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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허니컷을 떠올린 매미

한명국 목사의 회상록

한명국 목사
예사랑교회

맴맴맴!
해마다 여름철이 올 때마다 아름다운 매매소리의 합창이 옛날 시골의 어린 시절의 동심으로 돌아가게 한다.
작대기로 나뭇가지를 쳐서 또는 친구들의 어깨 위에 서서 나무에 붙은 매미를 한 깡통씩 잡았던 기억이 떠오른다. 저 작은 매미가 어떻게 저렇게 고운 소리를 내어 울려 퍼질까? 저 아무렇게나 소리지르는 듯한 매미의 울음소리를 듣고 무심히 지나칠 때가 많았다.


저 소리를 몇 일간 내기 위해 몇 년을 어두운 땅 속에서 지내야 하는가? 하는 생각에 우리 인생을 돌아보게 한다. 여러 가지 식물의 조직 속이나 나뭇가지에 산란된 매미의 알은 2~6주간에 부화되어 깨어 나온 매미의 애벌레(유충)는 땅 속으로 들어가 침과 같이 생긴 뾰족한 주둥이로 나무뿌리를 찔러 그 속의 수액(樹液)을 빨아 먹으면서 몇 해를 자란다. 다 자란 ‘굼벵이’ 성충은 초여름부터 나타나는데, 맑은 날을 골라 대체로 저녁 해질 무렵 땅 위로 기어 나와 나무줄기나 나뭇가지 등에 몸을 고정시킨 매미로 탈피를 한다.


애벌레가 땅속에서 보내는 기간은 종별로 달라서 2~7년을 땅 속에서 보내는 것부터 2~7년에서 13~17년을 보내는 것 등 다양하다. 이 현상은 천적을 따돌리기 위해 채택된 하나의 생존전략으로 창조된 것이리라!
생각해 보면, 저 매미가 2~17년의 긴 세월을 땅 속 어두운 곳에서 참아 귀염둥이로 부화하는 것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창조의 신비와 함께 우리의 영광의 부활을 재삼 되새기게 되고, 또 그 짧은 1주일에서 한 달을 살기 위해 그 수많은 어두움의 세월을 인고하는 것은 우리의 땅 둥지 같은 이 지상의 삶에서 천국 소망을 암시해 주는 것이다.


구애와 산란의 본능적 아름다운 울음소리가 천성의 아름다운 찬양소리로 들려진다. 매미소리는 짧고 허무하게 가을바람과 함께 사라지나 우리의 찬양은 영원히 계획될 것이다.
한편 이 매미처럼 2~17년의 땅속 세월보다 40년의 긴 세월 후에 하나님의 창조의 에덴동산처럼 회갑 나이 61세에 신혼방을 꾸민다고 콧노래를 흥얼거린 여인이 떠오른다. 그녀는 창문 밑으로 편지로 구애를 풍기던 로미오에게 창문 아래로 빨간 사과를 두 손 모아 던져준 줄리엣을 연상케하는 낭만주의 기풍으로 온정을 날리게 한다.


영국 문학의 최고봉은 세익스피어의 작품과 1611년 킹 제임스(King James) 번역판인 성경인 것은 영문학도가 아니라도 잘 아는 사실이다. 영문과 4학년에 어느 대학의 누구든지 골머리를 앓는 과목이 세익스피어이다.
그런데 너무나 까다롭게 학점을 아끼고 공부는 악질로 시킨다고 선배들에게 들어온 영문과 주임교수인 38세의 올드미스 허니컽(Miss Huneycutt)교수가 하필 그 담당교수로 우리 강의에 들어왔다.


첫 시간은 자기소개와 여담으로 매우 좋은 분위기였으나, 막상 수업시간은 늦지도 않고 일찍도 아닌 정확한 종소리에 움직이는 괘종시계와 같았고, 혹시 짓궂은 남학생이 여학생 옆에 앉아 얘기를 하든가 수업 중에 장난기가 보이면 여지없이 “팝 테스트!”(pop test, 즉흥시험) 소리에 우리는 강의시간마다 노이로제 상태였다.
당시의 우리끼리 한 말은 “올드미스의 히스테리가 이만저만….”  돌이켜 보면 이 교수 이상 훌륭하고 성의 있게 가르친 교수는 없었다.


