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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티교회 통해 ‘영적·사역적·물질적 자원’ 공유해 시너지 효과 기대

탐방 / 대전꿈의교회 정임엘 목사


대전꿈의교회 설립배경과 멀티교회 비전
대전 꿈의교회가 세워진 것은 두 가지 이유에서다. 대전에 살고 있던 성도들의 요청과 안희묵 목사가 가진 멀티교회에 대한 비전 때문이다. 대전으로 이사 간 뒤에도 교회의 비전과 철학이 너무 좋아서 계속 공주로 출석하던 성도들이 많았다. 이 성도들은 대전에서 모일 공간을 요청했는데, 아예 멀티교회를 세우는 쪽으로 방향을 정하게 된 것. 이에 따라 2008년 11월, 첫 예배를 드림으로 시작됐다.



정임엘 목사는 안희묵 목사의 멀티교회 비전은 건강한 교회를 사모하는 철학에 바탕을 두고 있다고 말한다. 건강한 교회라면 한 곳에 머물러 외형과 몸짓만 커지는 대형교회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복음을 들고 필요한 곳에 나아가는 교회가 돼야 한다. 건강한 교회는 건물을 세우는 교회가 아니라 ‘사람을 세우는’ 교회다.

대형교회와 멀티교회는 이런 차이가 있다. 대형교회는 한 지역에 큰 건물을 세우고 사람들이 찾아오도록 하는 ‘수직적 교회성장’ 형태지만, 멀티교회는 ‘너희는 가라’라는 예수님의 명령에 따라 사람들이 있는 곳에 교회를 세우는 ‘수평적 교회확산’ 모델이다. 정 목사는 그 멀티교회로의 전환점이 대전꿈의교회라고 강조한다.


많은 목회자분들이 경험하듯 교회 개척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때일수록 한 가지 대안은 역량 있는 교회가 비전과 사명을 공유하는 교회를 세워, 훈련받은 사역자와 헌신된 평신도 리더를 파송하는 것이다. 한 곳에서 대형교회로 성장할 것이 아니라, 교회의 힘을 모아 필요한 곳에 새로운 교회를 세워가는 것이 꿈의교회가 가진 멀티교회 철학이자 대전 꿈의교회가 생긴 배경이다.


멀티교회는 여러 교회가 하나의 비전과 사명 갖고 협력
그동안 꿈의교회는 “여러 곳에서 모이는 하나의 교회”로 존재했다. 그러나 2016년 창립 120주년을 기점으로 멀티교회로 전환했다. 멀티교회는 “여러 교회가 하나의 비전과 사명으로 협력하는 교회”다. 한국에서 비슷한 모델을 찾자면 김동호 목사의 ‘높은뜻연합선교회’다. 이를 위해 2015년 대전 꿈의교회가 가정 먼저 독립했다. 정임엘 목사는 전체 성도들의 무기명 투표를 거쳐 대전 꿈의교회 2대 담임목사로 취임했다.


현재 대전 꿈의교회는 재정과 행정을 비롯한 모든 것이 완전히 독립된 상태이다. 특히 2016년 각 교회 사역위원회의 결의를 거쳐 각 캠퍼스가 독립했으며, 비전 선교회를 만들어 각 교회 수입의 십분의 일을 모아 필요한 곳에 계속해서 새로운 교회를 세워가기로 결의한 상태다. 그 열매가 이번에 세종에 세운 글로리 채플 교회다. 글로리 채플 교회도 꿈의 교회에서 15년 동안 함께 사역한 김준태 목사가 담임목사가 되어 6월25일에 설립 감사 예배를 드린다. 멀티교회는 초대교회 때 바울이 교회를 세워간 방법과 닮았으며 펜윅 선교사의 순회목회와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될 듯 싶다. 








멀티교회 목회사역은 팀목회
꿈의교회가 추구하는 멀티교회는 지교회보다는 독립적이고 분리개척 교회보다는 친밀하다. 한마디로 팀 목회에 가깝다. 그래서 멀티교회는 대형교회의 스케일과 지역 교회의 디테일이 모두 가능하다. 각 교회가 갖고 있는 영적·사역적·물질적 자원을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이런 멀티교회가 가능하려면 담임 목회자가 기득권을 내려놔야 한다. 멀티교회 대표목사 안희묵 목사는 팀 목회를 지향한다.


