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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은 내 인생의 네비게이션

 

구약성경에 나오는 아브라함은 내 어린 시절의 신앙 영웅이었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믿음으로 고향을 떠나 낯선 곳으로 이주하고 수많은 사람들의 축복의 통로가 되어 결국 믿음의 조상이 된 그의 인생 이야기는 어린 소년의 마음을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하지만 미국 유학시절 가족치료를 공부할 때 가족 관계 체계의 관점으로 아브라함과 그의 가정 이야기를 다시 조명하면서 예전에 보지 못했던 많은 부분들이 새로 시야에 들어오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어린 시절에는 아브라함의 영웅적인 삶에 흥분했으나, 이제는 보통 사람이었던 그를 그토록 영웅적인 사람으로 만들어 쓰신 하나님의 놀라운 능력에 주목하고 흥분했다.

 

아브라함과 그의 가정은 21세기의 가정들 못지않게 빠른 사회문화적 변화와 복잡다단한 내적갈등 및 관계의 위기들을 경험했다. 익숙한 삶의 환경을 떠나 낯선 땅으로 이주하여 힘든 정착의 과정을 겪었다. 주소만 있으면 한국에서 구글지도 영상을 통해 내가 살 미국의 집과 거리까지 낱낱이 확인하고 인터넷으로 각종 필요한 정보들을 실시간으로 뽑아내는 요즘에도 타국에 가서 산다는 것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그런데 아브라함이 살던 당시 상황에서 뚜렷한 정보도 없이 무작정 낯선 이방의 땅으로 가서 온 가족을 대동하고 이곳저곳을 이동하며 살아간다는 것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러던 중 살던 곳에 기근이 들자 아브라함과 그의 가족은 고향에서 더 멀리 떨어진 애굽까지 가서 살게 됐다.

 

그때 아브라함은 사람들에게 해를 당할까봐 아내를 누이라고 속이는 꼼수를 부리다가 아내를 빼앗길 뻔 했다(12:10~20). 아내의 입장에서 보면 이런 남편을 어떻게 믿고 살 수 있을까싶은 의구심이 들 수 있다. 게다가 오랫동안 자식을 낳지 못해 남편을 다른 여자에게 내어주어야 하는 비애를 겪기도 했다.

 

이로 인한 가족관계의 갈등과 분쟁은 두고두고 아브라함과 그의 가족들을 힘들게 했다. 그 영향이 후속 세대들에게까지 지속되어 오늘에까지 이르고 있다. 이 가정의 가족 관계도를 조사하면 어떻게 저러고도 살 수 있을까싶을 정도로 각종 사건과 갈등 및 고난의 연속이었다. 21세기 사람들의 시선으로 보면, 그들 가정에는 이혼을 해도 여러 번 했을 수많은 문제와 위기요소들이 즐비했다. 말이나 태도, 관계의 양상들에 수많은 역기능들이 넘쳐나는 가정이었다.

 

그러나 이 가정에는 특별한 것이 있었다. 이 가정을 모든 갈등과 위기 속에서도 끝까지 해체되지 않고 역사 속에 빛나는 신앙명가’(名家)로 만든 최종 병기가 있었다. ‘상처’(scar)로 얼룩진 깨진 가정이 아니라 별처럼 빛나는 스타’(star) 가정으로 우뚝 서게 한 비결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이 가정을 향한 하나님의 끈질긴 개입이었다. 하나님이 그 가정의 내비게이션’(navigation)이 되어 길목마다, 삶의 고비마다 어느 길로 나아가야할지 갈 바를 알려주시고 필요를 공급하셨다. 아브라함은 고난 중에도, 때로는 실수하고 넘어질 지라도 다시 일어나 하나님을 신뢰하고 그 말씀을 따름으로써 하나님께서 주목하고 쓰시는 특별한 가정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우리는 이 가정에서 아브라함을 보기보다 하나님을 보아야 한다. 그것이 아브라함의 가정사’(家庭史)를 읽는 우리의 관전법이 되어야 한다. 아브라함의 어떠함이전에 하나님의 특별한 개입콩가루 집안과도 같은 그의 가정을 통쾌하게 신앙명가로 역전시킨 것이다. 이것이 아브라함의 가정뿐 아니라 우리의 가정들을 관통하고 이끌어가는 영적 코드가 돼야 한다.

 

아브라함과 그 가정의 하나님은 바로 오늘 와 우리 가정의 하나님이시기도 하다. 우리가 삼위 하나님의 말씀과 인도하심을 믿음으로 순종하고 따를 때(faith-act) 우리의 결혼과 가정은 하나님 안에서 신비가 되고, ‘기적이 상식이 되는 현실’(f-act)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사람들이 불가능하다”(Impossible)고 말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 안에서 가능하다”(I’m possible in Christ)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주께서는 내 가정의 현재가 어떠하든 말씀대로 믿음의 순종을 할 때 사람의 생각이나 판단을 뛰어넘는 특별한 방법으로 우리를 회복시키고 별처럼 빛나는 신앙명가로 이끌어내실 것이다. 크리스천 가족 치료자로서 수많은 가족들을 상담하고 회복으로 안내하는 임상현장 경험을 통해 갖게 된 나의 확신이기도 하다.

 

어느 날 한 지인이 내게 인생의 길을 잃지 않으려면 세 여자의 말을 잘 들어야 한다고 충고한 적이 있다. 그게 무슨 말이냐고 물었다. 그는 그것도 모르냐는 눈치를 주며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결혼 이후 인생을 함께 살아가는 아내그리고 어디를 갈 때마다 항상 친절하게 길 안내를 해주는 내비게이션 여인말씀들을 잘 귀담아 듣고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웃으며 일리가 있다고 동의했다. 하지만 인생의 광야학교에서 와 우리 가정이 나아갈 길을 제시하고 안내하는 진정한 내비게이션은 하나님이시다. 이제 여름이다. 가족과 함께 여름 여행을 떠나거나 인생의 나아갈 길을 계획할 때 우리 삶의 궁극적인 내비게이션이신 하나님을 중심에 모시고 그 말씀을 따라 행복 여정의 길을 떠나도록 하자.

 

유재성 목사 

침신대 상담심리학과

늘사랑교회협동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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