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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숙 교수의 문화나누기>멘델스존의 간절함으로 여는 새해: “Es ist genug”

최현숙 교수 / 침신대 교회음악과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한다는 것은 언제나 가슴벅찬 감사함과 설렘이 있었다. 지난해 부족함을 채울 수 있는 또 한 해의 기회를 얻었음에 감사하고 앞으로 할 일들을 계획하고 상상하며 설레어 하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2017년, 정유년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마음은 예년과는 조금 다른 듯 하다.
지난 한 해동안 겪어야 했던 많은 일들 때문에 마음이 산란하고 가슴이 답답해서일까? 아니면 새로운 것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서일까? 아무튼 2017년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마음이 온전히 환한 꽃밭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해는 우리 앞에 펼쳐졌고 하나님은 시간이라는 귀한 선물을 통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셨다. 이것이 은혜이고 사랑인 것을 새삼 깨닫게 되는 새해이기에 그래서 올 한해는 더더욱 감사함으로 시작할 수 있는 것 같다.


흔히 신년에는 밝고 힘찬 음악들을 많이 연주하는 것이 보편적이고 필자 또한 위풍당당한 음악을 통해 에너지를 전하려고 했는데 올해에는 조금 다른 음악을 소개하고 싶다. 19세기의 교회음악을 선도했던 멘델스존(Jakob Ludwig Felix Mendelssohn-Bartholdy, 1809~1847)의 오라토리오, 엘리야를 들으며 지난날의 우리들의 모습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에 대한 방향을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가난하고 불우했던 당시의 음악가들과는 달리 명문가에서 부러울 것 없는 환경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았던 멘델스존은 바흐 이후 가장 탁월한 교회음악작곡가라는 것에 이견을 갖는 음악학자는 별로 없다. 인본주의가 곧 지성의 근본이라고 여겼던 19세기의 환경 속에서 자신의 신앙을 공개적으로 표현한 작품 중 하나가 바로 오라토리오, 엘리야이다.


이 작품은 B.C. 9세기경 이스라엘의 선지자였던 엘리야가 바알신을 섬기는 무리들과 대적하는 장면을 음악으로 묘사한다. 바알신이 거짓신임을 선포하고 여호와 하나님께 비를 달라고 기도하자 비가 내리는 1부는 믿음의 선지자 엘리야의 담대한 모습으로 가득하다. 그리고 이어지는 2부는 정반대의 엘리야를 표현하는데 이세벨에 쫒겨 목숨마저 위태롭게 된 엘리야는 도망치다가 사막의 한 가운데 홀로 남겨진다. 절망에 빠져 이제 목숨을 거두어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면서 엘리야가 부르는 노래가 바로 “Es ist genug”, 직역하면 “이만하면 됐습니다”이다. 이 노래는 베이스 바리톤의 묵직하면서도 굵은 음색으로 불리어지는데 엘리야의 참담하고 외로운 심정이 가슴을 울리는 음악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사면초가인 엘리야가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떼쓰듯 부르짖을 수 있는 분도 여전히 여호와 하나님이셨다는 사실이다.


살다보면 참으로 억울하고 분한 일을 겪을 때가 있다. 울부짖으며 화를 참을 수도 없을 만큼 어처구니없는 일을 당할 때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경우에라도 오늘날 우리가 겪는 참담함과 절망이 엘리야의 고난에 비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 처절한 엘리야의 외로움이 간절함으로 변하여 하나님께 기도하는 노래는 차분하지만 깊은 음색으로 마음에 파고든다. “이만하면 됐습니다. 그러니 나의 영혼을 데려가소서. 나만 홀로 남았습니다. 이제 됐습니다.”라고 하나님께 울부짖는 엘리야의 심정이 음악을 통해 고스란히 전달될 때 우리의 상황과 오버랩되면서 깊은 한숨을 쉬게 된다. 그런데 신기한 것은 이런 절망의 부르짖음을 듣고 있으면 나의 설움이 이입되는데 음악과 함께 울고 나면 어느새 마음에 조용한 위로가 내려앉는 것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아마도 하나님께 고하고 호소함을 통해 마음의 치유가 임하게 되는 듯하다.


엘리야의 아픔에 나의 아픔이 녹아지고 엘리야의 고뇌에 나의 고통이 작아지는 신기한 경험을 하게 하는 음악이다. 그 경험을 통해 엘리야의 하나님이 나의 억울함과 고뇌를 맡아주시고 풀어주시는 나의 하나님으로 다가오심을 느낄 수 있다.
새해는 가슴을 찢는 듯한 엘리야의 간절한 기도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한해일 것 같다. 그런 심정을 가진 그리스도인들의 기도를 통해 이 나라가 회복되며 이 민족이 치유받는 축복의 한해이면 좋겠다. 그 축복 속에서 기도의 횃불을 밝히는 개인이 될 수 있기를 바라며 멘델스존의 음악을 다시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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