교역자 회의는 수평적 네트워크다. 목사와 전도사와 성도들이 함께 모여 준비한다. 멀티교회의 핵심은 소통이다. 꿈의교회는 각 교회 간에, 각 교역자 사이에 친밀한 소통이 있다. 소통이 되니까 교회가 하나 될 수 있다. 꿈의교회 목사들은(안희묵 목사 포함해 총 7명) 매주 수요일 오전마다 모여서 오후까지 함께 시간을 보낸다. 사역만 나누는 게 아니라 삶을 나눈다. 거의 목장모임(셀)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각 교회의 사정을 듣고 의논하며 함께 풀어간다. 어려운 상황의 교회가 있으면 목사부터 발 벗고 나서 재정과 인적 인프라로 함께 돕는다. 중병에 걸린 성도를 다른 교회도 함께 기도하며 협력한다. 따라서 멀티교회 비전은 목사와 성도들이 함께 비전을 품어야 한다.


멀티교회를 섬기는 모든 목사들이 성도들에게 말로만 강조했다면 멀티교회는 오래가지 못했을 것이다. 대표목사인 안희묵 목사부터 스스로가 기득권을 내려놓고 팀 목회자들을 겸손히 섬겼기에 성도들의 마음도 움직였다고 믿고 있다. 대표목사부터 온 교회 구성원들이 스스로가 하나되는 모습을 보였기에 성도들도 하나가 될 수 있었다. 물론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정임엘 목사는 말한다. “제가 안희묵 대표 목사에게 배운 것은 기다려주는 것이다. 성도들이 스스로 깨닫고 움직일 때까지 기다리고, 함께 걸어간다. 성도들이 드러나도록 밑에서 묵묵히 섬긴다.


안목사님이 보여준 삶의 모습이 겸손과 섬김이기에, 리더들도 조용히 섬기기를 좋아한다. 그럴 때 교회 안에 화합과 하나됨이 나타났다. 그래서 안목사님을 보면 리더의 중요성을 느낀다. 리더가 삶으로 살아내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 직접 체험한다. 대표목사인 안목사님이 앎과 삶의 일치를 치열하게 살아냈기에 저 역시 본대로 목회하기 위해 치열하게 노력할 수밖에 없다.”


멘토인 안희묵 목사와 침신대서 교수와 제자로 첫 만남
멀티교회 멘토인 안희묵 목사와의 첫 만남은 침신대에서 수업을 통해 만났다. ‘교회 개혁가’라는 인상을 받았다. 현실과 동떨어진 탁상공론의 신학이 아닌, 목회 현장에서 처절하게 부딪쳐가며 깨달은 개혁신앙을 나누는 수업이었다.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어떻게 해야 지혜롭게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가는지를 배웠다. 결국 교회의 변화는 목회자의 변화에서 시작됨을 깨달았다. 목회자는 말씀 뿐 아니라 모든 방면에서 준비되어야 함을 도전 받았다. 그 전달이 권위적이지 않고 소탈해서 더욱 와 닿았다. 대형교회에 대한 편견도 깨졌다. 열심은 있지만 방향을 알지 못했던 저에게 목회의 첫걸음이 시작된 것이다. 그리고 몇 년 후, 2004년 꿈의교회에서 전도사로 사역을 시작했다.


안희묵 목사를 교수가 아닌 목회자로 처음 뵀을 때 저는 아주 신선하고 거룩한 충격을 받았다. 그 이유는 안희묵 목사를 만나면 성도들의 삶이 변하는 것을 직접 보았기 때문이다. 안희묵 목사를 통해 삶의 방향을 예수 그리스도로 결정한 성도들이, 삶의 자리에서 배운 가치를 실천하며 살아갈 때 놀라운 하나님의 나라가 임하는 간증을 수없이 듣고 만났다. 아는 것이 많아져 머리만 비대해지는 성도가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향한 불꽃같이 뜨거운 가슴을 가지고, 삶으로 살아내기 원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제자들이 들풀처럼 누룩처럼 번지는 것을 보았다. 한편으로는 리더가 죽어야지만 한 알의 밀알이 썩어져 열매가 맺혀짐을 가슴으로 느끼는 시간이기도 했다.


