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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목사의 목회이야기-71 / 일본 지도자들에 대한 묵상



이번에 선교여행을 목적으로 다시 일본 땅을 밟으며 새롭게 만난 일본전국시대의 세 명장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 우리나라 국민들에게도 잘 알려진 이 세 사람의 인물됨에 대한 이야기 한토막이 있다.


어느 날 울지 않는 두견새 한 마리를 두고 서로 의견을 나누는데, 오다 노부나가는 “두견새가 계속 울지 않는다면 죽여 버리겠다”고 말한다. 그랬더니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어떻게 해서든 울게 만들어 보겠다”고 한다. 그랬더니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울 때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물론 이는 세 사람의 리더십 스타일을 단적으로 표현하기 위한 비유이므로, 비유가 다 맞진 않다. 하지만 일본 사람들에게만큼은 이런 세 가지가, 리더십의 지표가 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다시 말하면 다소 무리가 있더라도 단호하고 결단력 있고 추진력 있는 오다 노부나가 스타일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꾀 많고 유쾌하며 친화력 있고 목표지향적인 도요토미 히데요시 스타일을 따를 것인가? 아니면 지나침보다 부족함이 낫다며 서두르지 않고 기회가 올 때까지 낮은 자세로 기다리는 도쿠가와 이에야스 스타일을 따를 것인가?


그러고 보니 오다 노부나가는 조선의 수양대군을 닮았다. 자신을 반대하는 김종서와 사육신을 척결하고 조카 단종마저 제거했던 인물이니까. 이에 비해 조선의 건국 과정에서 기지와 순발력으로 부왕 이성계의 신뢰를 얻어 결정적 순간에 왕위에 오른 태종은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닮았다. 그런가하면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부왕 태종의 신뢰를 얻기까지 자기를 절제하고 학문을 닦으며 기다리다 양녕대군이 세자에서 폐위되면서 왕위를 물려받은 세종을 닮았다 하겠다.


그렇다면 성경에서는 누굴까? 오다 노부나가를 묵상하니 무리한 추진력이 다소 아쉬웠던 사울, 솔로몬, 르호보암 등이 오버랩 된다. 도요토미 히데요시를 보면서는 지혜와 친화력 결단력이 뛰어났던 다니엘과 느헤미야가 생각나고, 도쿠가와 이에야스를 보면서는 끝까지 하나님의 때를 기다릴 줄 알았던 다윗과 요셉 생각이 난다. 아무튼 오늘 우리 시대 지도자들에게도 좋은 거울이 될 만한 인물들이다.


그런가하면 히로시마 원폭기념관에서 느낀 지도자로서의 책임감은 좀 더 무겁게 다가왔다. 그 시대 일본지도자들의 세계 정복 야욕 까닭에 희생된 수많은 죽음들. 1945년 8월 6일 오전 8시15분, 히로시마 물산장려회관 600미터 상공에서 터진 핵폭탄의 위력은 그날 만해도 무려 14만 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갔고, 그 후로도 모두 35만 명이나 죽었다. 그래도 일본은 항복하지 않아, 3일후 나가사키에서도 또 7만 명의 생명을 잃었다.


대체 무슨 죄란 말인가? 원폭기념관을 돌아보니, 엄마가 싸준 도시락을 챙겨들고 학교로 향하던 한 여학생의 새까맣게 타버린 도시락 밥알을 보는 마음이 시리다. 아침 일찍, 은행 일을 보기 위해 슈미토모은행 정문 계단에 앉아 은행 문 열기만을 기다리다가 완전히 타 녹아내린 어느 할머니의 흔적. 자신의 등도 이미 다 타버렸는데 품에 안은 자식만큼은 끝까지 지켜주기 위해 필사적으로 아이를 끌어안았던 한 어머니의 약하고도 강한 모성애. 정말이지 남의 나라 이야기로만 넘기기에는 너무나 비통하고 애절한 아픔이 느껴진다.


게다가 이 모든 불행들이 다 지도자의 그릇된 욕망과 판단 때문이었다니 더욱 개탄스럽다. 진주만을 공격할 만큼의 가공할 군사력과 가미가제 특공대의 과잉 충성만을 믿고서 겸손하지 못했던 그 시절 지도자의 오만을 묵상하니, 나 또한 작은 공동체의 지도자로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진다. 그러니 정말 잘해야 한다. 목회자인 내가 정신 차려야 한다.


“주여, 도우소서. 맡기신 양들에 대한 선한 목자의 마음을 주옵소서. 이용하지 말고 사랑하며, 사랑받기보다 사랑하며, 가르치기보다 사랑하며, 의지하기보다 사랑하게 하소서.” 다시 이것이 일본에서 일상으로 돌아온 나의 기도가 된다.
김종훈 목사 / 오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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