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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의 언어-신학의 대화-타자와의 소통

스탠리 하우어워스와의 대화|스탠리 하우어워스, 새뮤얼 웰스 지음|256쪽|15000원|비아

흔히들 포스트모더니즘의 대두 이후 기독교의 권위가 많이 위축됐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는다. 유럽의 경우 교회 건물이 술집으로 변해버렸다는 탄식 섞인 이야기는 주일 설교 강단에서 들을 수 있는 흔한 예시 가운데 하나이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교회 관련 사건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기독교의 영향력은 물론이고 기독교인을 혐오하는 이들까지 종종 발견할 수 있다. 


특히나 코로나 팬데믹은 이러한 분위기를 더욱 조장하며 교회의 사역은 물론이고 그리스도인들 스스로 신앙인임을 내새우기를 꺼려할 정도로 무거운 낙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렇듯 기독교가 힘을 잃은 세상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또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일을 신앙인은 어떠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응답해야 하는가? 이번에 소개하는 ‘스탠리 하우어워스와의 대화’는 이러한 고민들과 물음에 응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책은 ‘타임’에서 꼽은 ‘미국 최고의 신학자’인 스탠리 하우어워스의 대담집이다. 
미국의 신학자이자 윤리학자인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텍사스에서 태어나 사우스웨스턴침례대학교를 거쳐 예일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오거스타나대학, 노트르담대학교를 거쳐 2013년 은퇴할 때까지 듀크대학교 신학대학원에서 교수로 활동했다. 2001년 기포드 강연을 맡았으며 에든버러 대학교를 포함한 다수의 대학교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담의 상대역은 스탠리 하우어워스에 대한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은 신학자이자 영미권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성직자 중 한 사람인 새뮤얼 웰스가 맡아 그리스도교 신앙에 관해, 그리고 자신들의 삶에 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스도교가 힘을 잃은 세상, 더는 그리스도교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세상에서 그리스도교 신앙을 지니고 산다는 것의 의미를 기술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하우어워스의 방대한 저술 저변에 일관되게 흐르는 문제의식이었다. 그렇다면 이 문제의식을 가지고 좀 더 실제 신자들의 삶과 관련된 사안들을 들여다본다면 어떨까? 좀 더 나아가 스탠리 하우어워스 본인은 자신의 삶에서 이러한 문제의식을 어떻게 구현하고 있을까? 이 대담집은 평화주의와 신앙의 문법, 그리스도교 문화 비판, 교회의 교회됨 등 스탠리 하우어워스가 한결같이 강조했던 이야기뿐만 아니라 자신의 노년 생활을 비롯한 평생의 삶을 돌아보며 든 생각들을 진솔하게 전한다. 나아가 지금까지 ‘인간’ 하우어워스가 다른 저작들에서는 잘 드러내지 않았던 두려움, 자신이 충분히 다루지 않았던 주제들에 대한 생각, 실제로 자신이 다양한 사람과 맺은 관계도 다루고 있다. 스탠리 하우어워스 연구자이자 공공신학자, 잉글랜드 성공회 성직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새뮤얼 웰스는 한편으로는 하우어워스의 이야기를 보완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화 상대로서 자신의 고유한 통찰과 이야기를 녹여내 대담에 깊이와 재미를 더했다.


신학함, 신앙의 의미에 대해 숙고하면서도 자신의 한계와 문제에 대해 진솔하게 이야기하는 신학자와 성직자의 우정 어린 대화를 보면서 독자들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대화의 기쁨’, 그리고 ‘우정’에 대해, 그리고 신앙인으로서 살아간다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번 성찰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제목에서의 ‘대화’라는 단어는 이 책이 대담집임을 나타내는 것과 동시에 스탠리 하우어워스가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키워드를 포함하고 있다. 첫 번째 챕터인 ‘신학에 관하여’는 ‘대화로서의 신학’을 논한다. 스탠리 하우어워스는 이 대화라는 키워드에 대해 “서로 통하는 사람들끼리의 소통이 아니라 다양한 배경, 서로 다른 경험을 지닌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소통”임을 이야기한다. 애석한 것은 우리 주위의 상황을 보면 타인에 대한 소통 뿐만 아니라 교회 내부에서의 소통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한국교회 내부에는 여러 가지 논쟁들이 자리하고 있다. 최근에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주일예배를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한 여러 의견들이 있었고, 각각의 사회 정치적인 문제에 있어서 저마다의 의견들이 대립하며 평화의 상징으로 자리잡아야 할 교회가 오히려 갈등을 심화시키는 논쟁의 장으로 자리잡는 모습을 우리는 종종 목도한다. SNS상에서 어떠한 신앙인, 혹은 목회자가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표시하면 그에 대해 옹호하는 사람들과 비판하는 사람들이 첨예하게 갈린다. 그리고 그것들을 소통이라 칭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상대방에 대한 예의와 존중은 그 어디에서 찾아볼 수 없고 어떻게든 자신이 내린 답이 정답이라며 반대의견을 묵살해버리는 모습을 쉽게 발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기독교 밖에 있는 이들과 우리는 어떠한 대화를 나눌 수 있을까? 또한 소통이 되지 못하는 신학은 세상의 문제에 대해 어떠한 답을 내릴 수 있을까?


하우어워스는 대화와 소통에 대해 논하면서 이슬람교와 불교에 대해서 배울 점이 있다는 충격적인 발언까지도 서슴치 않는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타 종교가 잘못돼 있다는 것이 아니라 차이점이 존재한다는 것으로, 그 차이 때문에 서로를 공격할 필요는 없다는 주장을 펼친다. 그의 주장들을 무조건 받아들이는 것이 옳다고는 할 수 없다. 그의 생각을 모든 상황에 대입하기에는 세상은 그리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우리가 신앙생활을 하는데 있어 타인에 대한 조금의 열린 마음 정도는 간직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어차피 이제 세상은 우리 편이 아니다. 그렇다고 교회 문을 걸어 잠그고 이곳이 좋사오니 초막 셋을 짓고 살아간다면 기독교의 영향력은 먼지 한 톨도 남지 않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범영수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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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복음을 전하는 침례교회로 세워지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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