그녀는 1963년 당시도 평균 한 주에 한 장의 편지를 받고 있다고 했다. 처음에는 뜯어보았으나 나중에는 아예 뜯지 않고 편지상자에 차곡차곡 모아두는데 두 상자가 된다고 했다. 그녀가 대학에 입학하면서 자기에게 홀딱 반한 남학생이 지금까지 결혼도 하지 않고 20년간 계속 연애편지를 전해온다고 했다.
결코 한 장의 답장도 보내지 않은 이유는 자신은 독신으로 살아서 한국 선교사의 사명을 다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곧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이 결혼하지 않고 영국과 결혼하여 대영재국으로 바친 사랑처럼 자기도 한국에 바쳤다고 했다.


강의실에서 만난 게 24년의 세월이 지난 1987년, 그녀가 자기를 40여 년간 짝사랑해 온 정신적 순수 사랑(Platonic Love)과 61세 회갑 나이에 결혼하여 신혼여행을 한국으로 온다고 연락이 왔으니 모이자는 선배의 전화를 받고 정말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결코 결혼하지 않겠다던 그녀가 시카고 대학의 박사 논문 때문에 귀국했다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었는데. 또 좋은 세월 20~60세의 40년의 에로스의 사랑을 허공에 날려 보내고 60세의 노장끼리 신혼이라니!


영문학을 2년간 가르쳐주신 교수님들을 통해 많은 소설과 문학 작품을 접했지만 정말 이것이야말로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플라톤적 사랑의 극치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개울가의 모래자갈처럼 깔린 것이 여자’라는 말이 있는데 어찌 한 남자가 한 여성의 사랑을 위해 40년을 참아 삶을 희생할 수 있었을까? 매미가 짝사랑의 구애를 위해 2-17년간 땅속에 살다가 그렇게 곱고 아름다운 소리로  “맴 맴 맴…쓰름 스르람!” 하듯이 한 여인의 에로스 사랑으로 40년을 견딘 청년은 아가페 사랑의 그림자이리라.


허니컷 교수에게 인생의 모형으로 평생 결혼하지 않고 독신으로 영국을 “대영제국”으로 만든 엘리자베스 여왕은 어떤 위인이었나? 유명한 투더 왕가의 헨리 8세 대왕은 첫 아내 캐더린이 메리라는 딸 하나밖에 낳지 못하자 왕손을 위해 엔 볼린의 딸로 둘째 아내를 맞았으나 역시 딸인 엘리자베스를 낳자 왕후를 간통과 반역죄로 씌워 참수시켰고 세 살의 엘리자베스는 사생아로 겨우 죽음을 모면했다. 그런데 어려서부터 하나님께 대한 신앙으로 수많은 고난과 사경에도 학문에 전념할 수 있었다.


헨리가 죽고 10세인 이복동생 에드워드가 등극하자 캐더린파가 숙청되고 그녀의 두 번째 남편인 토마스 시모어도 반역죄로 체포되어 참수당했다. 왕후모가 세 살에 남편이 참수되고 에드워드왕이 죽자 이복언니 메리가 즉위하자 엘리자베스의 목숨은 더욱 위태로웠고 드디어 토마스 화이엇 경의 반란 후 체포되어 런던탑에 갇혔고 온갖 심문과 고문에서 풀려났어도 메리의 말 한마디면 엘리자베스의 목숨은 안개와 같았다.


드디어 메리 여왕이 죽자 왕위권에 대한 소문이 무성했다. 그녀는 불굴의 신앙으로 지켜주신 주님께 “이것이 주님의 역사이옵니까? 제 눈을 믿기 어렵사옵니다!”라고 기도하고 여왕이 되기까지 생사를 넘나들던 지난날을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렸고 드디어 등극하여 난국을 수습하고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격파하는 등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통치는 “해가지지 않는 나라”를 만들어 길이 역사에 남게 된 것은 그의 하나님께 대한 신앙심과 백성을 사랑함에 있었다.


그녀가 어려서부터 겪은 고난과 죽음 앞에서 하나님께 대한 굳건한 신앙과 인내로 위기극복과 무서운 정적들에게 인격의 힘과 신앙의 품위에 불요불굴의 겸손과 극기는 십자가의 은총을 받은 것이라 본다. 나도 대학에서 영국사를 1년간 공부하면서 제일의 위대한 영국 여왕은“해지지 않는 대영제국”을 만든 엘리자베스 여인으로 배웠다.
크리스마스 구주 성탄절이 가까워지면 나사렛 예수를 따르고 믿고 닮아 살아온 역사적 인물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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