다. 그리고 출판수익금 전액을 침례교 전시관 마련과 운영을 위해 사용토록 한 것도 좋은 선례를 남긴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이 책을 길지 않은 기간에 저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어떻게 가능했는지요? 그리고 기존의 한국침례교회사 책들과 비교해 볼 때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요?
= 저는 오래전부터 한국침례교회와 관련된 사료들을 미국 서든침례신학대학원 도서관, 미남침례교회 고문서보관소, 한국침례교 역사학자들, 목회자들, 교회들을 통해 수집해 놓았습니다. 특히 조효훈 박사가 모아 놓으신 사료를 통째로 물려받았습니다. 저는 한국침례교회사 사료를 누구보다 충분히 보관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료를 바탕으로 한국침례교회사와 관련된 두 권의 책과 몇 편의 논문을 쓴 것이, 이번 교단 통사를 저술하는 데 큰 도움이 됐습니다. 기존 연구를 활용하고 최근 사건에 관한 새로운 사료를 발굴해 저술했습니다. 수개월 간 건강에 이상이 느껴질 정도로 밤낮없이 최선을 다해 집필했습니다. 무엇보다 교단 역사 출판의 중요성과 필요를 잘 알고 계신 114차 이욥 총회장과 총회 임원들이 혼신을 다해 협력해 주었기에 책 출판이 가능했습니다.
기존 역사책들과의 차별점으로는 △사료적 근거를 충실히 제시 △새로운 사료를 발굴해 기존 역사서들이 다루지 않은 사실을 보여준 것 △사건이나 인물에 대한 신학적, 역사적 배경을 설명해 풍부한 이해를 제공 △기존의 쟁점 사항들 즉, 한국침례교 기원, 펜윅의 반율법주의와 반지성주의, 동아기독교의 항일활동 등의 정리 △알마 엘머가 아닌 애나 엘머스(Anna Ellmers)로 선교사 이름 정정, 교단 재건 총회인 제36차 대화회 날짜 수정 등 기존 역사의 오류들 정정 △교단 정치보다 교단 신학, 선교사들의 사역, 개교회와 총회 기관들의 역사를 중점적으로 다룬 것 등을 들 수 있습니다.
◇ 기독교한국침례회 시대 즉, 1976년~현재까지의 역사는 근래의 사건, 그리고 현존하는 인물과 교회를 다뤘는데, 어떤 기준으로 역사를 기술했는지요?
= 이번에 출간한 책은 통사(通史)이기에 최근의 주요 사건이나 역사적 주제들도 다뤄야 합니다. 현존 인물의 활동과 최근 사건은 객관적인 서술(description)과 분석에 주안점을 뒀습니다. 평가(evaluation)는 삼가했는데 앞으로 계속 활동이 이어지고 변화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평가는 좀 더 시간이 지난 이후에 이뤄져야 하므로, 현재는 객관적인 서술 방식으로 기술했습니다.
◇ 펜윅이 세운 대한(동아)기독교회는 신앙과 체제가 침례교적이지 않아서 한국침례교회의 시작을 남침례교 선교로부터 출발해야 한다는 주장도 존재하는데, 이에 관한 교수님의 의견을 듣고 싶습니다.
= 책에 자세히 다뤘지만 펜윅의 선교를 교단 역사의 출발로 보아야 합니다. 그 이유와 근거로는 펜윅이 세운 대한기독교회가 기독교한국침례회의 직계 조상으로, 대한기독교회는 한국에서 침례교회를 시작하고 유지한 주체였습니다. 또한 펜윅이 미북침례교회 고든 목사로부터 침례받고 목사로 안수받아 침례교 정체성을 확보했고, 한국의 타 교단들이 펜윅과 대한기독교회를 ‘침례교’로 불러 침례교 정체성을 인정했습니다. 이외에도 대한기독교인들 스스로 침례교인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비록 대한기독교회가 세대주의에 기초한 초교파주의를 추구했으나, 침수침례와 정교분리를 비롯한 침례교 교회론을 믿었던 사실 등을 들 수 있습니다.
