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비트겐슈타인 “말로 할 수 없는 것들”

비전 묵상-27

한재욱 목사
강남비전교회

“영어를 공용어로 쓰지 않는 비영어권 102개국 4만 명에게 70단어를 제시하고 정감이 가는 단어를 고르게 했더니 1위가 어머니(mother), 2위는 열정(passion), 3위는 미소(smile)였다. 그 밖에 사랑(love), 영원(eternity), 환상(fantasy), 목적(destiny), 자유(freedom, liberty), 고요(tranquility) 등의 단어가 꼽혔다고 한다. 여기에 제시된 단어들 중 어머니를 제외한 모든 단어들은 추상명사다.” 최복현 저(著) ‘여유’(프리스마, 138쪽) 중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우리가 가슴 깊이 아름답고 여기는 것들은 추상 명사가 많습니다. 아름다움은 말로 다 담을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현대 철학의 새로운 흐름을 제시한 언어 철학자 비트겐슈타인은 세계를 언어로 명제화 할 수 있다고 믿었습니다. 이런 전제에서 그는 언어를 최대한 명확하게 다듬는 것이야말로 세계에 대한 우리의 경험적 가능성을 확고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한계를 느꼈습니다.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있다는 것을 느낀 것입니다. 비트겐슈타인은 다른 철학자들의 책을 읽지 않은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런 그가 가장 탐독한 책 중의 하나가 키에르케고르의 책입니다. 그는 도저히 논리적으로 설명되지 않은 삶의 절대적 역설을 강조한 키에르케고르를 좋아했습니다. 그리하여 비트겐슈타인은 그의 명저 ‘논리철학 논고’의 마지막 구절을 철학사에 남는 유명한 말로 장식합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해야 한다.”(Wovon man nicht sprechen kann, daruber muß man schweigen.)
말로 할 수 있는 것이 있고, 말로 할 수 없는 것이 있습니다.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고 할 때, 오만과 월권이 발생합니다. 무엇보다도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언어들, 이를테면 사랑, 그리움, 자유 등은 과학적 언어로 담을 수 없는 그 무엇입니다. 우리 이성의 한계, 언어의 한계는 뚜렷합니다.


 ‘하나님’은 더욱 그러합니다. 우리가 설교로 말로 표현하는 하나님과 하나님의 사랑은 지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말로 다 담을 수 없는 하나님이 우리의 언어 속으로 들어오신 그 사랑과 배려에 감사할 뿐입니다.      
“그들을 주신 내 아버지는 만물보다 크시매”(요10:29상).



총회

더보기
‘AI, 목회의 긍정적인 협력자로 활용하라’
115차 총회(총회장 최인수 목사)는 교회가 직면한 위기와 기회를 함께 고민하며 미래를 준비하자는 취지로 지난 12월 1일부터 3일까지 미래교회 목회세미나를 개최했다. 12월 3일 세 번째 주제는 ‘AI와 목회 적용’으로 세종꿈의교회(안희묵 대표목사)에서 교단 주요 목회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세미나는 총회 전도부장 박한성 목사(세종꿈의)의 사회로 시작됐으며, 최인수 총회장(공도중앙)이 환영사를 전했다. 이어 우리 교단 제73대 총회장을 역임한 안희묵 목사(세종꿈의)가 ‘내 인생을 망치러 온 나의 구원자’(롬 12:2~3)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최인수 총회장은 “오늘은 인공지능이라는 문화 혁명의 시대에 목회자들이 이를 수용하고 활용해야 할 때”라며 “우리 목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세우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인사했다. 안희묵 목사는 “시대의 변화를 민감하게 읽고 변치 않는 복음을 시대에 맞게 전하기 위해서는 이를 받아들이고 활용할 수 있는 지혜가 목회자에게 필요하다”며 “AI가 우리를 위협하는 도구가 아니라 목회의 새로운 잠재력을 여는 조력자로 바라본다면 오늘 세미나는 큰 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세상적으로 보면 예수님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