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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송 속에 숨겨진 이야기>낡은 가방에서 발견된 종이 뭉치

김남수 교수
침신대 교회음악과

레지날드 히버(Reginald Heber)는 영국의 조용한 마을 호드넷(Hodnet)을 좋아했다.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재산과 옥스퍼드 대학 학위를 가진 이 성공회 목회자는 런던의 저택에 살아도 괜찮을 만큼 넉넉했다. 하지만 히버는 시골 호드넷에서 어려운 이웃들과 함께 가진 것을 나누며 작은 교회를 섬기길 원했다. 시골의 환경은 그가 조용히 글과 찬송을 쓰기에 참 좋았다. 그는 그렇게 직접 지은 찬송들을 특별한 예배가 있을 때마다 교인들과 함께 불렀다.


그러던 히버가 성공회 주교로 취임하게 됐다. 윗사람들은 그가 인도의 캘커타(Calcutta) 지역을 맡아 떠나기를 원했다. 히버는 정든 호드넷을 떠나기 싫었지만 사역자는 병사처럼 윗사람에게 순종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인도로 사역지를 옮겼다. 3년간 사역에 전념하던 그는 1826년 4월 3일 43세였을 때 인도의 티루치라팔리(Tiruchirappalli)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참석한 예배를 인도했다. 그날따라 날씨가 너무 더워 그는 예배를 마친 후 물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만 예기치 않게 익사하고 말았다.


그의 갑작스러운 죽음 후, 그의 아내는 남편의 낡은 가방에서 종이 한 뭉치를 발견했다. 그가 오래전에 예배를 위해 지어놓은 찬송들이었다. 그녀는 그것들을 출판사로 보냈고 런던의 한 출판사가 그 찬송들을 연구하는 중에 걸작을 하나 발견해냈다. 출판사는 실력 있는 작곡가 존 다익스(John Dykes) 박사에게 이 시에 붙일 곡을 의뢰했다. 이렇게 해서 찬송 “거룩 거룩 거룩”은 빛을 보게 됐다. 이 찬송은 히버가 호드넷 마을에서 목회할 때 ‘삼위일체주일’ 예배를 위해 지은 것이다.


찬송 “거룩 거룩 거룩”의 주제는 삼위일체 되신 하나님에 대한 찬양이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계 4:8, 사 6:3)는 성부, 성자, 성령 세 분의 거룩하심을 뜻한다. 1절은 하나님의 전능하심과 자비하심을 찬양하며, 2절은 영원하신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다. 3절은, “그 때에 내가 말하되, 화로다 나여 망하게 되었도다. 나는 입술이 부정한 사람이요. 나는 입술이 부정한 백성 중에 거주하면서 만군의 여호와이신 왕을 뵈었다”(사 6:5)는 이사야의 고백처럼 눈이 어두운 죄인이 볼 수 없을 만큼 빛나는 하나님의 영광을 찬양한다. 4절은 모든 피조물이 거룩하신 삼위일체 하나님을 찬양하고 있다.


가사내용이 객관적이며 하나님의 속성을 분명히 밝히기 때문에 주일예배에서 많이 불린다. 찬송은 하나님을 거룩하신 분, 주님, 하나님, 전능하신 분, 자비로우신 분, 복되신 삼위일체, 능력과 사랑 그리고 순결이 완전하신 분으로 선포한다. 325년 지금의 터키에 있었던 옛 도시 니케아에서 종교회의가 열렸다. 이 니케아공의회(Council of Nicaea)가 열린 시기는 이단들이 출현해 잘못된 신학을 주장하여 문제가 아주 심각했다. 하나님의 신격에 관한 문제가 중요한 의제였다.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출신의 주교였던 아리우스(Arius, 250-336)는 “예수는 인간들 보다 높으나 하나님보다는 낮은 위치”에 있다고 주장했다. 예수가 하나님이 아니라 인간이었다는 주장으로 삼위일체 하나님을 부정한 것이었다. 300여 명의 종교지도자들을 대상으로 투표한 결과 5명이 아리우스의 의견에 동조하였을 뿐 모두가 삼위의 하나님을 고백해 결과적으로 삼위일체 교리가 채택됐다. 이렇게 하나님은 진리가운데 역사를 움직이시는 분이시다.


찬송마다 오른쪽 상단에 곡조의 이름이 표기되어 있다. 이 찬송의 곡명이 ‘니케아’(NICAEA)라고 붙여진 이유가 있다. “거룩 거룩 거룩”은 삼위일체 하나님을 찬양하는 내용이기 때문에 삼위일체 교리를 확정한 회의가 열렸던 도시의 이름을 곡명으로 정했다. 진리를 왜곡하거나 자칭 예수라고 주장하는 거짓 선지자들이 지금도 나타나고 있다. 역사적으로 볼 때 이렇게 이단이 들끓자 교회는 삼위일체 하나님에 대한 교리를 분명히 하려고 송영을 만들기도 했다. 2세기부터 사용된 송영은 4세기 아리우스파 이단과의 논쟁 후, 삼위일체 교리를 가르치기 위해 찬양 끝에 이어서 불렸다.


가사는 “성부, 성자, 성령께 영광을 돌리세. 태초로부터 지금까지 또 영원무궁토록. 아멘”으로 확정됐다. 오래전 힐러리(Hilary of Poitiers, c. 310-366)는 아리우스설을 공박하기 위해 삼위일체 하나님을 찬양했다. 힐러리의 찬송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밀라노의 주교 암브로시오(Ambrose, c. 340-397) 역시 이단들의 주장에 반박하려고 삼위일체를 주제로 찬송시를 썼다.
우리들은 찬송 가사에 담겨진 의미를 생각하지 않고 단순히 입만 벌려 노래 할 때가 많다. 찬송을 부를 때 우리는 먼저 가사를 이해하고, 그 이해를 감정으로 연결시켜야 한다.


거룩 거룩 거룩(새8 / 통9)
작사: 레지날드 히버(Reginald Heber, 1783~1826)
작곡: 존 다익스(John Bacchus Dykes, 1823~1876)
1. 거룩 거룩 거룩 전능하신 주님,
이른 아침 우리 주를 찬송합니다
거룩 거룩 거룩 자비하신 주님,
성삼위 일체 우리 주로다


2. 거룩 거룩 거룩 주의 보좌 앞에,
모든 성도 면류관을 벗어드리네
천군 천사 모두 주께 굴복하니,
영원히 위에 계신 주로다


3. 거룩 거룩 거룩 주의 빛난 영광,
모든 죄인 눈 어두워 볼 수 없도다
거룩하신 이가 주님 밖에 없네
온전히 전능하신 주로다


4. 거룩 거룩 거룩 전능하신 주님,
천지만물 모두 주를 찬송합니다
거룩 거룩 거룩 전능하신 주님,
성삼위 일체 우리 주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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