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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전쟁설’의 폐해


최근 세계 최초 홈시어터 PC 개발’ ‘창업 10년만에 1조 클럽 가입등으로 유명세를 탄 모뉴엘이라는 IT기업의 사기 행각은 우리를 허탈하게 했다.

모뉴엘은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인 CES와 독일 IFA에서 여섯 차례 혁신상을 받는 등 지금까지 21개의 상을 받은 혁신형 기업’, ‘히든 챔피언으로 불려왔다.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마저도 모뉴엘 같은 회사를 주목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모뉴엘의 성공 스토리는 거짓으로 판명됐다. 지난해 외형 매출은 12천억원으로 발표됐지만 실제로는 700억대에 불과했으며, 한 대당 8천원~2만원짜리 홈시어터 PC의 수출 가격을 250만원으로 부풀려 3300여회에 걸쳐 정상제품인 것처럼 수출한 것이 드러난 것이다. 해외 법인에 실사를 나갈 때는 일일 아르바이트생을 수십 명 고용해서 실제로 아무 문제없는 회사처럼 보이도록 연출을 했다니 어이가 없다.

 그리고 이렇게 부풀린 실적으로 국내 은행 10곳에서 32000억을 대출 받았고, 이 가운데 6700억을 갚지 않았다. 이 회사 대표는 대출금 중 446억을 빼돌려 브로커 로비, 카지노 도박, 연예기획사 투자에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요즘 모뉴엘 기업 사기와 같은 종교 사기간증집회가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첫 번째로는 지난달 중순 경기도 성남의 A교회에서 열린 한모 예비역 공군 소장의 간증예배에서 깜짝 놀랄만한 내용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는 서울 송파구 석촌동 일대에 발생한 싱크홀을 두고 북한의 남침 땅굴 때문이라고 주장하며 남한 땅굴 모형도까지 제시하며 군에서 땅굴의 실체를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방부는 지난달 말 공식입장을 내고, “북한의 남침 땅굴과 관련해 어떤 징후도 식별된 것이 없다고 밝히며 법적대응방침을 밝혔다. 500곳이 넘게 땅굴 탐지를 했으나 아무런 징조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그의 땅굴 관련 강연 동영상은 현재 유튜브를 통해 32만건이 넘게 검색되고 있다.

두 번째로는 미국 풀러 신학대학원 출신이라는 홍모 전도사가 여러 교회의 간증집회에서 “201412월에 한국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예언하고 있다. 그는 주님이 메시지를 주셨다. 회개하지 않으면 지옥에 갈 것이다. 12월에 남북 전면전이 일어날 것이다라는 주장이다.

그는 지난해 12월 중순부터 2개월 반 동안 한국전쟁에 대한 계시를 받았다고 주장한다. 현재 유튜브에 9회까지 올라온 그의 한국전쟁 메시시-201412월 전쟁시리즈는 각 회마다 조회 수가 적게는 3만에서 많게는 8만 건까지 모두 50만 건이 넘고 있다.

그의 예언 간증에 대한 논란이 일자 풀러 신학교에서는 홍 전도사가 풀러에서 공부한 것은 사실이나 학위과정을 마치지는 못했다고 밝히면서 홍 씨의 가르침과 간증은 객관적 관점을 반영할 뿐 풀러신학교의 신학적 입장이나 가르침과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2014년 한국은 엄청난 소용돌이 속에 있다.

304명의 생명을 앗아간 세월호 사건과 어디에서 생길지 모르는 싱크홀. 이러한 소문 때문은 우리를 불안하게 하고 조급하게 만든다. 안전에 대한 불안함이 증폭된 국민들의 마음에 우리 사회의 거짓된 정보와 확인되지 않은 사건들이 스며들면서 확대 재생산되고 갖가지 루머를 양산하는 것이다.

한때 예수재림사건으로 악명 높은 이모 목사와 다미선교회가 우리 사회와 교회를 흔들었었다. 그때 아는 목사가 예수재림일을 확신에 찬 목소리로 전하는 것을 보면서 이의를 제기한 적이 있다. 내가 그에게 만약에 그날 예수님이 재림하지 않으시면 어떻게 할 것이냐?”라고 묻자, 그는 만약 그날 예수님이 안 오시면 예수님 계획이 변경되었다고 말하면 된다.”고 말했다. 나는 그의 대답에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예언을 주실 때 늘 복수의 사람들에게 주셨음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그 복수의 사람들은 공동체에서 인정받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북이스라엘과 남유다에서 나라의 멸망을 예언한 선지자들도 그 날과 시에 대해서는 아무도 받지 않았음을 기억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교회 안에서 예언한다고 자칭하는 사람들이 정확한 때와 시를 제시하면서 예언을 남발하는 것은 성경적 예언이라고 보기 어렵다.

예수님께서도 예루살렘 멸망에 대해서 그 때와 시는 말씀하시지 않으시고 스스로 조심하라”, “깨어있으라고 말씀하셨다.

목회자는 자기 체험이나 간증을 할 때 그 간증 내용이 얼마나 신앙에 도움이 되는지, 자신의 양심과 정직에 거리끼지 않는지, 윤리와 도덕성을 겸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끝으로 감신대 종교사회학 이원규 교수의 지적을 옮겨본다.

세월호 사고를 비롯한 각종 사건 사고와 에볼라 바이러스 공포에 이르기까지 최근 국내외적으로 불안한 정세가 반영된 측면이 없지 않다. 교회 사역자들이 성도들에게 위로와 평안을 주지 않고, 불안과 공포를 조장한다면 기독교는 물론 신앙의 본질을 훼손하는 것이다.

사회가 불안할 때면 으레 종말과 전쟁에 대한 예언이 이어져왔다. 하지만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 지켜봐 왔다면 주목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예수께서 감람 산 위에 앉으셨을 때에 제자들이 종용히 와서 가로되 우리에게 이르소서 어느 때에 이런 일이 있겠사오며 또 주의 임하심과 세상 끝에는 무슨 징조가 있사오리이까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너희가 사람의 미혹을 받지 않도록 주의하라 많은 사람이 내 이름으로 와서 이르되 나는 그리스도라 하여 많은 사람을 미혹케 하리라 난리와 난리 소문을 듣겠으나 너희는 삼가 두려워 말라 이런 일이 있어야 하되 끝은 아직 아니니라 민족이 민족을, 나라가 나라를 대적하여 일어나겠고 처처에 기근과 지진이 있으리니 이 모든 것이 재난의 시작이니라 그 때에 사람들이 너희를 환난에 넘겨 주겠으며 너희를 죽이리니 너희가 내 이름을 위하여 모든 민족에게 미움을 받으리라 그 때에 많은 사람이 시험에 빠져 서로 잡아 주고 서로 미워하겠으며 거짓 선지자가 많이 일어나 많은 사람을 미혹하게 하겠으며 불법이 성하므로 많은 사람의 사랑이 식어지리라 그러나 끝까지 견디는 자는 구원을 얻으리라 이 천국 복음이 모든 민족에게 증거되기 위하여 온 세상에 전파되리니 그제야 끝이 오리라”(24:2~14)

 

김기복 목사 / 인천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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