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사랑교회(박요한 목사) 교육부서에 들어서면 여느 교회에서는 보기 힘든 특별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아이들은 방 한가운데에 모여 문이 잠긴 채로 시작한다. 첫 번째 방의 분위기는 어둡고 음산하다. 곳곳에 흩어진 퍼즐 조각과 성경 문제를 풀어야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주제는 ‘죄’. 지옥을 연상시키는 장치와 사운드 속에서 아이들은 말씀에 기초한 단서를 하나씩 찾아낸다. 그 과정에서 ‘죄’라는 단어와 그 심각성이 마음에 새겨진다. 결국 아이들은 문을 열고 ‘죄의 방’을 탈출한다.
문이 열리면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두 번째 방은 밝은 조명과 향긋한 향기, 아름다운 찬양 소리로 가득하다. 천국의 만찬을 연상케 하는 테이블 위에는 또 다른 말씀 힌트가 놓여 있다. 황금열쇠를 찾아 믿음을 고백하면 마침내 ‘천국의 문’이 열린다. 이 순간 예수님이야말로 이야기의 주인공임을 깨닫게 된다. 축복의 찬양과 간식, 그리고 함께 푼 문제를 나누는 시간은 아이들의 마음을 더욱 따뜻하게 만든다.
천국과 지옥, 놀이로 배우는 복음
이번 바이블키월드의 테마는 ‘천국과 지옥’이었다. 아이들은 스마트폰과 게임 등 미디어의 세상 유혹 속에 살아가는 자신의 모습을 깨닫고, 죄가 삶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체험적으로 느낀다. 이어 ‘세상의 방’을 탈출하여 ‘천국의 방’에 들어서며, 말씀으로 그려진 하나님 나라를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단순한 게임이 아니라 복음의 스토리를 몸으로 겪는 시간이다.
방탈출 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놀이 문화다. 제한된 공간에서 단서를 찾아 탈출하는 이 게임은 미국·유럽·일본을 거쳐 2015년경부터 한국에서도 다양한 테마로 확산됐다. 월드사랑교회는 이 인기 콘텐츠에 하나님의 말씀을 담았다. 그 결과 아이들은 거부감 없이 성경 이야기에 몰입하고, 믿지 않는 친구들도 자연스럽게 복음을 접하게 된다.
교회, ‘꿈과 환상의 나라’로
‘바이블 키월드’의 공동연구자인 박한나, 박요엘 목사(월드사랑)는 이렇게 말한다.
“아이들에게 교회는 조용하고 지루한 곳이라는 인식이 강합니다. 그러나 교회야말로 ‘꿈과 환상의 나라’가 돼야 합니다. 억지로가 아니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 속에 복음을 담으면 최고의 교회학교 프로그램이 됩니다.”
이 비전 아래 월드사랑기독교교육연구원은 ‘성경의 핵심 세계를 파헤치자!’란 슬로건으로 성경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대표 시리즈는 △엑소더스(모세 이야기) △야곱의 장막(야곱 이야기) △크리스마스(예수님 탄생) △십자가 사랑(예수님의 생애~재림) △귀신의 집·천국의 집(천국과 지옥) 등이다. 또 성경 1년 1독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예배·설교·2부 활동을 통합한 다음세대 맞춤형 교육 모델을 제시했다. ‘바이블키월드’의 방탈출은 이 전체 프로그램 속에서 핵심적인 실천 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모든 세대를 위한 복음 체험
박요한 목사는 “바이블키월드는 창세기부터 요한계시록까지 모든 성경 이야기를 방탈출 콘셉트로 만들 수 있다. 공간만 있다면 아이들은 물론이고 전 교인이 함께 즐기며 성경을 배울 수 있다”면서 “놀면서 말씀을 배우고 하나님을 알아가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묘미”라고 강조했다. 단순한 교회학교 프로그램이 아니라 전 세대가 함께 성경을 체험하고 교제하는 새로운 목회 사역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바이블 키 월드’는 2019년 교회진흥원 주관 주일학교 전국 콘퍼런스와 침례교 한미연합캠프에서도 강의를 진행하며 다음세대 사역의 비전을 나눴다.
‘바이블 키 월드’는 단순한 성경 교육을 넘어 전도에서 시작해 영접기도에 이르는 복음의 완전한 여정을 담은 프로그램으로 확장시켰다. 소규모 그룹은 물론, 600~700명이 함께하는 대규모 집회까지 초교파적인 사역 범위를 넓혀 왔으며, 최근에는 해외 선교지의 요청을 받아 번역 작업을 진행하고 현지 교회와 연합해 선교 사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 사역은 단순히 한 교회의 프로그램이 아니라 다음세대와 열방을 향한 하나님 나라 확장의 도구로 쓰임 받고 있다. 그 안에서 복음을 듣고 믿음으로 반응하는 수많은 이들의 간증이 오늘도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있다.
‘바이블키월드’는 단순한 이벤트가 아니다. 다음세대를 복음으로 세우고, 말씀의 감동을 몸으로 경험하게 하는 새로운 교육·전도 패러다임이다. 죄의 어둠에서 천국의 빛으로 나아가는 여정, 그것이 곧 복음의 이야기이자 우리가 걸어가야 할 믿음의 길이다.
이송우 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