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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변해야 가정이 산다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김경일 교수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산 적이 있었다. 요즈음 필자는 가는 곳마다 교회가 변해야 가정이 산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실제로 가정 사역을 하면서 늘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예수님께서 피로 값주고 사신 교회가 시작된 지 2000년의 세월이 흘렀다. 그 오랜 세월의 교회 역사 속에서도 특히 한국교회는 가장 빛나는 발전과 업적을 이뤘다고 자랑해 왔다. 예를 들면 세계에서 제일 큰 교회가 한국에 있다는 것과 세계 30대 교회가운데 14교회가 한국에 있다는 것, 뿐만 아니라 전 인구의 25%가 기독교인이라는 것 등이 자존감 상위에 있던 목록들이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작년도 우리나라 이혼가정이 115,300건으로 전년 대비 0.9% 증가했다(참고/통계청 보고). 매일 316쌍이 갈라지고 있는 것이다. 교회도 많고 목회자도 많고 교인도 많은데 가정은 계속해서 무너지는 속도가 올라가고 있다.


왜 그럴까? 한국 교회가 참으로 영적으로 성장했다면 가정도 함께 성장해야 하지 않을까? 이렇게 가정이 해체되는 시대를 맞게 되어진 것은 한국교회의 책임이 적지 않다고 본다. 그 동안 한국교회는 교회중심! 교회중심””을 외쳐 왔다.(정확하게 말하면 예배당 중심 - 성전주의 신앙”)


그러다 보니 많은 성도들이 시간과 에너지를 교회(예배당)안에 쏟으며 살아왔고 살아가고 있다. 그 결과 다수의 한국교회들은 대형교회들을 이룰 수 있었지만 많은 성도들의 가정들은 피폐하기 그지없다. 부부갈등, 고부문제, 자녀문제, 경제문제 심지어 동성애 문제 등으로 많은 가정들이 고통 중에 신음하고 있다.


그 동안 한국교회는 성도들의 가정적 필요와 정서적인 필요, 육체적인 필요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인간관계가 성숙하지 못해서 겪는 갈등이 교회 안에 많이 일어나고 있고 가정에서의 성숙한 가족관계를 갖지 못해 고통 중에 있는 가정들이 많다. 교회에서 문제를 일으키는 사람들 중에 상당수는 자신의 가정에서 존재감이나 안정감, 성취감을 잃은 사람들이 많다.


어느 목회자 세미나에서 있었던 일이다. 강의를 시작하면서 교회가 먼저인가 가정이 먼저인가?”라는 질문을 던져 봤다. 삼백여명의 목회자들 가운데 가정이 먼저라는 쪽에 손을 든 목회자가 30여명쯤 되었고 절반에 가까운 목회자들은 교회가 우선이라는 쪽에 손을 들었다.


교회보다는 가정이 우선돼야 하는 논리를 성경을 통해서 전개해 가는데 갑자기 질문을 받았다. 연로하신 노 목사님께서 화가 대단히 나셨다. 갑자기 일어나시더니, “강사님은 가정사역자니까 가정이 우선이라고 할 지 모르지만 우리는 목회자이기 때문에 교회가 우선이요!” 돌발적인 외침에 강의실안이 소란스러워 졌고 많은 분들이 소리 내어 웃기도 하고 여기저기서 아멘 아멘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목사님께 성경 어디에 그렇게 되어 있나요?”고 여쭈었다.


신약성경에 등장하는 교회는 가정에서부터 출발한다. 다시 말하면 든든한 믿음의 가정들이 모여서 교회가 시작됐다. 지금의 예배당은 가정에서부터 출발한 교회들로부터 시작됐음을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지금까지 한국교회는 교회중심 교회중심외쳐왔다. 그러다보니 한국교회는 가정을 잃어버리게 된 것이다. 성경적인 남편됨의 원리나 아내됨의 원리, 부모됨의 원리를 잘 배우지 못했다. 그뿐인가? 우리나라 도덕은 말할 수 없이 타락되어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집을 중심으로 100m 원안에 성을 매매할 수 있는 업소가 10여 군데가 넘는다. 대한민국 전체가 사창화되어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성 매매 업소는 차고 넘친다. 물론 교회도 못지않게 많은 편이다. 문제는 그런 성매매 업소에서 성을 돈주고 매수하는 남자들의 60% 가까이가 가정을 가진 남편들이라는 사실이 밝혀졌다.