◇ 교수님은 우리 교단이 항일운동을 도외시했다는 주장에 반대해 성경적 진리와 복음적 신앙을 고수하는 차원에서 항일운동은 했다고 주장합니다. 그런데 이런 활동은 항일운동이라기보다는 신앙운동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이것은 항일운동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와 관련이 있습니다. 민족주의 의식에 기초한 의도적 독립·저항운동을 항일운동으로 정의한다면, 우리 교단의 활동은 신앙운동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장이 일견 타당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비록 신앙운동이라도 일제의 핵심적 통치 정책에 반대한 행위는 항일운동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일제가 궁극적 목적인 내선일체(內鮮一體)를 이루기 위해 천황숭배와 신사참배를 강력히 추진할 때, 우리 교단이 한국교회에서 유일하게 끝까지 그것들을 반대한 사실은 교단적 차원의 항일운동으로 볼 수 있습니다. 신앙의 고수가 일차적 목적이었다고 해도, 투옥, 순교, 교단 폐쇄를 포함한 온갖 고난을 무릅쓰고 일제의 핵심 정책에 반대한 행위는 항일운동으로 해석함이 타당합니다.
항일운동의 구체적인 사실들로는 을사늑약 체결 직후인 1905년 11월 19일, 장로교와 감리교와 함께 연합구국기도회 개최, 1906년 펜윅 작사의 애국가를 교인들에게 보급, 1914년 친일적 인물의 감목 선출 무산, 1916년 ‘포교계’ 제출 거부, 1921년 손상열 목사 독립운동 혐의로 일제에 의해 죽임당함, 1926년 학교에서 신사참배 강요에 반발하여 세속교육 금지, 1930년대 신사참배 반대, 1940년대 천황숭배 반대로 교단 폐쇄 등을 들 수 있습니다.
◇ 남침례교회의 선교가 우리 교단에 끼친 영향과 의의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 해방 이후 전국에 침례교인이 400명이 안 된 상태에서, 구호사업과 의료선교로 시작한 남침례교 선교는 한국침례교회를 기사회생시켰습니다. 또한 전도, 교회 개척, 예배당 건축, 학생부, 청년부, 부인전도회 등 개교회의 존립과 운영체계를 세워주었습니다. 그 외에도 침례교 정체성 주입, 청지기 운동 등을 통해 교단 정체성과 개교회의 내실화를 강화했고, 침례신학교, 침례병원, 진흥원 등 총회 기관들을 설립해 교단의 장기적 발전의 기틀을 마련해 줬습니다. 현존하는 우리 교단의 기본 체제와 많은 재산은 남침례교 선교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남침례교 선교가 한국교회의 자립정신 약화, 선교부와 총회의 갈등으로 인한 교단 분열의 원인 제공과 같은 부정적 영향을 끼친 부분도 있었으나, 전멸 상태의 침례교회를 회생시키고, 주류 교단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는 등 긍정적 측면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 우리 교단은 1959년부터 1968년까지 두 교단으로 분열됐습니다. 분열의 이유와 역사적 교훈에 대해 말해주세요.
= 분열의 원인은 핵심 지도자들 간의 갈등과 경제적 이익 추구와 관련된 교단 내 파벌 간 쟁투, 남침례교 선교사들과 주류파와의 갈등, 소수 주류파 지도자들이 교권을 계속 장악해 교단을 사유화한 행위, 많은 주류파 목회자들의 정(情)에 이끌린 잘못된 판단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처럼 명분 없는 분열은 하나님이 기뻐하지 않으며, 교단에도 유익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는 계기가 됐습니다.
◇ 이 책이 앞으로 잘 활용되기를 기대하며 마지막으로 교단 역사를 통해 한국침례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제언해 주신다면.
= 역사를 자료에 근거하여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이유는 진실의 추구와 더불어 미래를 위한 통찰을 얻고자 함입니다. 앞으로 우리 교단이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성경적 영성 추구 △교단의 복음주의 신앙 고수 △사랑의 실천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 수행 △목회자의 말씀과 기도, 영혼구원에 대한 열정 △시대에 부응하는 창의적 사역 발굴 △사업총회를 위한 총회 조직과 운영 방식 재검토 △총회와 산하 기관들의 유기적 관계 강화 △지방회의 기능과 역할에 관한 지침 마련 △신학교의 높은 영성과 복음주의 신학교육 추구 등을 제언하고 싶습니다.
이송우 국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