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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생자 회원과 엄격한 치리

침례교 역사-4

김용국 교수
침신대 신학과 교회사

필자는 침례교회가 독자적 교단으로 존재하게 된 원인이자 침례교 정체성의 근간인 신약성경적 교회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지난 두 번의 글을 통해 신약성경적 교회관 중 신자의 침례, 중생자 회원, 엄격한 치리 전통 등에 대해 설명했다. 이번 호에서는 상징주의 성례신학, 회중주의, 개교회주의 등을 살펴볼 것이다.


1. 상징으로서의 성례  
침례교회는 교회의식(성례)으로 침례와 주의 만찬 두 가지 의식만 인정한다. 그리고 침례와 주의 만찬은 하나님의 은혜를 전달하는 매개체가 아니며, 따라서 구원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상징적 의식으로 믿는다.
침례교회는 대표적인 반(反)가톨릭주의 교단으로서, 하나님의 은혜가 성례를 통해 주입된다는 가톨릭 성례주의를 철저하게 거부한다.


성례가 하나님의 은혜를 전달하는 매개체 혹은 구원의 방도라는 다른 개신교단들의 사상도 인정하지 않는다. 침례교회는 구원은 오직 은혜와 믿음으로 얻게 되므로, 성례는 구원과 관련이 없는 상징적 의미만을 가진다고 믿는다.


침례교회는 침례는 신자가 죄에 대해 죽고, 새 생명으로 부활하는 것을 상징하며, 주의 만찬의 떡과 포도주는 십자가에 죽으신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상징한다고 믿는다. 주의 만찬은 또한 그리스도의 죽음을 기념하고 그의 재림을 기다리는 의식으로 믿는다.


침례교회는 침례가 죄를 사하는 능력이 있다거나, 주의 만찬의 떡과 포도주가 부활한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라는 생각은 성서적 근거가 없고 상식적으로도 맞지 않는 것으로 본다. 침례교회는 성례를 부인하거나 무가치하게 여기는 극단적 영성주의를 반대해, 성례가 신자로 하여금 그리스도와 친밀히 교제하게 만드는 유익을 준다고 믿는다. 침례교회는 성례가 상징적 의식이지만 신앙에 유익을 준다고 믿는다.


2. 회중주의
침례교회는 신약성경의 교회는 교인들이 서로 높고 낮음이 없이 동등한 지위를 갖는 회중주의 교회정체(church polity)를 가졌다고 믿는다. 따라서 신약교회를 추구하는 침례교회도 회중주의를 교회정체로 삼아야 한다고 확신한다. 또한 회중주의가 모든 신자는 본질적으로 하나님 앞에서 동등하다는 종교개혁의 만인제사장의 교리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믿는다.


침례교회는 이처럼 신약교회의 모범과 만인제사장주의에 의거하여 회중주의를 채택했다. 침례교회는 회중주의 원리에 따라서 교회의 직분은 지위나 계급이 아니며, 오직 사역과 기능을 위한 것임을 믿는다.
즉 목사, 집사, 성도는 계급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행하는 일과 역할에 의해 구분된다는 것이다. 침례교회는 어떤 형태의 성직자주의도 반대했으며, 이러한 정신에 따라 목사와 신도 간 차별이나, 성직자 의복의 착용 등을 반대했다.


3. 민주주의와 개교회주의
침례교회는 민주주의를 회중주의와 가장 잘 어울리는 체제로 봤다. 교회가 동등한 권리를 가진 교인들의 모임이므로, 교회의 의사결정은 민주적이고 평등주의 원칙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침례교회는 또한 개별 교회의 독립과 자치를 인정하는 개교회주의를 믿는다.


신약성경에 나오는 교회는 자치권을 가진 온전한 그리스도의 몸이었으므로, 신약성경적 교회를 추구하는 침례교회도 개교회의 독립과 자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믿었다. 개교회주의는 그러나 개별 교회가 무엇을 믿든지, 어떠한 교회 정치를 하든지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그것은 침례교 신앙과 행습의 틀 안에서 개교회의 자치를 말한다.


 침례교회는 개교회가 지방회와 총회에 협력하는 것을 당연시했다. 침례교 개교회주의는 회중주의와 연계된 교회관이며, 개교회의 극단적인 자유방임주의를 추구하는 제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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