성은 누가 주셨는가? 물으면 누구나가 하나님이요!”한다. 참으로 성을 하나님이 주셨다고 믿는다면 성은 어디서 가르쳐져야 옳은가? 분명 교회이다. 교회야말로 하나님이 주신 성을 결혼 안에서 부부가 잘 사용하도록 구체적으로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한국교회는 성도들에게 성을 가르치지 않았다. 그러다보니 성문제로 고통 중에 있는 성도들이 많은데도 한국 교회는 구체적인 교육이나 대안을 가지고 있지 못하다.


그저 교회 헌금하고 집사로, 구역장으로, 교사로, 전도하는 일과 봉사하는 일에 온 시간과 정성을 바치도록 했다. 자기가 살고 있는 아파트의 반상회 반장 일을 하라고 하면 그건 세상일이어서, 아니면 교회 집사이기 때문에 반장 일을 맡을 수 없다고 말할 정도로 성도들은 교회 일에 매여 있다. 그리고 교회생활만이 곧 신앙생활이라는 공식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이제 깨어나지 않으면 안된다. 그리고 이제 목회자들도 용기있게 신앙생활이란 교회밖에서 하는 것이라고 가르쳐야 한다. 예수님은 우리를 향해 교회의 빛이요 교회의 소금이라고 하지 않으셨다. 분명히 우리를 향해 세상의 빛이요 소금이라고 하셨다


 그렇다면 예배당 안에서의 집사 일도 중요하지만 세상에서의 반장 일은 훨씬 더 중요하지 않을까? 그 일을 주께 하듯 성실하게, 책임있게, 기쁘게, 사랑으로 감당해 가면 세상 사람들이 그 분을 보고 놀라지 않을까? 그리고 예수믿는 분들에 대한 평가가 아름답게 되지 않을까?


이제 우리 성도들을 교회에 묶어두기 보다는 가정으로, 사회로 보내어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도록 도전하고 격려해야 한다. 그리고 세상에서 소비해야 할 시간들을 너무 교회안에서 소비하도록 하고 있지는 않은지 살펴보아야 한다.


필자의 상담사례 중에 영적인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 여집사가 있다. (그 영적인 일이라는 것이 교회일이요, 기도처를 찾아 기도하는 일 등) 문제는 남매를 키우는 가정주부인데 살림살이는 사업하는 남편이 도맡아 하다시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안수집사인 남편이 권면하기도 하고 호통을 치거나 혼도 내고 가르치기도 해 보지만 당신은 영적인 사람이 아니다고 매도할 뿐 들으려고 하지도 않고 기도처를 찾아 여기저기 기웃거리는 일은 계속되었다. 결국 남편은 이혼을 시도했고 그때마다 목회자와 성도들의 만류가 있었다. 결국 이혼하는 일만은 접었지만 지금도 남편의 푸념섞인 고백이 나의 마음을 아프게 한다


어차피 이혼하면 혼자 살텐데 아예 아내 없다고 생각하며 살지요

성경은 목회자(감독)를 세울 때도 반드시 확인해야 할 덕목에 대해서 말씀하고 있다.

자기 집을 잘 다스려 자녀들로 모든 단정함으로 복종케 하는 자라야 할찌며 사람이 자기 집을 다스릴 줄 알지 못하면 어찌 하나님의 교회를 돌아보리요”(디모데전서 34~5)

누구든지 자기 친족, 특히 자기 가족을 돌아보지 아니하면 이는 믿음을 배반한 자요 불신자보다 악한 자니라”(디모데전서 58)


교회보다 가정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이 말씀들을 소홀히 여겨서는 안 된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성도들의 가정에 깊은 관심을 갖고 교회보다는 가정에서 향기로운 믿음의 열매를 먼저 맺도록 도와야 한다.


가정이 행복해야 교회도 건강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성도들로 하여금 교회중심 신앙에서 가정중심, 일터중심, 사회중심인 밖에서의 신앙생활을 규모있고 아름답게 가꾸어 가도록 교육하는 교회로 변해가야 한국교회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이희범 목사 

지구촌가정훈련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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