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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시대를 살아온 농어촌교회(상)

기획연재 코로나 팬데믹 시대의 목회·신학의 조명-14

차성회 목사

샘밭교회

 

2020년 1월은 교회에 활기가 가득했었다. 작은 농촌교회 공동체이기에 닭갈비 사업을 하는 형제의 사업장 터를 구입하고 옮기는 일이라든지, 직장을 구하는 청년을 위해 온 교우들이 함께 격려하고 위로하며, 모이면 시끌벅적 수다도 있고 반가움이 가득했다.

 

우리 교회가 세워질 때 도움을 받았으니, 우리도 복음의 진 빚을 갚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해외 한 교회를 정해 형제교회라 부르며 도왔다. 완공된 형제교회를 성도들이 함께 방문하는 단기선교를 준비하고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출국을 얼마 앞둔 우리를 멈추게 했다. 한차례 지나가는 소나기려니 했으나 하나 하나 중단해야만 했다. 마을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했던 목욕을 위한 차량 봉사도 중단하고, 대심방도 취소하고, 2월 셋째 주부터는 주일 낮 예배만 시간차를 두고 모이고 나머지 모임은 정지했다.

 

농촌교회 공동체에는 연세 많으신 분들이 비교적 많다. 교회가 삶의 중심이기도 하고 목회자와의 관계 영역도 더 많다. 바이러스 분야에는 비전문가였지만 뉴스와 데이터를 부지런히 찾아보며 할 수 있는 대응 방법을 제시해야 했다. 농촌에 위치하고 있어 확진자가 나타나지 않았지만 의자에 거리두기 현수막을 설치하고, 온라인으로 예배도 송출했다.

 

정부 방역에 불만을 표시하는 의견들이 있을 때는 과정과 절차에서 조금 잘못된 모습이 있더라도 최선을 다해 담당자들이 적극 대처하는 일이니 성숙한 마음으로 담당하는 분들과 국가정책을 위해 함께 기도하고 참여하자고 했다.

 

농촌교회라 연세가 80세 넘은 분들이 많다. 외롭게 지내고 있어서 일주일 한번은 맛난 음식점을 찾아가는 모임을 해왔었는데 이 또한 중단됐다. 어르신들에게는 참 중요한 것이었다. 거의 감옥같은 수준의 삶이었다. 어른들은 괜찮으니 계속 모임을 했다. 외지에 있는 자녀들이 그 사실을 알면 거의 난리 수준이라 다독이고, 개인별로 가끔 모시고 나가 식사를 하기도 했다.

 

교회가 성도들 삶의 중심이고 함께 해야 하는 곳이라고 늘 설교했었는데, 팬데믹 상황에서 농촌교회 목회자로서는 불가항력적이고 무기력한 일들이 전개됐다. 성도들의 헌신과 사역은 멈춰야 했지만 이 모습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목장 중심으로 단톡방을 만들어 교회 소통 채널을 정해 만들었다.

 

매일 경건의 시간을 음성파일로 보내기 시작했다. 핸드폰용 주보도 제작해서 보내기 시작했고, 공동 기도문도 공유하며 함께 기도했다.

 

코로나 팬데믹을 살면서 예상한 상황 너머에 또 이어지는 관계 단절로 지치기 시작했다. 열심을 내던 성도들 중에 참여하지 못하거나 안하는 성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갇혀있는 삶을 사는 인내하는 성도들을 격려하는 설교를 했다. 인생을 살면서 이런 시대 언제 또 살아보나? 이럴 때 성경 많이 읽고, 기도하자고 했다. 힘들지만 힘내라고, 어버이날에는 카네이션 바구니를 200개 만들어 마을 모든 어르신들에게 전달했다.

 

전하는 성도들이 더 신났다. 총회와 지역에서 개최하는 온라인 집회에 함께 참여했다. 성탄절에는 롤케이크를 마을 모든 가정에 선물했다. 농촌에 있는 우리 교회는 어린아이로부터 노년을 사는 성도들 모두 100여명 된다.

 

송구영신예배 전후로 강단에서 한 명 한 명 모든 성도를 안수하며 기도한다. 한해 살아오면서 간절함이 있어 어떤 형제는 끌어안기도 하고, 등짝을 두들기며 기도하기도 한다.

 

코로나로 그럴 수가 없었다. 평소와 똑같은 복장을 하고 강단에서 성도 한 명한 명을 두고 축복하며 외치는 기도를 녹음해서 한명 한명 모두에게 보냈다.

 

새벽기도 중에 함께 기도를 나눴으면 하는 성도에게는 지금도 녹음을 해서 보낸다. 싫다는 성도는 없다.

 

코로나 시기를 지나면서 목회자는 할 일이 멈춰 편하다면 편하고, 들어오는 바닷물에 모래성이 무너지는 그 기분을 경험한다. 마음 다해 예배를 준비해도 가나안 성도들 앞에서는 지치고 힘들어진다. 목회자도 지치고 힘든 시기다. 어려운 과정을 지나는 성도들은 목회자가 든든히 서 있기를 바란다. 그래도 다시 일으켜야 할 사람은 목회자이다.

 

닥치는 새로운 환경들, 이전과는 다른 성도들의 신앙 자세들 앞에서 중단된 사역들 다시 일으키고 힘을 내야 한다. 스마트폰 없는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세대들, 그 스마트폰이 나타난 것은 불과 10년 밖에 안됐다.

 

마찬가지로 코로나를 지나면서 성도들의 신앙 자세와 형태에는 분명히 변화가 찾아왔다. 봄이 오면서 방역당국도 코로나의 정점을 예상하고 일상의 회복을 말한다. 농촌교회 울타리에 개나 리꽃이 필 것이다. 이전의 모습으로 교회 기능을 회복하고자 한다.

 

우선 기분 전환을 위해 환경정비를 한다. 다시 찾아올 가나안 성도가 매번 바라보던 강단이 산뜻해져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 먹자고 간단하게 변화를 주고자 한다. 이제 곧 마스크도, 거리두기도 없는 때가 올테니 마지막 고비를 힘내자고 자가 진단 키트와 마스크, 구강세정제 등으로 선물했다.

 

오는 다음 주일에는 애찬을 즐기면서 수다를 떨던 농촌교회, 그것을 기대 하는 마음으로 맛난 만나를 나눠줘야겠다. 그 다음 주에는 또 뭘 할까?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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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침례교회로 세워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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