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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대회의 운명

의미를 찾는 것에 진심인 한국교회에게 2024년 또한 여러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다. 올해는 엑스폴로74(Explo’74) 50주년을 맞이하는 해인 동시에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로잔대회가 한국에서 열리기로 예정돼 있다. 엑스폴로74의 경우 사람들의 관심이 크지 않아 보이는 한편 로잔대회의 경우 준비위가 예정하고 있는 다채로운 행보와 더불어 로잔언약의 기본 정신을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 등 다양한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로잔대회는 세계적인 복음 전도자였던 빌리 그래함과 존 스토트가 주축이 돼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진행된 대회가 시초이다. 이 대회는 전 세계 모든 지역에 예수 그리스도와 진리를 증거하기 위해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참여하면서 운동으로 확장돼 오늘날까지 이르렀다. 로잔운동은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자”는 문장으로 축약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전 세계의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아이디어들을 연결하는 것을 핵심 사역 방향으로 삼고 있다. 1974년(스위스 로잔), 1989년(필리핀 마닐라), 2010년(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 이어 올해(대한민국 송도)에 50주년 기념 제4차 대회가 열리는 것이다.


한국로잔위원회(의장 이재훈 목사)는 지난 1월 15일 서울 서초구 온누리교회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영적 재각성과 부흥 동력을 제공하는 로잔대회를 만드는 데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한국로잔위는 9월 22일 개막하는 본 행사를 앞두고 중보기도 운동, 말씀네트워크 활동 등 지난해부터 펼쳐온 사역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예정이다. 로잔 정신과 비전을 나누는 ‘선교적 대화’는 3월과 5월 세 차례에 걸쳐 진행된다. 한국로잔위 생명위원회가 프로라이프(낙태반대운동) 연합체인 행동하는 프로라이프, 대구동신교회와 공동 주관하는 ‘생명주간 및 생명주일’은 오는 4월 8~12일 진행한다.


제4차 로잔대회 문서인 ‘서울선언문’을 작성한 국제로잔본부 신학위원회가 참여하는 ‘신학교수 콘퍼런스’는 오는 3월 15~16일 대회 장소인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된다. 이외에도 청년세대에 로잔 정신을 계승하는 ‘로잔 청년세대 콘퍼런스’, 19개 신학대의 로잔동아리 캠프 등이 예정돼 있다.


빌리 그래함이 로잔언약의 한 축을 담당하긴 했지만 연합활동에 대해 소극적인 침례교의 특징 때문에 교단적인 적극적 참여는 없는 모양새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국제로잔운동 이사로 활동 중인 지구촌교회 최성은 목사가 함께하고는 있지만 아쉬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항간에서는 대형교회들의 각축장으로 펼쳐지는 또 하나의 대형집회로 끝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물론 반대로 보수진영에서는 복음전도의 우선성이 퇴색하고 사회적 책임에 대한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기에 양측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실제로는 4차 로잔대회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로잔 언약은 어느 한 진영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복음전도와 사회적 책임이라는 양측의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것이 필요하다. 부디 이번 로잔대회를 비판하는 진보·보수진영은 물론 대회를 준비하는 준비위 또한 이 부분을 유념해 새 시대의 로잔 언약을 바로 세워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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