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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초에

“창 1:1 태초에 하나님이 천지를 창조하시니라”
유수영 목사와 함께하는 창세기 여행 ②

 

창세기 1장 1절은 짧은 구절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제법 많은 정보가 담겨 있기도 합니다. ‘태초’라는 시간과 ‘천지’라는 공간적 대상, 그리고 ‘하나님’이라는 행위 주체와 ‘창조’라고 하는 구체적 행동이 보이거든요. 창세기에 등장하는 모든 구절을 이렇게 구체적이고도 세세하게 살필 수는 없겠지만 이 구절은 워낙에 중요하니 좀 더 자세히 볼 필요도 있을 것 같네요. 먼저 ‘태초’라는 단어부터 시작해 보죠. 누가 무엇을 했다고 하는 것에 ‘언제?’라는 물음표가 붙으면 대개 지금을 기준으로 과거 언제인가를 생각합니다. 하루 전, 일 년 전, 백 년 전, 일억 년 전 등으로 표현되는 시간 개념이 그것이죠. 다시 말해 인간의 시간은 언제나 현재를 기준으로 이해됩니다. 과거는 오늘 이전의 시간이고 미래는 오늘 이후의 시간이니 항상 현재가 기준이 되죠. 그런데 창세기 1장 1절은 창조의 시점에 대해 지금부터 몇 년 전이라는 식으로 표현하지 않습니다. 태초, 그러니까 가장 과거의 시간을 기준으로 삼아 인간의 모든 역사와 지식은 태초 이후에 나왔으며 모든 것이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한 결과로 만들어졌음을 선언합니다. 즉, 성경은 시간의 기준을 과거에 두고 오늘을 보고 있습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창세기 1장 1절이 드러내는 가장 중요한 하나님의 섭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인간은 현재에서 과거를 보지만 하나님은 과거와 현재, 미래 모두에서 오늘을 본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우리 기준으로만 이해하려 합니다. 성경을 볼 때도 그렇습니다. 지금의 지식과 지금의 생각으로 과거를 분석하고 이해하려 들기 쉽죠. 하지만 수천 년 전 혹은 언제인지도 알 수 없는 과거의 사건들을 오늘의 지식으로 이해하려는 시도가 정말 타당할까요? 하나님은 다른 방법을 알려주고 계십니다. 과거 시점,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고 자신의 섭리를 드러내신 바로 그 시점에서 시작해 오늘을 통찰해야 한다고요. 나를 지우고 하나님을 받아들인 후 그분의 말씀을 통해 다시 우리 자신을 성찰해야만 세상을 이해하고 진리를 깨달을 수 있음을 창세기 1장 1절은 우리에게 가르쳐주고 있습니다. 성경 전체를 이해하기 위해 이 구절을 공부해야만 하는 이유가 또 하나 늘었네요. 


1장 1절에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것은 ‘천지’ 그러니까 하늘과 땅입니다. 그런데 이 단어의 의미에 대해 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진짜 하늘과 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세상 전체를 가리키는 상징적 표현이라는 주장이죠. 하늘과 땅을 특정해서 말한 것인지 온 세상을 포괄해 설명한 것인지 단정 짓기는 쉽지 않지만 ‘태초’라는 시간과 함께 ‘천지’라는 공간이 만들어졌음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천지가 창조되기 이전에는 도대체 무엇이 있었는지가 궁금해집니다. 사실 세상이 창조되기 전에 무엇이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알지 못합니다. 성경에 전혀 나오지 않기 때문이죠. 설령 쓰여 있다고 해도 우리가 제대로 이해할 수 없었을 것 같기도 하네요. 인간이 천지창조 이후 만들어진 시공간에 살고 있는 유한한 존재인 만큼 그것을 떠난 개념을 이해하는 것이 불가능할 테니까요. 성경에서 굳이 언급하지 않는 이유도 알려줘 봐야 우리가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그렇다면 질문을 바꿔 봐야죠. 하나님은 세상을 ‘왜’ 창조하셨을까요?


하나님은 실수가 없으십니다.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 또한 실패작일 수 없으며 완벽하게 의도된 결과일 수밖에 없습니다. 세상이 창조된 이유는 세상이 있어야만 했기 때문입니다. 그럼 왜 세상이 있어야만 했을까요? 한두 가지로 정리하기 힘든 대답입니다. 조금 넓게 생각해본다면 하나님의 생각과 계획에 세상이라는 존재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일 것이며, 구체적으로는 성경 속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이 일어나는 무대로 하나님이 세상의 존재를 계획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성경의 나머지 전체를 위해 1장 1절의 창조가 있었던 것이라고 할 수 있겠죠. 


창세기 1장 1절에 대해 생각하면 할수록 하나님의 영역과 인간의 지혜 사이의 간극을 더 크게 느끼게 됩니다. 알 수 없는 것들은 여전히 미궁 속이고 알 것 같은 것들도 희미해졌다 뚜렷해졌다가를 반복하니까요. 저 역시 그렇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우리는 분명한 사실, 확고부동한 증거에만 근거해서 생각해야 합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와 겪고 있는 모든 사건은 이 세상이 존재하기도 전에 하나님께서 생각하고 계획해 놓으셨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계획을 우리에게 알려주시기 위해 우리가 이해할 수 있는 언어로 쓰인 성경을 주셨죠. 그러니 그 성경에만 의지해 생각하고 판단해야 합니다. 성경이 찍은 마침표를 물음표로 바꾸지 말고 그대로 받아들여야만 하죠. 하나님이 하신 일을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일 때 하나님은 더 큰 비밀을 우리에게 알려주실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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