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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미터 전력질주

김종훈 목사의 목회 이야기-94

김종훈 목사
오산교회

얼마 전 있었던 우리 교회 전교인체육대회. 그 대회의 마지막 경기는 계주 경기였는데, 담임목사도 무조건 뛰어야 한다 해서 무심코 뛰었다가 아주 혼쭐만 났던 이야기를 잠깐 하련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그날 오후, 아직 밝은 대낮에 별을 다 봤다. 하늘의 별이 아닌 내 눈앞의 별. 비록 짧은 시간이긴 했으나 참 유난히도 야속하게 그 별은 반짝반짝 빛났다. 게다가 하얀 분이라도 바른 듯 얼굴마저 하얘지고, 자리에 털썩 주저앉아서는 한동안 말할 힘마저도 없이 화끈거리는 얼굴에 숨만 가쁘게 몰아쉬었다.

담임목사가 흰 팬티 걸쳐 입고 온 성도들 앞에서 내달리는 수모(?)는 차라리 괜찮다. 나로 인해 모두가 즐거울 수 있다면 그보다 더한 것도 해야 하니까. 그 창피 줄여주려 일부러 더 큰 함성으로 아이들부터 어른까지 함성과 함께 박수로 응원해주신 성도들이 있으니 그거야 괜찮다.


문제는 그 200미터가 내겐 죽을 것 같은 고통이어서 그렇다. 아니 다른 사람들은 다 반 바퀴씩만 뛰게 하더니 마지막 주자인 내게만 한 바퀴를 뛰게 하다니, 아무튼 이 주최 측 농간(?)에 담임목사만 혼났다. 나만 그런 줄 알았더니 함께 뛴 다른 목사도 체력의 한계로 스텝이 꼬여 그만 마지막 순간에 운동장에 넘어졌다.
그 덕에 내가 이기긴 했으나, 한동안 정신마저 멍한 건 막을 수 없었다.

아. 내가 왜 이럴까? 그까짓 200미터 달리기로 이렇게 기진맥진하다니…. 어느새 급격히 저하된 내 체력에 괜히 씁쓸해지기도 했다. 아닌 게 아니라 나의 3년 전, 5년 전 뛰던 모습을 기억하시는 한 집사님은 “확실히 목사님이 예전 같지 않아 보이셨다” 했다. 나 또한 그리 느끼니 어쩌면 좋으랴!


물론 이유야 있다. 예전에야 운동장에서 아예 주일예배까지도 드렸으니 설교 사역으로 체력이 소진될 일은 없었다. 하지만 그날은 4번의 주일설교까지 사력을 다해 한 다음 치른 경기였고, 다수의 성도들이 교회 도시락이 모자라 급히 김밥으로만 때우게 했단 보고에 너무 마음이 안 좋아 나 또한 먹는 둥 마는 둥했던 결과이다. 또 말이야 바른말이지 200미터 전력질주는 사실 1년에 단 한 번도 뛸 일이 없다. 해봤자 건강달리기 정도 수준이니 그럴 만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게까지 힘들어했던 내 모습은 큰 충격이다.


어떻게든 평소에 꾸준히 체력 관리를 더 잘해야겠단 생각이 그래서 다시 들었다.
하지만 그 ‘전력질주 후유증’(?)은 뜻밖에 다음의 생각도 떠올렸다. 바로 우리 성도들이다.
오늘도 그렇게 전력질주하며 세상을 살아가고 있을 우리 성도들. 이리 뛰고 저리 뛰며 가족 부양하고, 경쟁사회의 일원으로 도태되지 않으려 몸부림치며 사력을 다하고 있을 성도들. 그들의 땀, 그들의 눈물, 그들의 상처, 지친 그들의 마음이 보였다. 그들의 삶이 어쩌면 내 사역보다 더 곤할 수 있음도 느껴졌다. 나의 주일 사역이 아무리 힘들었어도 그날 오후 200미터 전력질주만큼은 아니기 때문이다. 조금 머리 아플 정도야 되지만 머리가 멍해질 정도까진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 힘들기로 치면 뜀박질이 더 힘들지. 숨차기로 쳐도 뜀박질이 더 벅차지. 넘어지기로 쳐도 뜀박질이 더 잘 넘어지지. 다치는 걸로 쳐도 뜀박질에서 더 다치지. 그러니 더 큰 응원이 필요한 이들은 바로 저들이지’
이상이 그날 나의 전력질주 체험을 통해 지금도 남아있는 깨달음이다.
그러니 오늘도 여전히 세상에서 전력질주하는 우리 성도들에게 위로를 드린다. 주께서 힘주시기를 중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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