안희묵 목사는 사람을 세우는데 큰 관심이 있다. 지금도 교회를 세운다는 의미는 건물이 아닌 사람임을 강조한다. 이 말을 저도 가슴에 품고 산다. “아동처 전도사에 불과한 저를 데려다가 함께 운동하고 밥을 먹으며, 부서 사역에 대한 조언과 코칭을 틈나는 대로 해주셨습니다…. 그때는 담임목회자가 전도사에게 시간을 내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줄 몰랐습니다. 지금은 저도 배운대로 전도사들에게 수시로 코칭을 하려 애씁니다. 그러나 한 사람이 성장한다는 게 참 쉽지 않음을 느끼죠. 기다리는 것은 더 어렵다는 걸 느낍니다.”


정임엘 목사는 안희묵 목사도 부족한 저를 코칭하느라 13년 동안 얼마나 힘드셨을지를 이제야 깨닫고 있다고 말한다. “때로는 잔소리처럼 들리기도 했죠. 그러나 사랑하기 때문임을 뒤늦게 알게 됐습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쉽게 포기합니다. 사랑하지 않으면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나 사랑하기 때문에 시간을 냅니다. 사랑하기에 앞장서 열변을 토합니다. 그 사랑을 디딤돌로 제가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대전 꿈의교회의 가장 큰 장점은 멀티교회
대전 꿈의교회의 가장 큰 장점은 멀티교회다. 지금까지 강조했듯이 대형교회의 스케일과 지역교회의 유연함을 고루 갖추고 있다. 또 다른 장점은 젊음이다. 성도의 평균연령이 39세로, 교회학교 자녀를 둔 젊은 성도들이 많다. 저 역시 교육국 디렉터 출신으로 “다음세대”가 중점 사역이다. 때문에 대전 꿈의교회 슬로건은 “드림 포 투모로우(DREAM FOR TOMORROW!)”. “내일을 꿈꿉니다!”란 슬로건을 가진 대전 꿈의교회는 다음세대가 탄탄한 교회, 다음세대 리더를 배출하는 교회를 오늘도 꿈꿉니다. 무엇보다 목회자인 제가 젊다는 것이 장점이다. 정임엘 목사는 아직은 부족한 면이 더 많지만, 멀티교회로 성장시킨 대표목사의 목회를 보고 배운 만큼 저 역시 치열하게 목회의 자리에 임하고 있다고 털어 놓았다. 


“우리 동네에 큰 대형마트가 들어왔습니다. 동네 슈퍼들은 문을 닫았습니다. 그러나 편의점들은 오히려 많아졌습니다. 장사도 잘 됩니다. 이것은 교회도 생각해 볼 일입니다. 우리 교회는 상가교회입니다. 대형교회들이 근처에 들어오면 저희 같은 중소형 교회 입장에서는 고전을 면치 못합니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해보면 대형교회가 못하는 ‘편의점 같은 교회’가 되는 유연함이 필요합니다. 하나님께서 각 교회에게 맡긴 고유의 역할과 사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전 꿈의교회는 대형교회가 아닙니다. 그렇기에 더 지역 사회에 쉽게 다가가는 열린 교회입니다. 평생교육원과 아기학교를 통해 지역사회를 유연하게 섬기고 있습니다. 복음을 전하기 위한 ‘넛지 포인트’를 찾아 지역사회에 꼭 필요한 교회가 되고자 합니다.”


정 목사는 또 한 가지 저의 작은 비전은 침신대에 동아리를 만들어 신학생들과 각 교회 리더들을 코칭하며 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는 또한 “안 목사님께 배운대로 내 교회라는 이기심을 버리겠다”면서 “수평적 네트워킹으로 사람을 세우는 일이었다. 배운 대로 값없이 섬기겠다. 저는 개척교회 전도사 시절 무얼 해야 할지 막막했다. 가르쳐주는 사람이 없었다. 저와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고, 기초가 탄탄한 사역자로 성장하도록 신학생을 돕겠다. 교회에 속한 교역자들 뿐 아니라, 누구나 철학과 비전을 함께 배우고 나누고 공유하는 다음세대 네트워크를 섬기겠다”고 소박하지만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 대전=이송우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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